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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 김강민에게서 앤드류 존스 냄새가 난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10.07.23 23:55
수정

명품수비 이어 타격에서도 눈 떠

MLB 앤드류 존스 전성기 연상

올 시즌 타격에서마저 눈을 뜬 ‘짐승’ 김강민(28·SK 와이번스)이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광저우행 티켓에 성큼 다가서고 있다.

김강민은 23일 현재 타율 0.331 8홈런 53타점을 기록하는 등 최근 규정타석을 넘기며 타율 5위에 랭크, 데뷔 이래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무엇보다 김강민을 돋보이게 하는 부분은 경쟁자조차 없다고 평가받는 최고의 중견수 수비능력이다. 정확한 타구판단, 안정된 포구, 강한 어깨, 그리고 빠른 발까지, A급 외야수의 덕목을 모두 갖춰 자연스레 메이저리그 명수비수 앤드류 존스(33·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전성기를 떠올리게 한다.

올 시즌 타격에서마저 눈을 뜬 김강민은 진정한 ´5툴 플레이어´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1997년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활약한 존스는 이듬해인 1998년부터 2007년까지 단 한 번도 내셔널리그 외야수부문 골드글러브를 놓치지 않았다. 외야수로서 10년 연속 수상한 선수는 6~70년대 활약한 로베르토 클레멘테(12년)와 최근 은퇴를 선언한 켄 그리피 주니어(10년) 둘뿐일 정도로 값진 대기록이다.

최근에는 급격한 부진으로 ‘먹튀’라는 비아냥거림을 듣고 있지만 존스는 타격에서도 수비 못지않은 재능을 뽐냈다. 애틀랜타 시절, 타율은 2할대 후반에 불과했지만 매 시즌 30개 안팎의 홈런을 쳐냈고, 2005년에는 51홈런으로 내셔널리그 홈런왕에 오르는 등 매서운 방망이를 휘둘렀다.

특히 존스를 메이저리그 최고의 중견수 반열에 올려놓았던 부분은 바로 공이 배트에 맞는 순간 낙구지점으로 뛰어가던 정확한 판단력이었다. 김강민 역시 이에 뒤지지 않는 동물적 감각을 뽐내고 있다.

사실 김강민의 외야수비는 ‘타고났다’라는 표현이 가장 알맞을 정도로 특유의 동물적 감각이 인상적이다. 지난 2001년 3루수로 SK에 입단한 김강민은 자신이 외야수로 뛸 것이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게다가 고교 시절 주 포지션이었던 투수가 아니면 야구를 그만두겠다고 고집을 피울 정도였다.

결국 바람대로 2002년 2군 마운드에 올랐지만 단 1경기 만에 투수의 꿈을 접었다. 김강민은 당시를 떠올리며 “마운드에서 초구를 뿌렸는데 홈플레이트 근처도 못가는 원바운드 볼이 됐다. 두 번째 공은 백네트 쪽으로 날아갔고 이후 다시는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3루수로서도 불합격점이었다. 글러브질은 그런대로 괜찮았지만 부정확한 송구는 관중석으로 꽂히기 일쑤였고, 결국 2루수로 다시 한 번 변화를 꾀했다. 이후 2005년까지 2루 대수비요원으로 1군 무대를 밟았지만, 당시 주전 2루수였던 정경배의 벽은 너무도 높아보였고 때마침 대졸 신인 정근우가 입단하며 그의 설자리는 점점 줄어들었다.

구단 권유에 따라 2006년 외야수로 보직이동을 한 그는 그동안 숨어있던 자신의 본능을 맘껏 발휘하기 시작했다. 어려운 타구를 손쉽게 잡아내는 모습에 조금씩 출장기회가 잦아졌고, 가끔 어이없는 수비실수를 보이는 등 이른바 ‘만세 수비’로 코칭스태프를 허탈하게 만들었지만 김강민의 천직은 외야수가 적격이었다.

그리고 김성근 감독이 부임한 2007년, 김강민은 또 한 번 껍질을 벗게 된다. 입에 단내가 날 정도의 지옥훈련은 그를 명수비로 업그레이드 시키는데 큰 도움이 됐고, 그러는 사이 타격에도 점점 눈을 떠갔다.

지난해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12개)을 기록하더니 올 시즌에는 팀 내 타격 1위, 타점 2위, 홈런 4위, 도루 2위로 일취월장했다. 김강민은 올 시즌 SK 팀 내에서 특타 효과를 가장 많이 본 선수로 꼽히고 있다.

‘명품수비’ 역시 흠잡을 데 없을 정도로 안정적이다. 올 시즌 김강민의 수비율은 1.000으로 아직까지 단 한 차례도 실책을 저지르지 않았다. 김강민은 수비통계를 보다 세부적으로 분석한 sFR(statiz Fielding Runs, 수비 득점 기여)에서도 18.94를 기록, 외야수 가운데 삼성 박한이(22.54)에 이어 2위에 올랐고, 수비 범위(RNG)는 16.38로 전체 1위를 기록 중이다.

칭찬에 인색한 김성근 감독도 “현재 김강민이 우타 외야수 중 최고가 아니냐”며 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김 감독은 김강민의 성장비결에 대해 “타석에서의 대처능력이 몰라보게 좋아졌다”면서 “송구 능력도 좋고 발도 빠르다. 이 정도면 최고가 아닌가”라고 평했다. 이에 모자라 올스타전 동군 감독을 맡게 된 김 감독은 김강민에게 생애 첫 올스타라는 선물까지 안겼다.

전문 수비수에서 진정한 ‘5툴 플레이어’로 성장한 김강민의 목표는 바로 아시안게임 대표팀 발탁이다. 현재 경쟁자가 없을 정도로 그의 활약은 독보적이다. 따라서 부상이 없는 한 대표팀 합류는 기정사실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강민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비행기 화물칸을 찢어서라도 광저우에 가겠다”고 밝혔다. 포부에서도 ‘짐승’다운 본능을 여과 없이 드러낸 그가 올 시즌을 최고의 한해로 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기록참조 : www.stat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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