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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패’ 추성훈…권투 아닌 유도가 해법?

이충민 객원기자 (robingibb@dailian.co.kr)
입력 2010.10.19 13:20 수정

타격기술, 서양 파이터 상대 한계

‘장기’ 그라운드 기술로 승부수 던져야

추성훈은 미국 UFC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 이상할 정도로 타격기만 고집하고 있다.

‘풍운아’ 추성훈(35·아키야마 요시히로)이 UFC 2연패 충격에 휩싸였다.

추성훈은 17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서 열린 UFC 120 미들급 메인이벤트에서 마이클 비스핑(31·영국)에게 심판전원일치 판정패했다.

추성훈은 이날 체격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채 변명의 여지없는 완패를 당했다. 격투 전문가들은 이번 패배로 추성훈이 UFC에서 퇴출 위기에 놓일 수 있다고 지적하며 웰터급으로 한 체급 내리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UFC 미들급의 경우, 체격이 좋은 세계적인 선수들이 즐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웰터급에서 활동하면 체격 차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 같은 신장, 같은 체중이라도 동양인과 서양인의 신체구성은 다르다. 추성훈이 비스핑의 사정거리가 긴 잽에 수차례 안면을 허용하며 무너졌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문제는 추성훈의 경기 운영. 비스핑전 패배로 UFC 전적 1승2패가 된 추성훈은 지난 3경기 모두 타격기술만 고집해왔다. 장기인 유도기술을 가미한 그라운드 기술, 일명 ´진흙탕 싸움´은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왜 잘하는 것을 두고 상대적으로 어설픈 타격기술만 고집할까. 더구나 상대는 아시아인보다 팔 길이가 긴 서양인이다.

우선 지난 2007년 한국에서 열린 데니스 강과의 K-1 히어로즈 경기를 통해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당시 추성훈은 ´타격기 전문가´ 데니스 강을 상대로 정면승부를 펼쳐 두 주먹으로만 데니스 강을 잠재웠다. 이후 추성훈은 타격기술에 매력을 느꼈고, 기존 유도기술은 서서히 자취를 감췄다.

사실 추성훈은 일본에서 종합격투기 선수로 데뷔한 직후, 때리는 기술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상대의 얼굴에 주먹질하는 것보다 유도기술로 승부를 보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추성훈의 이러한 경기방식은 결과적으로 타격을 앞세운 세계적인 선수들과 대등하게 맞설 수 있는 이유가 됐다. 특히, 네덜란드 출신 세계적인 격투가 멜빈 마누프를 상대로 경기 내내 실컷 얻어맞다가 암바(팔 관절 공격)기술로 경기를 뒤집은 장면은 추성훈의 종합격투기 입문 이래 최고의 순간으로 기억된다.

그만큼 추성훈은 체격이 큰 서양인과 탄력 좋은 흑인을 상대로 이기는 방법을 알고 있었고, 유도기술을 응용한 그라운드 기술은 추성훈의 특기이자, 세계적인 수준에 근접했다는 평을 들었다.

그러나 추성훈은 미국 UFC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부터 이상하게 타격만 고집하고 있다. 데니스 강을 상대로 강력한 돌주먹을 자랑한 희열의 순간을 아직도 잊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데니스 강 턱에 꽂은 돌주먹은 럭키펀치에 가까웠고, 따라서 추성훈의 권투실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무뎌진 발놀림과 엉성한 방어 자세 때문에 상대의 주먹에 수차례 안면을 허용, 스스로 주도권을 내주고 있다. 추성훈의 무모한 경기방식이 미국 관중에게는 쿨한 인상을 줄지 몰라도, 체격이 월등하고 힘과 순발력까지 갖춘 수준급 서양 선수들을 상대로는 절대 이기는 경기를 할 수 없다.

따라서 추성훈은 종합격투기 입문 당시 초심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장기인 유도기술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그가 살아남을 수 있는 지름길이다.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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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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