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24이닝 0점’ 보다 더 치명적인 도화선
입력 2011.10.1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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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 한기주 투수교체 타이밍 놓쳐
몰린 SK에 반격의 씨앗 던져준 꼴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주로 마무리와 중간 계투를 오고 가던 한기주(왼쪽)에게 너무나 많은 이닝(투구수 72개)을 맡긴 것이 결정적인 실책이었다는 것에 이견은 많지 않다.
어느 스포츠나 마찬가지지만 점수는 뽑을 수 있을 때 뽑고 이길 수 있는 경기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
뽑을 수 있는데 점수를 뽑지 못하고, 이길 수 있었는데 그 경기를 놓친다면 팀의 분위기와 사기는 크게 떨어지는 반면 상대팀의 사기는 더할 나위 없이 치솟기 때문이다.
KIA는 바로 이러한 점을 뼈저리게 절감했다. 승리할 수 있던 2차전을 놓쳤고, 무조건 이겨야 할 4차전에서는 대량득점의 기회도 잡았지만, 이를 날린 것이 결정적인 패인으로 작용했다.
KIA는 12일 광주 무등구장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선발 윤석민이 2⅓이닝 만에 3실점으로 무너지면서 SK에 힘없이 0-8 대패, 1차전을 이기고도 내리 3연패하며 이번 시즌을 쓸쓸히 접었다.
분명 이번 시리즈의 출발은 좋았다. 1-0으로 불안하게 앞선 9회초에 생각하지도 못했던 차일목이 만루 홈런을 터뜨리고 선발 윤석민이 완투승을 거두며 기선을 제압했기 때문이다.
2차전 출발도 좋았다. 최희섭까지 홈런을 뽑았고 SK 선발 송은범은 다소 흔들렸다. 그런데 추가 득점을 뽑지 못한 KIA는 끝내 2-2 동점을 허용했고, 결국 연장 11회말 한기주가 이호준에게 끝내기 안타를 얻어맞으며 2-3 역전패했다.
당시 조범현 감독은 "한기주가 계속 끌고 가는 것이 맞지 않았나 싶었다"고 말했지만 주로 마무리와 중간 계투를 오고 가던 한기주에게 너무나 많은 이닝(투구수 72개)을 맡긴 것이 결정적인 실책이었다는 것에 이견은 많지 않다.
바로 여기서 이번 시리즈의 승패가 갈렸다. KIA로서는 2-0까지 앞서고도 쐐기 득점을 올리지 못한 채 역전패 당했다. 이겨야 할 경기를 놓쳤고 이는 홈에서 열리는 3,4차전으로 이어졌다.
홈 2연전 동안 타선은 끝내 터지지 않았다. 사실 기회는 있었지만 스스로 날려버렸다.
24이닝 무득점의 치욕을 맛본 KIA 타선은 그야말로 ´물방망이´였다.
4차전 2회말의 기회는 KIA가 이번 시즌을 접는데 결정적인 장면이 됐다. 선발 카드만 놓고 본다면 절대 우위가 점쳐지는 4차전에서 먼저 득점에 성공하고 이것이 대량 득점으로 이어졌을 때, 윤석민 카드를 고려한다면 확실하게 기선을 제압할 수 있는 요소였다.
그러나 1사 만루 기회에서 후속 타자가 2루수 라인드라이브 타구와 삼진으로 힘없이 물러나면서 추가 급격하게 SK로 기울었다. 아니나 다를까 SK가 3회초 윤석민을 무너뜨리면서 손쉽게 기선을 잡았다.
윤석민에 이어 한기주를 올렸지만 이미 2차전 연장전에서 많은 공을 던지고 자신감까지 떨어진 그에게 SK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으라고 한 것은 무리였다.
게다가 24이닝 무득점의 치욕을 맛본 KIA 타선은 그야말로 ´물방망이´였다. 1, 2차전에서 차일목의 만루 홈런과 최희섭의 솔로 홈런이 나오긴 했지만 여기까지였다. 안방 2연전에서 단 1점도 뽑지 못하고 물러난 것은 부산 못지않게 야구에 뜨거운 열정을 가진 광주 팬들에게 분노와 실망을 사기에 충분했다.[데일리안 스포츠 = 박상현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