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어진 수비’ 뒤에 GK 반데사르 있었다
입력 2011.03.16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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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디난드-비디치 공백 속에 반데사르 ´불혹 선방쇼´
이날 승리 속에 절대 간과할 수 없는 선수가 있으니, 다름 아닌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GK 반데사르다.
‘불혹 골키퍼’ 에드윈 반데사르(40·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축구에서 골키퍼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일깨웠다.
맨유는 16일(이하 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서 열린 ‘2010-11 UEFA 챔피언스리그’ 마르세유와의 16강 2차전 홈경기서 수비수의 자책골에도 불구, ‘치차리토’ 하비에르 에르난데스가 터뜨린 2골을 끝까지 지키며 2-1 신승했다.
지난달 24일 치른 원정 1차전에서 0-0 무승부에 그쳤던 맨유는 이날 승리로 종합전적 1승1무(2-1)를 기록, 8강행 티켓을 따냈다. 맨유는 지난 2006-07시즌부터 5년 연속 8강에 오르는 등 유럽대항전에서의 강한 면모를 이어갔다.
수훈갑은 역시 2골을 몰아친 신성 ‘치차리토’와 어시스트를 올린 루니였다. 하지만 이날 승리 속에 절대 간과할 수 없는 선수가 있으니, 다름 아닌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GK 반데사르다.
반데사르는 마르세유전을 앞두고 최악의 상황에 몰렸다. 부동의 ‘센터백 콤비’ 리오 퍼디난드와 네마냐 비디치를 비롯해 살림꾼 대런 플래처와 박지성 등 주축들이 대거 결장해 수비불안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멀티 플레이어’ 존 오셔는 전반 중반 허벅지 뒷근육 부상으로 교체 아웃됐다. 대신 들어 온 하파엘 다 실바마저 후반 같은 부위 부상으로 쌍둥이 형 파비우와 교체됐다. 오셔와 하파엘이 차례로 들것에 실려 나갈 때마다 맨유는 마르세유에 흐름을 빼앗기며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맨유에는 ‘백전노장’ 반데사르가 건재했다.
전반 38분 쉐이루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막아낸 장면을 시작으로 불혹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눈부신 선방쇼가 이어졌다. 특히, 후반 중반 큰 키를 활용해 레미의 위협적인 크로스를 잡아낸 장면, 쉐이루의 날카로운 땅볼 슈팅을 멋들어지게 막는 움직임은 반데사르 활약의 백미였다.
결국, 맨유는 베테랑 골키퍼 건재 덕에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었다. 후반 28분 마르세유의 파상공세 속에 나온 쉐이루의 골과 다름없는 슈팅을 반데사르가 막아낸 직후 차차리토의 쐐기골이 터진 것이다.
골키퍼는 아무리 잘해도 한 번 실수하면 혹평을 듣기 일쑤다. 실점은 패배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반데사르도 바르셀로나와의 ‘2009-10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0-2 완패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수모를 당한 바 있다. 당시 에투에게 선제골을 내준 장면이 문제가 됐다.
그 해 프리미어리그에서 ‘1311분 무실점’ 대기록을 세우며 찬사를 받던 반데사르는 결승전에서의 실수 하나로 힘들게 쌓아 올린 금자탑에 금이 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누구보다도 이번 챔피언스리그를 벼르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축구에서는 골을 터뜨린 선수가 주목받기 일쑤다. 화려해 보이기 때문이다. 반면, 실점 상황에서는 수비수보다 골키퍼가 부각된다. 또 골키퍼가 아무리 선방쇼를 펼친다 해도 무승부나 패배로 끝난다면, 골키퍼 활약은 빛이 바랜다.
자기 포지션에서 묵묵히 맡은 바 임무를 다하지만 화려한 공격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하는 골키퍼들의 비애, 반데사르 활약이 수면 위로 떠올라야 하는 이유다.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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