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지연사태’ 건즈 앤 로지스…열광 뒤 씁쓸한 뒷맛!
입력 2009.12.14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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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사운드와 가창력으로 관객 압도 ‘건재 과시’
최악의 늦장공연으로 씁쓸한 뒷맛 ‘관객 항의 빗발’
건즈 앤 로지스는 건재함을 과시하며 관객들을 열광시켰지만, 공연이 2시간이 넘게 지연된 탓에 내한공연 사상 최악의 ´지각생´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써야 했다.
국내 록 마니아들을 기대와 흥분 속에 빠뜨렸던 건즈 앤 로지스(Guns N' Roses) 내한공연이지만, 관객들은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진을 빼야 했다.
13일 오후 7시부터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건즈 앤 로지스의 내한 공연은 그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시작 시간인 7시가 훌쩍 넘었음에도 관객들의 입장이 지연돼 200미터 이상 길게 늘어진 팬들이 추위에 떨었던 것.
이뿐만이 아니었다. 공연은 관객들이 모두 입장한 뒤에도 한참 동안 열리지 않았다. 오프닝공연으로 예정됐던 그룹 검엑스가 등장한 것도 8시가 넘어선 시각. 약 10분여의 짧은 오프닝 공연을 마친 뒤에도 관객들은 약 1시간 10분여 동안 멍하게 기다려야 했다.
오프닝 공연 전 두 차례에 걸쳐 사과 안내방송이 나왔지만, 오프닝 공연을 마친 이후에는 안내 방송조차 없었다. 지친 관객들의 항의가 빗발쳤지만, 주최 측은 진압용(?) 음악만 주구장창 틀었다.
관객들의 불편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공연이 지연된 탓에 대중교통이 끊긴 관객들은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내한공연의 공연시간 지연은 어제 오늘 만의 문제는 아니다. 특히 건즈 앤 로지스의 이유 없는 공연 지연은 그들의 개성(?) 혹은 거만함 때문에 종종 발생되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관객들이 납득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한편, 예정시간보다 2시간 25분이 지나 무대에 등장한 건즈 앤 로지스는 말 그대로 옛 명성 그대로 건재를 과시하며 6000여 팬들을 열광시켰다.
초반부터 ‘웰컴 투 더 정글’(Welcome to the Jungle)로 피치를 올린 액슬 로즈의 샤우팅 창법은 건재했다. 젊은 시절과 달리 살찐 아저씨가 된 액슬 로즈지만, 50을 바라보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열정적인 율동과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특히 공연 후반부 ‘노벰버 레인’(November Rain)은 직접 피아노 연주를 하며 팬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건즈 앤 로지스는 2시간이 넘는 공연 시간 동안 ‘차이니즈 데모크러시’(Chinese Democracy) ‘스크랩트’(Scraped) 등 지난해 발표한 신곡과 함께 수십 년간 사랑을 히트곡 20여곡을 불렀다.
공연 전부터 호언장담했던 특수효과도 볼만했다. '리브 앤 렛 다이(Live And Let Die)'에선 굉음을 동반한 불꽃이 음악과 호흡을 같이 하며 공연장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다이내믹한 조명효과도 여타 록밴드 공연과 차원을 달리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세계적인 록밴드 건즈 앤 로지스의 첫 내한공연은 팬들을 열광시키며 깊은 감동과 추억을 안겼다. 그렇기에 그 이면에 남긴 씁쓸한 뒷맛이 못내 아쉽다. [데일리안 문화 = 이한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