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부부들이 섬진강변에서 눈물 흘린 이유는?
입력 2010.05.2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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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소재 한 교회의 ´눈물의 세족식´ 동참기
순천수정교회 부부행복축제에 참가한 남편들이 아내의 발을 씻어주는 세족식을 하고 있다.
전남 순천시 왕조동에 위치한 순천수정교회가 해마다 ´부부행복축제´를 통해 갈등을 겪고 있는 부부들의 관계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 지역사회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본 기자는 순천수정교회가 8회째 개최하는 부부행복찾기 프로그램에 직접 참가해 이 행사가 어떤 프로그램과 체험과정을 통해 부부들간의 고통과 상처들을 치유해 나가고 있는지 체험했다.
지난 21일 경남 하동 미래네 호텔서 노란티셔츠를 입은 40대 중반의 부부들이 손에 손을 맞잡고 호텔주변을 거닐고 있었다.
이들은 전남 순천에 위치한 수정교회의 신도들로 수정교회가 마련한 ´부부행복축제´라는 프로그램에 참가한 40대 초반부터 50대 후반까지의 20쌍의 부부.
이들 부부들은 행사기간 내내 부부내외가 손을 잡고 호텔과 호텔 바깥을 걸어다녀 주위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는데, 교회관계자 말에 따르면 행복축제 프로그램중엔 부부가 의무적으로 손을 잡고 다녀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어떤 부부는 손을 맞잡고 기도한 부부도 있었고 또 다른 부부는 부인의 눈물을 닦아주는 남편도 있었지만, 정작 이 행사에 오기 직전까지 남편과 부인이 참석문제로 다툰 부부도 상당수 포함돼 있었다.
특히 40대 초반의 한 젊은 부부는 행사장으로 "남편이 이 행사에 안올려고 해 버티다 못해 강제로 데려오다시피 해서 이날 행사에 반강제로 참석시켰다"고 참석과정을 설명했다.
그래서 그런지 이날 행사 초반분위기는 참가자들의 마음의 문이 비교적 닫힌 상태에서 시작됐지만 점심을 먹고 본격적으로 시작된 프로그램인 ´부부행복찾기 서약식´과 부부가 그리는 ‘즐거운 우리집’이란 프로그램을 통해 참가자들의 ´마음의 문´이 조심스럽게 열렸다.
순천수정교회 부부행복축제에 참가한 부부들이 부부간 정겨운 놀이를 하고 있다.
이어진 프로그램에선 나이별로 구분해 조를 짜고 남편과 아내가 그동안 쌓였던 감정을 편지를 통해 솔직히 털어놓고 그간의 해묵은 감정을 풀어놨다.
어떤 부인은 남편이 편지를 읽는 동안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는데, 그 부부의 그동안의 구구절절한 가슴 아픈 사연 때문이었다.
이들 부부가 그동안 얼마나 마음 아파 했는지 옆에서 지켜본 기자 역시 감정이 복받쳐 연이어 흐르는 눈물을 감출 수 없어 이따금 눈물을 훔치곤 했다.
연애시절에는 그렇게 써댔던 편지를 막상 결혼이후에 편지를 주고 받는 부부는 흔하지 않은 것은 그 만큼 시대가 삭막해졌기 때문이지만 서로에게 대한 무관심이 주된 이유이기도 한 것 같았다.
저녁시간에는 주최측에서 마련한 ‘부부의 성’이란 주제를 통해 부부간 성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강사가 여러 사례를 통해 재미있게 진행했다.
이어진 부부의 자기중심적인 사고의 문제점을 지적한‘소와 사자의 결혼’ 이란 사례 글에선 참석자들이 공감한 바가 컸다.
저녁 늦게 암으로 사한부생명을 살고 있는 한 아빠의 투병생활 영상물을 본 부부들은 결국 치유에 성공치 못하고 사망에 이른 암환자와 그 부인과 자녀들이 겪는 고통을 봤다.
‘아빠 안녕’ 이란 이 영상물을 통해 얼마나 부부간의 행복이 중요한지 깨닫게 소중한 계기가 됐고 상영도중 참을 수 없는 눈물이 쏟아져나오기도 했고 한 부부는 소리내어 펑펑 울기도 했다.
순천수정교회 부부행복축제 참가자들 기념사진
마지막에 치러진 행사는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할때 나타나는 이른바 마음속‘쓴 뿌리’를 치유하는 행사였다.
그 동안의 가슴 속 깊이 남겨져 있던 ´쓴뿌리´를 손수 적은 용지를 예수님의 십자가가 새겨진 항아리에 넣어 불로 태워버리는 행사로, 이 행사를 통해 지금까지 부부사이에 남겨진 감정의 쓴 뿌리가 치유되길 하나님에게 기도하는 부부들이 많았다.
뒷날 오전 역시 전날에 이어 부부간 의사소통의 중요성과 결혼생활에서 피할 수 없는 부부간 갈등이란 주제를 갖고 송재선 목사님과 참석자들이 여러 얘기를 나눴다.
이어 부부축제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눈물의 세족식´이 이어졌다.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일일이 씻어주었듯 남편들이 아내들의 발을 씼어주는 경건한 행사로 남편들이 물을 대야에 담아 아내의 발을 씻어주자 여기저기서 흐느끼는 울음 소리가 터져나왔다.
그동안 참아왔던 ´쓴 뿌리´가 해소되고 치유되는 순간이었다.
남편들이 아내들의 발목을 붙잡고 기도하는 목소리는 아내들의 흐느낌속에 묻혔지만, 이날 행사로 부부축제에 참가한 참가자들의 마음속 ´쓴뿌리´와 부부간 갈등이 세족식을 통해 해소된 것은 확실했다.
하나님의 축복이 이들 부부에게 내려지길 기도하는 송재선 목사님의 축도와 행사를 준비했던 관계자들의 뜨거운 박수속에 ´부부행복축제´는 막이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