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미네이터’ 차두리 카드 절반의 성공
입력 2010.06.23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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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전 선제골 빌미 등 수비불안 키워
몇 차례 위협적 크로스로 상대 수비교란 성공
‘차미네이터’ 차두리의 복귀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한국이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은 23일 오전(한국시간) 더반 스타디움서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2010 남아공월드컵’ B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1승1무1패(승점 4)를 기록한 한국은 아르헨티나에 패한 그리스(1승2패)를 제치고 조 2위로 16강 무대에 올랐다.
천당과 지옥을 오간 경기였다. 결과적으로 무승부를 이뤄 16강 진출에 성공했지만 역전과 동점을 거듭하며 힘겨운 승부를 펼쳐야 했다. 특히, 이른 시간 선제골을 내주며 큰 위기를 맞았다. 오른쪽 측면에서 너무 쉽게 크로스를 허용했고 박스 안에서 상대 공격수를 놓치며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차두리의 실수였다. 뒤에서 파고드는 칼루 우체의 움직임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고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너무도 안일하게 처리했다. 크로스를 허용한 것이 1차적인 책임이었지만, 중앙에서 상대 공격수를 놓친 것이 더 큰 문제였다.
이날 허정무 감독은 아르헨티나전 패배를 의식한 탓인지 그리스전과 똑같은 선발 라인업과 포메이션을 구성했다. 전방에 박주영이 원톱으로 나섰고 박지성과 이청용이 좌우 측면에 배치됐다. 그리고 염기훈은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공격을 전개했고, 아르헨티나전에서 논란이 됐던 오른쪽 풀백은 오범석 대신 차두리가 다시 맡았다.
결과적으로 ‘차미네이터’ 차두리의 복귀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공격적으로 몇 차례 위협적인 크로스를 올리며 상대 수비진을 흔드는데 성공했지만, 수비적으론 여러 차례 허점을 노출했다. 첫 번째 실점 장면에서 상대 공격수를 놓치는 기본적인 실수를 저질렀고, 후반에는 이선에서 침투하는 공격수를 놓쳤다.
확실히 차두리는 그리스전과 비교해 압박의 강도나 오버래핑 시 파괴력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수비지역에선 커버 플레이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고 나이지리아의 빠른 스피드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첫 번째 실점 이후 조금씩 나아지긴 했지만 상대 공격수를 압도했던 그리스전의 움직임은 분명 아니었다.
차두리도 자신의 실수로 인해 힘든 경기를 펼쳤다고 고백했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지옥을 갔다 왔다. 저승사자를 잠시 만나 인사를 나누고 돌아왔다.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다. 16강에 진출해 천만다행”이라고 밝혔다.
이어 “며칠간 많이 힘들었다. 여러 가지 일이 생기면서 정신적으로 집중력이 떨어졌다. 그런 문제가 경기에서 드러났다. 최대한 집중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향후 선전을 다짐했다.
과연 차두리의 질주는 우루과이와의 16강에서도 계속될 수 있을까. 아니면 아르헨티나전에서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던 오범석에게 또 다시 기회가 돌아갈까. 사상 첫 원정 16강에 성공한 지금, 한국 대표팀의 고민은 여전히 오른쪽 풀백에 쏠리고 있다.[데일리안 스포츠 = 안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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