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형 ‘반쪽짜리 톱타자’ 오명 걷어낸다
입력 2011.02.02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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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연속 도루왕 불구, 가치는 ‘평가절하’
타율-출루율 보완, ‘호타준족’ 도약 도전
타율과 출루율이 받쳐주지 않는 상황에선 언젠가 기록행진에도 브레이크가 걸릴 수밖에 없다.
´준족 따로 호타 따로? 밸런스 절실!‘
LG 트윈스 ´수퍼소닉´ 이대형(28·좌투좌타)은 자타공인 프로야구 최고 ´준족´이다.
지난해 사상 최초로 3년 연속 60도루를 돌파하며 도루왕 4연패에 성공한 데다, 매년 도루 개수(53-63-64-66)도 늘어나고 있다. 이만하면 한국 프로야구 역사를 흔들었던 역대 도루왕들과 견줘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대형의 가치는 팬들 사이에서 평가절하 된다. 도루능력 만큼은 누구나 인정하지만 뛰는 것에 비해 팀 공헌도가 낮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속팀 LG는 그가 매년 도루왕을 차지하는 동안 단 한 차례도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했다.
테이블세터치고 장신인 186cm의 훤칠한 키를 자랑하는 그는 대놓고 뛰어도 막기 힘들 정도로 폭발적인 스피드를 자랑한다. 어지간한 땅볼만 나와도 상대 투수와 야수들이 긴장해 허둥지둥 댈 정도. 현 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 중 누구보다도 ´준족´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이가 바로 이대형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약한 타격 때문에 ´호타준족´으로서의 명성 대신 ´이름 값 높은 대주자´라는 비아냥거림을 들어야만 했다. 이대형은 2007년 딱 한 차례 3할을 넘겼을 뿐, 대부분의 시즌을 2할대 중반으로 마무리 지었다. 지난 시즌에는 6월초까지 3할 이상의 고타율을 자랑하다가 후반기 35타수 무안타 등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 시즌 타율을 0.261로 마감해야 했다. 통산 타율 역시 0.274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상대팀이 이대형에게 느끼는 두려움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일단 출루만 하면 상대 배터리의 볼 배합과 야수진 움직임에도 변화를 줄 만큼 위협적이지만, 출루율 자체가 낮아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 4개의 통산 홈런 개수에서도 알 수 있듯, 일발 장타가 없어 상대 투수들 입장에선 상대하기가 편하다. 루상에 나가 도루에 집착하는 것도 도루 외에 크게 어필할 만한 부분이 없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이대형은 최근 "타율과 출루율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반쪽짜리 1번 타자라는 불명예에서 보란 듯이 벗어나겠다는 얘기다. 그러나 공을 오래보지 않고 너무 적극적으로 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장타능력이 떨어져 상대투수들이 정면승부를 해오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편이 낫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대형이 다음시즌 도루왕을 차지하게 된다면 역대 최초로 5년 연속 타이틀을 차지하는 첫 선수가 된다. 뿐만 아니라 김일권(5회)과 함께 역대 최다 도루왕 타이틀을 보유하게 된다. 아직도 젊은 나이임을 감안할 때 놀라운 성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타율과 출루율이 받쳐주지 않는 상황에선 언젠가 기록행진에도 브레이크가 걸릴 수밖에 없다. 성적이 중요한 프로의 세계에서 공헌도가 떨어지면 주전에서 밀려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기 때문이다.
이대형은 ´반쪽 톱타자´라는 멍에를 벗고 진정한 1번타자의 위용을 뽐낼 수 있을까, 절치부심 중인 ´수퍼소닉´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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