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우와 표도르 만났다’ 격투삼국지 <무장쟁패>
김종수 객원기자 (asda@dailian.co.kr)
입력 2011.07.23 20:34
수정
입력 2011.07.23 20:34
수정
포털 사이트에 연재 중인 신동민의 작품
격투 마니아 입소문 타고 인기 바람 ‘솔솔’
'삼국지 영웅들, 새로운 정서로 다시 태어났다!'
영원한 밀리언셀러 <삼국지> 영웅들을 현대 종합격투기에 빗대 그린 MMA 만화가 화제다. 각종 포털 사이트에 연재중인 신세대 만화가 신동민의 격투삼국지 <무장쟁패(武裝爭覇)>가 바로 그것. 일부 격투 마니아들을 중심으로 점차 입 소문을 타면서 신드롬 조짐을 보이고 있다.
스포츠 그중에서도 격투기 만화는 인기가 꾸준한 편이다. 만화는 그 시대의 거울이라는 말처럼 복싱-프로 레슬링-유도 등 팬들 사이에서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키던 종목은 여지없이 만화의 소재가 됐고 그만큼 사랑도 받았다.
현재 투기종목 중 선두주자는 단연 종합격투기다. 이를 반영하듯 상당수 격투 만화들이 책 혹은 인터넷 등을 통해 소개되고 있으며 다른 소재의 만화에서도 심심찮게 거론된다. <무장쟁패>는 바로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탄생했는데 캐릭터의 조화, 이야기 구성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특히, 작품 곳곳에서 MMA에 대한 작가의 내공을 확인할 수 있어 흥미진진하다.
심도 깊은 리얼 종합격투기만화
<무장쟁패>는 대부분의 포커스를 격투기에 집중시킨 그야말로 색깔 짙은 리얼 MMA만화다.
국내 스포츠 만화들은 소재만 따왔을 뿐 남녀 주인공들의 사랑과 갈등 얘기가 주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드라마처럼 주된 골자는 따로 있는 가운데 스포츠가 배경으로 등장한 것. 때문에 해당 스포츠 종목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이 보기에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컸다.
반면 일본 스포츠 만화 가운데는 해당 종목이 주가 되는 수작들이 많다. 이노우에 다케히코 원작의 <슬램덩크(SLAM DUNK)>를 비롯해 <캡틴 쯔바사> <4번 타자 왕종훈> 등이 이에 해당된다.
격투기 만화로는 <파이터 바키> <고교철권 터프> <공수도 소공자> <수라의 문-군계(群鷄)> 등이 큰 인기를 끌었다. 이들 작품들은 남녀 간의 로맨스보다는 해당 종목을 깊숙이 파고들어 많은 독자들에게 공감을 얻었다. 물론 이제 막 시작한 <무장쟁패>를 이러한 작품들과 비교하기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해당 종목에 대한 깊은 식견과 열정적인 스토리는 마니아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무장쟁패>는 전반적으로 <삼국지>의 고전적인 배경과 느낌에 현대 MMA의 색깔을 입히기 위해 많이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등장인물의 대부분이 <삼국지>의 캐릭터들이면서도 성격이나 파이팅 패턴은 현대 종합 격투가들을 모델로 했다. 전체적인 흐름은 UFC를 따르면서도 링 무대와 밝은 조명 등은 구 프라이드를 연상시킨다.
작품은 태평성대에 영웅이 나지 않는 것을 아쉬워하던 조조가 엄청난 상금을 걸고 천하의 영웅들을 끌어들여 격투대회를 여는 것으로 시작된다. 마치 UFC의 다나 화이트 회장과 퍼디타 형제를 보는 듯하다.
<삼국지> 인물들에게 어떤 격투가를 입혔는가도 쏠쏠한 관심거리다. 하후돈은 칙 콩고, 문추는 무스타파 알턱, 장료는 척 리델, 손책은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 허저는 최홍만, 하후연은 길버트 아이블, 여포는 브록 레스너, 관우는 에밀리아넨코 표도르를 모델로 했다. 여기에 가상의 인물인 고구려 출신 무도가 고현유를 등장시켜 전체적인 흥미를 배가시켰다. 주인공 고현유는 동서양의 매력이 모두 섞여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드래곤' 료토 마치다를 롤 모델로 하고 있다.
격투마니아가 그리는 만화
<무장쟁패>를 그리고 있는 신동민 씨는 단순한 팬을 넘어선 열혈 마니아다. 유명 격투기 카페 '원투쓰리의 MMA station'의 열성회원으로 격투기 관련 방송이나 뉴스 등을 빼놓지 않고 챙겨본다. 처음에는 넉 아웃 장면 등에 매료돼 관심을 가지는 정도였지만, 이제는 그 어떤 스포츠보다 격투기를 좋아한다. 마니아 색깔이 짙은 격투기 만화를 전면으로 들고 나왔다는 자체부터가 이를 증명한다.
<무장쟁패>는 신동민 씨가 순순하게 열정으로 그리는 만화다. 만화잡지 <점프>에 '고구려혼 대장군온달'로 데뷔한 그는 <테일즈런너 킹왕짱 시리즈> <마법천자문 과학원정대> 등 학습만화를 주로 그렸으며 현재는 '나르샤'의 스토리를 연재중이다.
그러나 <무장쟁패>는 정식으로 고료를 받고 포털에 연재하는 것이 아니다. 스포츠로 따지면 2군에 불과한 셈이다. 야구, 축구 등 금방 팬들의 눈에 띄는 다른 소재도 있지만 이전부터 좋아하는 격투기를 꼭 다루고 싶어 했던 신동민 씨는 마니아의 마음으로 모두가 좋아하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과감하게 스타트를 끊었다.
하고 많은 캐릭터 중 <삼국지>의 인물들을 현대 종합격투기로 결부시킨 건 <삼국지> 자체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좋아하는 작품인 데다, 영웅들의 일대일 대결이 멋지게 그렸기 때문. 현대 MMA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더불어 종합격투기 자체가 테마인 만큼 보통의 스토리 만화와는 서사구조가 달라 어색할 수 있지만,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으로 각각의 인물들을 관찰하다 보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게 신동민 씨의 설명이다.
신동민 씨는 종합격투기의 발전 역사만큼이나 다양한 과정을 <무장쟁패> 속에서 그리고 싶어 한다. 현재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작품이 전개되고 있지만 추후에는 체급을 세분화해 원매치 방식으로 변화를 주려고 계획 중이다. 단 하나의 캐릭터도 소홀히 하지 않고 그들의 색깔을 작품에 녹아내겠다는 각오다.
과연 독특한 소재로 시작한 <무장쟁패>는 격투 마니아들은 넘어 일반 팬들의 마음까지 빼앗아올 수 있을지, 현대판 <삼국지> 영웅들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관련기사]
☞ ‘늙은 맹수’ 크로캅…슈퍼뚱보와 벼랑 끝 승부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