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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차하면 윤석민도’ 선동열…스승 김응용 영향?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12.02.04 19:09
수정

불펜강조 김응용, 선동열 마무리 활용

선 감독 오승환 등 굵직한 마무리 배출

김응용 감독이 선동열을 마무리로 기용한 이유는 뒷문을 확실히 잠그기 위해서였다.

1980년대 프로야구 초창기를 이끌었던 3명의 명장, 김영덕(76)-김응용(71)-김성근(70) 감독은 뚜렷한 개성만큼 투수 운용에서도 자신들만의 색깔을 내비쳤다.

먼저 프로야구 최고 승률 감독(0.596)인 김영덕 감독은 선발 투수에 무게를 두는 운용으로 OB의 원년 우승과 빙그레 이글스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그가 배출한 시즌 최다승 투수만 해도 박철순(OB·82년 24승), 김시진-김일융(삼성·85년 25승), 송진우(빙그레·92년 19승) 등 4명에 이른다.

반면, 통산 10회 우승과 최다승(1476승) 위업을 달성한 김응용 감독은 선발보다 뒷문 단속에 신경을 기울였다. ‘국보급 투수’ 선동열의 무시무시한 투수와 ‘창용불패’ 임창용의 발굴은 김응용 감독의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김성근 감독 역시 자신만의 투수운용 철학이 있었다. 김 감독은 선발과 마무리도 아닌 중간계투에 힘을 쏟는, 이른바 ‘벌떼야구’로 큰 재미를 봤다. 쌍방울 시절에는 불펜 투수 김현욱을 시즌 최다승(20승) 투수로 만들었고, 최근 SK에서는 정우람-정대현-이승호 등 걸출한 계투요원들을 길러냈다.

스승의 야구 철학은 제자에게 고스란히 전수되기 마련이다. 특히 고향팀 KIA로 돌아온 선동열 감독의 투수관은 스승 김응용 감독과 무척 흡사한 모습이다. 여기에 선동열 감독은 주니치 시절 몸소 체득한 불펜 육성과 운영방식을 한국 야구 현실에 맞게 덧입혔다.

2004년 삼성 수석코치 겸 투수코치를 맡게 된 선 감독은 이후 삼성을 불펜왕국으로 만들기 이른다. 코치 부임 첫해 선발로 활약하던 임창용을 마무리로 복귀시켜 큰 성공(36세이브)을 거둔 것은 물론 주목받지 못하던 신예 권오준의 잠재력 폭발을 도왔다.

이듬해 정식 감독이 되고난 후에는 본격적인 철벽 불펜 공사가 시작됐다. 그해 신인 오승환을 전격 마무리로 기용해 신인왕과 한국시리즈 MVP를 안겨줬고, 안지만-권혁-정현욱 등 현재 삼성 허리를 떠받치고 있는 투수들을 새롭게 발견 또는 재탄생시켰다.

‘선동열의 아이들’ 기량이 절정으로 치달은 시기는 공교롭게도 선 감독이 떠난 지난해다. 우승의 일등공신인 삼성 불펜진은 지난해 20승 10패 74홀드 48세이브 평균자책점 2.44라는 경기적인 기록을 남겼다. 특히 마무리 오승환은 프로야구 최초로 ‘무패 구원왕’이라는 타이틀도 함께 얻었다.

올 시즌 KIA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선 감독은 여전히 불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전지훈련을 떠난 선 감독은 올 시즌 뒷문 단속을 누구에게 맡길지 선뜻 결정을 못 내리고 있다.

현재 KIA 불펜진은 양과 질 면에서 과거 삼성과 달리 무척 취약한 편이다. 또한 어떤 선수를 선택하는가에 따라 불펜 운영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선 감독은 고심에 빠질 수밖에 없다.

최근 KIA의 마무리는 한기주와 유동훈이 번갈아 가며 맡아왔다. 하지만 한기주는 지난해 부상에서 복귀한 뒤 자주 흔들려 불안감을 초래했고, 베테랑 유동훈은 구위와 체력 저하로 2009년 위력적이었던 모습을 기대하기 어렵다.

KIA는 에이스 윤석민이 마무리 중책을 맡게 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일단 선 감독은 김진우, 한기주를 KIA의 마무리로 염두에 두고 있다. 데뷔 초 큰 기대를 모은 선수들인 만큼 이들이 가진 잠재력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과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오랜 방황을 끝낸 김진우는 지난 시즌 막판과 준플레이오프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다. 특히 140km 후반대로 형성된 묵직한 직구와 낙차 큰 커브의 각이 여전해 올 시즌 부활이 가장 기대되는 투수 가운데 하나다. 선 감독은 “변화구는 기가 막히지만 아직 직구의 밸런스가 잡히지 않았다”며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만약 김진우와 한기주가 선 감독 눈에 차지 않는다면, 에이스 윤석민이 마무리 중책을 맡게 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실제로 윤석민은 데뷔 2년차였던 지난 2006년 팀의 마무리로 나서 19세이브(9홀드) 평균자책점 2.28을 기록한 바 있다. 이후에도 2009년 7세이브를 거둔 것을 비롯해 위기 때마다 마무리를 자청, 급한 불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윤석민은 선발로도 뛰어나지만 불펜에서도 인상적인 투구를 펼친 전천후 투수다.

물론 아직까지 선동열 감독은 ‘선발 윤석민’ 의지를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불펜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강조하는 선 감독이기에 뒷문이 열린 채 시즌을 치르지는 않을 것이란 평가도 나오고 있다. 과거 자신이 해태에서 마무리로 보직을 옮겼듯 말이다.[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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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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