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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등극' 장성택 vs 오극렬 암투에 달렸다

동성혜 기자 (jungtun@dailian.co.kr)
입력 2011.12.20 10:49
수정

<전문가 진단>장례식후 권력투쟁 본격화…엘리트들의 지지 향배 촉각

체제 결속 노린 의도적 도발이나 권력쟁탈전속 우발적 도발 경계해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한반도는 예측 불가능한 혼돈의 세계로 빠졌다. 북한의 지도체제를 비롯한 대북정세, 남북관계, 동북아 정세 등 어느 것 하나 ‘안갯속’이다.

북핵 6자회담 재개와 남북관계 개선 흐름이 ‘전면 중단’되고 특히 ‘포스트 김정일’ 체제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북한 내부 통제 불능과 이에 따른 대북관계 영향에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대북 전문가들은 김정일이 후계자로 지목한 셋째 아들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의 리더십을 놓고 당분간은 안정적으로 갈 것이라는 주장과 장례식 직후부터 본격적인 권력암투가 벌어질 것이라는 엇갈린 전망을 내놓았다.

다만 우리 정부가 이럴 때일수록 북한이 핵포기와 개혁개방으로 갈 수 있도록 대화를 차분히 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불안하지만 김정은 체제로 안착 가능성”

초미의 관심사는 ‘포스트 김정일’ 체제다. 일단 후계자로 지목된 김정은 중심으로 체제 안정을 이룰 수 있을지 내부 권력투쟁으로 인한 격변사태가 일어날지의 여부다.

오경섭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19일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북한은 후계자가 되는 순간 수령이 되는 것이고 독재자는 모든 사람을 감시할 수 있어 북한의 정치적 체제 특성을 보면 초기 김정은 중심으로 권력이 유지될 것”이라면서도 “어린 나이, 독재자로의 정치적 경험이 부족 등 북한 내부 지배 엘리트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는지 확인이 어려워 여러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바라봤다.

조성환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김일성 사망 때와의 차이점을 ‘후계자 구도’로 꼽았다. 김일성 사망 당시는 김정일로 이미 권력이 완전히 이양된 것에 비해 현재 김정은은 상층부에 올라와 있기는 하나 ‘김정은 체제’로 굴러갈 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김정은 권력 장악이 객관적으로 파악된 게 없고 20대라는 불안한 나이로 스스로 어떤 내용의 리더십을 갖고 북한을 운영할 수 있을 지 오리무중”이라고 지적했다.

현인애 NK지식인연대 부대표 역시 “북한 내부가 위험하기는 하지만 내년 4월 15일 강성대국 건설까지는 소요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며 “주민 결속을 위해서도 잔치를 앞두고 소요를 일으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으로서는 김정일 사망에 따른 권력공백을 메우고 ‘김정은 체제’를 공고히 하려면 당분간 대외관계보다는 내부 단속과 관리에 몰입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최고인민회의 제12기 1차회의 다음날인 지난 2009년 4월 10일자 4면에 최고인민회의에서 선출된 국방위원회 구성원 전원의 얼굴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 윗줄 맨오른쪽이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 사진 중간줄 맨 오른쪽이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장성택-오극렬 권력암투 벌어지면 통제 불능될 수도”

반면 잠시 ‘김정은 체제’로 운영이 되더라도 오래 가기는 어렵다는 평도 나왔다.

김광인 북한전략센터 소장은 “질서유지와 민생해결을 위해 급격한 변화가 어렵기 때문에 김정은을 당분간 얼굴 마담으로 내세우겠지만 길게는 못갈 것”이라며 “북한 (권력암투) 내부는 복잡하고 민심이 생각 이상으로 흉흉해 북한 주민 입장에서는 김정은이든 중국쪽이든 미국쪽이든 질서유지를 위한 쪽이라면 어느 곳과도 이해관계가 일치하면 손을 잡을 수 있을 정도의 상황 변화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북한 강성산 전 정무원 총리의 사위로 탈북한 강명도 경민대 북한학과 교수는 군부와 당 관계를 설명하며 좀더 구체적인 북한 내부 이야기를 들려줬다. 강 교수는 “북한의 권력투쟁은 김일성 때도 그렇고 김정일 때도 그렇고 독재자에게 더 잘보이기 위해 상대측을 깎고 제거하기 위한 싸움”이라며 “김정일은 이런 관계를 이용해 자신에게 충성하도록 만들었지만 김정은은 리더십을 발휘할 구조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 설명에 따르면 현재 김정은을 적극 후원하고 있는 게 고모부이기도 한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장성택은 행정부장으로 공안업무를 책임질 뿐 아니라 국방위 부위원장으로 국방정책에도 간여하고 있다. 하지만 군부 핵심이자 강성인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과의 권력암투가 빚어질 경우 어떤 상황으로 이어질지 상당히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오극렬은 김정은 후계체제가 내부적으로 다져지던 2009년 2월 국방위 부위원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다만 지난해 당 대표자회 대 제대로 된 직위를 얻지 못한 채 당 중앙위원에만 이름을 올려 세력을 잃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강 교수는 “오극렬의 수족을 자른 게 장성택이고 장성택파를 없앤 게 오극렬과 김정일이었다”며 “특히 현재 군부의 90% 정도가 아직도 오극렬 당시 장군들로 그대로 있다”고 밝혔다.

또한 강 교수는 “장의위원회 순위를 봤는데 그 권력 순위 이름이 김정은 보필 순위는 아니다”라며 “결국 장성택과 오극렬, 두 계파간 싸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교수는 “장례식 이후 양상이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한다”며 “내부 권력암투로 인해 통제력이 상실하면 북한 주민들의 대량 탈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북한이 외국의 조의대표단을 받지 않기로 했다는 점에서 북한 내부의 상황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 개혁개방으로 가도록 다독임 필요”

‘포스트 김정일’ 체제에 대한 의견은 이처럼 다양했지만 현재 북한의 불안한 내부 사정과 대북관계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대화’와 ‘다독임’이 필요하다는 의견에서는 일치했다.

김정은이 자신의 권력을 안정적으로 끌고 가기 위해서는 남북관계, 미북 관계, 중국 등과의 관계 전반을 개선하려는 정책 추진 실행 가능성도 높다는 이야기다.

강명도 교수는 “한반도는 내년 최고의 급변사태가 올 것”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우리 정부가 우왕좌왕하지 말고 북한을 다독이는 형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익 좌익 눈치 볼 게 아니라 한반도가 평화체제로 나갈 수 있도록 북한 정권 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다각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내부의 불안정성은 체제 결속을 노린 의도적 도발이나 내부 권력투쟁 과정에서의 우발적 도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한국 정부로서는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를 주도해나가기 위한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데일리안 = 동성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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