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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도끼 발등” vs "그래도 맏형이“

이경현 넷포터
입력 2012.04.03 08:48
수정

선동열 감독 부임..누구보다 명예로운 퇴진 기대

개막 눈앞 돌발 은퇴선언..팀 내 악영향 우려 목소리

지난달 31일 돌연 은퇴를 선언한 KIA 이종범.

그야말로 만우절의 믿기 어려운 소식이다.

해태 왕조의 마지막 슈퍼스타로 꼽히던 이종범(42·KIA)의 갑작스러운 은퇴는 많은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더구나 올 시즌 프로야구 개막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전격적인 은퇴를 선언했다는 것도 의아하다.

이종범은 당초 올 시즌에도 선수생활을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분명했다. 더구나 해태와 주니치 시절 이종범과 선수로서 한솥밥을 먹었던 선동열 감독의 KIA행도 화제를 모은 대목이었다.

팬들은 선동열 감독과 이종범의 재회가 곧 해태 왕조의 부활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고 향후 이종범이 유니폼을 벗더라도 좀 더 명예롭게 퇴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상황은 거짓말처럼 시즌 개막을 앞두고 반전됐다.

KIA 코칭스태프는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치며 선수들의 경기력을 점검한 결과, 노장 이종범이 올 시즌 개막 엔트리에 진입하는 게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선동열 감독이 이순철 수석코치를 통해 이종범에게 대안으로 플레잉코치 직을 제의했다.

엔트리에 들었을 때는 선수로서, 엔트리에 들지 않을 때는 코치의 임무를 수행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종범은 이를 거절하고 전격적인 은퇴를 발표했다.

많은 팬들이 의구심을 느끼는 부분도 여기에 있다. 은퇴를 발표하는 타임이 굳이 ‘왜 지금이었냐’ 하는 점이다. 이것은 KIA 구단과 이종범 모두에게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일단 KIA 구단은 이종범에 “은퇴를 강요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5년 전 은퇴 파동과 팬들의 반발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이후 KIA 구단은 이종범의 거취 문제는 본인의 선택에 일임하기로 결정했고 지금도 그 방침은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논란의 당사자로 지목되고 있는 이순철 수석코치 역시 “마치 내가 내쫓은 것처럼 됐는데, 면담할 때 분위기는 좋았다. 팀 사정을 설명했을 때 본인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플레잉코치직을 제의하고 연봉도 보전해주는 등 코칭스태프 입장에서는 충분히 배려하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은퇴를 발표하다니 나도 깜짝 놀랐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종범이 코칭스태프의 권유를 사실상의 은퇴 압박으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한 야구인은 “플레잉코치란 게 그리 대수로운 게 아니다. 막말로 은퇴를 앞둔 고참 선수에게 직함 하나 만들어주고 데리고는 다니되 경기에서는 쓰지 않아도 그만”이라면서 “그렇다고 진짜 코치 대접을 받는 것도 아니고 어정쩡한 역할이다. 이종범이 뭐가 아쉬워서 그렇게 선수생활을 하겠나. 선수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면 언제든 쿨하게 은퇴하겠다는 게 이종범의 입장이었다”고 분석했다.

진실이 어찌됐든 확실한 것은 이종범의 갑작스러운 은퇴로 팬들이 받은 충격은 크다. 타이거즈 팬들은 벌써부터 이종범의 은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구단과 코칭스태프를 강하게 성토하고 있다.

한 팬은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기분“이라며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선후배인 선동열 감독과 이순철 수석코치가 이종범을 은퇴로 내몰았다며 강하게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종범의 결정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래도 팀의 맏형이고 프랜차이즈 스타였는데 이런 식으로 감정적인 은퇴결정은 아닌 것 같다” “언젠가는 은퇴를 해야 하는데 좀 더 명예롭게 퇴진할 수는 없었나”며 아쉬움을 표했다. 팀의 상징 같은 역할을 했던 이종범의 은퇴가 시즌 개막을 앞둔 타이거즈의 분위기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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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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