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 챔스리그 ‘16강 좌절’…예견된 몰락?
입력 2009.11.25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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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EFA 챔피언스리그 32강서 탈락 ‘충격’
알론소 공백 치명타, 제라드-토레스 부상 악재 속에 백업 부족
리버풀은 사비 알론소가 팀을 떠나면서 전력에 크게 약화된 데다, 제라드와 토레스가 모두 부상 악몽에 시달리면서 추락을 거듭했다.
‘챔스 DNA' 리버풀이 챔피언스리그 본선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리버풀은 25일 '2009-1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데브레첸 원정에서 1-0 승리를 거뒀지만, 2위 리옹에 승점에서 3점 차이로 밀린 데다 상대전적에서도 1무1패로 뒤져 끝내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챔스 DNA’로 명성을 떨쳤던 리버풀이 받은 충격은 실로 크지 않을 수 없다.
리버풀의 굴욕은 이 뿐만이 아니다.
우승을 꿈꾸던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는 7위로 추락, 빅4 수성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29골 20실점을 기록 중인 리버풀의 리그 성적(6승2무5패)은 지난 시즌 준우승 팀의 위용과는 거리가 멀다. 여기에 최근 10경기 성적은 1승3무6패.
이 같은 리버풀 추락에는 여러 원인이 있다.
우선 팀의 살림꾼이었던 사비 알론소가 지난 여름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면서 전력이 크게 약화됐다. 리버풀이 지난 시즌 맨유와 우승을 다툴 수 있었던 건 제라드-토레스 콤비 활약과 함께 알론소의 경기 장악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알론소는 공수 양면에 걸친 지능적인 경기 운영과 날카로운 패싱 능력으로 리버풀의 허리를 두껍게 한 일등공신이다. 또한, 리버풀의 활발한 공격력 뒤에는 항상 알론소의 든든한 지원이 있었다.
그러나 알론소의 공백을 메워야 할 ´루카스-마스체라노´ 조합은 공격력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모두 횡패스와 백패스, 짧은 스루패스 위주의 공격전개만 구사, 공격의 날카로움을 상실하고 말았다.
물론 패스 정확도는 최근 들어 부쩍 늘었지만, 알론소처럼 빈 공간을 가르는 패스, 상대 수비 진영에 따라 롱패스와 짧은 패스를 섞어내는 지능적인 공격 전개, 공격형 미드필더와의 연계 플레이는 찾아볼 수 없다.
한편, 아퀼라니 부상 공백도 리버풀에게 악재로 작용했다. 최근 실전에 간헐적으로 투입되고는 있지만 리버풀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2000만 파운드(약 400억원)의 이적료로 안필드에 입성한 선수로선 실망스러운 행보다.
여기에 제라드까지 사타구니 부상으로 중원에 내려오는 데 어려움을 겪어 루카스-마스체라노 조합에 의지할 수밖에 없지만,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다.
베니테즈 감독은 스페인 출신 감독답게 4-2-3-1 포메이션을 선호하며 선수들의 분업화를 강조한다. 그러나 팀 공격에서 차지하는 제라드와 토레스의 비중은 더욱 커졌다. 지난해까지 최상의 호흡을 자랑하던 이들의 움직임이 간파당해 고전하고 있다.
지난 21일 리버풀과 상대했던 맨시티가 니겔 데 용을 제라드의 마크맨으로 활용해 공격 차단에 힘쓴 것이 대표적인 사례. 결국 제라드는 공격 파괴력이 예전보다 현격히 떨어진 상태다.
주전 선수와의 기량이 비슷한 백업 선수층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맨유와 첼시는 여러 대회를 무난하게 소화하기 위해 스쿼드를 두껍게하며 주전으로 뛸만한 백업 선수를 보유하는 데 많은 정성을 들였다.
하지만 이를 소홀히 했던 리버풀은 백업 선수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결국 주전들의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터져 나오는 부상 악재에 힘겨워하고 있다.
리버풀에게 마지막 남은 희망은 아퀼라니다. 중원에서의 왕성한 활동량과 날카로운 패싱력, 뛰어난 중거리 슛을 과시하며 리버풀 전력의 활력소로 자리매김 할 잠재력을 갖췄다.
하지만 아퀼라니 마저 프리미어리그 특유의 빠른 공수 전환과 거친 몸싸움에 적응하지 못하면, 리버풀에게 드리워진 그늘은 더욱 깊어질 가능성이 높다.
리버풀의 굴욕이 챔피언스리그 32강 탈락에서 끝날지, 아니면 더 큰 굴욕으로 팬들을 패닉상태로 몰아넣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데일리안 = 이상규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