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뎅 시장에 한국 어묵이 먹혔다
입력 2012.02.07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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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FTA의 파고를 넘자!②-수출선도 식품기업 현장을 가다>
종주국 일본에 도전장낸 삼진식품…자동화시스템으로 '두마리 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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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묵 종주국인 일본에 수출한다는 자존심이 있다.”
“정말 우직하게 오로지 어묵만으로 세계시장에서 성공하고 싶다.”
3대를 이어 오로지 어묵에 대한 장인정신만을 고집했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어묵의 종주국인 일본에 최초로 수출을 성공해 일본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60년 전통을 자랑하는 부산어묵 제조업체 '삼진식품'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부산 영도구 봉래동과 사하구 장림동에 공장은 둔 삼진식품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어묵제조업체로 꼽힌다. 현재 박종수 사장의 부친이 1953년 부산 영도구 봉래시장 입구에 설립했고 이를 물려받은 박 사장은 국내 최초로 부산 사하구 장림동에 자동화 생산시설을 갖춘 공장을 세웠다.
60년 가까이 어묵제조에만 매달린 삼진식품은 지난해 11월 일본 도쿄에 있는 유통업자에게 어묵 800박스(4000만 원 어치)를 수출했다. 일본 교민을 상대로 한 어묵 수출은 가끔 있었지만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 어묵 수출은 최초였다. 여세를 몰아 추가로 800박스를 수출할 준비도 마쳤다.
수출 성공 요인은 장인정신과 생산자동화 시설
어묵 종주국인 일본에 어묵을 수출하는 길은 쉽지 않았다. 박 사장은 "어묵 맛을 결정하게 되는 생선과 밀가루 함유 비율은 8 대 2로 유지해야 되며 화학조미료나 방부제는 절대 쓰지 말 것 등 일본 유통업자의 요구는 까다로웠다"고 설명했다.
삼진식품이 최초로 일본에 수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선대부터 고집해온 어묵에 대한 장인정신과 자동화 생산시설을 갖춘 공장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지난해 9월 장림동에 있는 어묵공장을 찾은 일본 유통업자 1명과 우리나라 유통업자 2명은 제조공정과 재료를 꼼꼼히 살피고 어묵 맛을 본 뒤 '일본에서도 통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박 사장은 "어묵을 만드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밀가루 함유량이다. 일본은 생선을 70~80%정도 넣는다"면서 "우리도 생선을 75~80%정도 함유하는 것을 고집하고 있다. 심지어 90~100%까지 도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지금까지 어묵을 만들어오면서 생선함유량이 75% 이하로 내려간 적은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이 설치한 생산 자동화 시스템도 한 몫을 했다. 배합실에서 배합된 재료는 관을 통해 자동으로 성형기로 투입된 뒤 레일을 따라 이동되면서 튀겨진다. 튀겨진 어묵은 다시 레일을 통해 포장실로 옮겨지며 제품별로 정해진 포장 단위에 따라 자동으로 포장된다. 이 같은 자동화 시스템으로 인해 생산 시간의 단축과 위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박 사장은 향후 일본시장 진출에 대해 "최근 일본 국민들은 방사능 문제로 인해 일본 근해에서 잡힌 생선으로 만드는 어묵에 대해 위화감을 가지고 있다"며 "일본이 어묵에 대해 가지는 자존심이 상당히 큰데 부산어묵은 일본에서 반응이 좋다. 한국 어묵은 먹지도 않던 사람들이 요즘은 한국 어묵을 많이 찾는다"고 긍정정인 반응을 보였다.
포장실로 옮겨진 어묵이 제품별로 정해진 포장 단위에 따라 자동으로 포장되고 있다.
박종수 삼진식품 사장(왼쪽)과 그의 아들 박용준 씨(오른쪽)가 포장을 마친 어묵을 들고 있다.
3대를 이어온 장인정신, 세계시장으로 도약을 준비하다
이와 함께 삼진식품에는 ‘최초’라는 타이틀을 붙일 수 있는 것이 또 하나 존재한다. 바로 3대째 이어지는 장인정신이다.
미국에서 회계사로 근무 중이던 박 사장의 아들 박용준 씨는 "도와 달라"는 아버지의 요청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지난해 11월 귀국길에 올랐다.
박용준 씨는 "어릴 때부터 교육을 받았지만 처음에는 하기 싫어서 군대 제대한 후에 바로 미국으로 유학 갔다"면서도 "그런데 생각해보니 우리가 가진 전통이 아깝더라. 내가 가지 않으면 사라질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삼진식품을 비롯한 부산어묵 전체의 성장을 위해서 마케팅 강화를 강조했다. 60년 동안 지켜온 맛과 전통으로 지금까지 성장해왔지만 홍보 부족으로 인해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박용준 씨는 "지역 사람들의 인식이 너무 전통적인 것만 고수하고 마케팅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수하는 것은 품질관리에는 도움이 되지만 마케팅 면에서는 부족한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보통 2~3세대는 선대가 이뤄놓은 것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나는 그것을 깨고 싶다"고 포부를 밝힌 뒤 "현재 국내 어묵시장은 포화상태다. 이제는 마케팅을 통해 세계로 진출해야 할 시기"라고 주장했다.
국제 홍보, 대기업 규제 등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
이들 부자는 어묵시장의 성장을 위해 정부에서 보다 근본적인 대책과 지원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했다.
박 사장은 우선 부산시 내부에 수산물전문공단을 형성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공장이 위치한 장림동에는 현재 어묵 전문 10곳, 수산물 전문 11곳이 있는데 피혁공단과 같이 있어서 악취가 심하다"면서 "부산명품어묵이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부산시에서 부산어묵에 대해 지원하는 것이 없다. 부산시와 국가가 협의해서 수산물공단을 유치하도록 노력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대기업의 어묵시장 진출에 대해서도 "대기업 선도 품목이 아닌데 대기업이 말로는 시장 참여율을 줄이겠다고 하지만 오히려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며 대기업의 시장 참여 자제를 요구했다.
박 사장에 따르면 한 대기업은 최근 부산의 한 어묵업체를 인수 한 뒤 대기업의 이름으로 영업을 하지 않고 기존의 업체 이름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겉으로는 시장 점유율을 늘리지 않지만 실질적으로는 편법을 사용해 지속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는 것이다.
박 사장은 "동반성장위원회도 회의 당시 모양새만 그럴듯하게 하고 실제로는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앞으로는 회의에 참석하기도 싫다"면서 "일부 대기업은 자기들이 재료를 사서 우리에게 납품하겠다는 터무니없는 말도 한다. 실질적으로 대기업이 시장 진출을 자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박용준 씨는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해 마케팅 강화를 위해 떡볶이처럼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 집권 이후 떡볶이 연구소를 설립하고 쌀 소비 촉진을 위한 쌀 가공 식품 장려 정책을 펼침으로써 떡볶이 시장은 급속히 성장했다. 농림수산식품부도 떡볶이의 세계화를 위해 영문 발음이 쉽게 되도록 떡볶이 국제네이밍(TOPOKKI) 및 상징마크, 캐릭터를 개발했다. 또한 미국 LA떡볶이페스티벌과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 국제음식축제, 미국 존슨 앤 웨일즈 요리학교 떡볶이 설명회 등 다양한 해외 홍보행사를 추진했다.
그는 "일본 수출 같은 경우는 유통업자들이 맛있다는 소문만 듣고 찾아왔다"며 "하지만 세계시장으로 진출을 하기 위해서는 떡볶이처럼 정부 차원에서 부산 어묵을 세계시장에 홍보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데일리안 = 조성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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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농림수산식품부와 공동으로 기획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