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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형 전 장관 “바다는 KTX, 제도는 무궁화호…수산 체질 전면 바꿔야”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입력 2026.11.07 06:00
수정 2026.11.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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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에서 연구자로 돌아온 전 해수부 장관

기후변화 대응·스마트양식 전환 강조

“경직된 조업 규제와 행정체계 전면 개편”

“해수부 부산 이전 긍정적…수산업 경쟁력 강화 병행 필요”

강도형 전 해양수산부 장관. ⓒ데일리안 DB

“바다가 변화하는 속도는 KTX급인데, 어업 현장의 법과 제도, 인프라 전환은 무궁화호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강도형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기후변화로 급격히 달라지는 우리 바다의 현실을 진단하며 수산업 구조 개혁과 과학 기반 정책 전환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장관직에서 물러나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제주연구소 연구원으로 복귀한 강 전 장관은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고수온과 해류 변화에 따른 바다의 아열대화를 가장 심각한 위협으로 지목했다.


강 전 장관은 현재 우리 바다에서 나타나는 가장 치명적인 변화로 수온 상승과 해류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아열대화의 가속을 꼽았다.


그는 “기후 격변은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식량 안보와 글로벌 물류 공급망, 연안 영토 보존까지 영향을 미치는 국가적 위기”라며 “과거 통계에 의존하는 수산 정책으로는 더 이상 대응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특히 고수온 피해와 어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조업 규제를 유연하게 개편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스마트 양식으로 산업구조를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전 장관은 “아열대 품종으로 전환하려면 시설 개보수부터 사료와 질병 관리까지 모든 것을 새롭게 배워야 한다”며 “정부가 초기 전환 비용을 지원하고 실패 위험을 분담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관 시절 정책, 방향은 옳았지만 과감함 부족했다”


해수부 장관 재임 당시 추진했던 정책에 대해서는 아쉬움도 드러냈다.


강 전 장관은 수산물 비축과 할인 지원 정책이 단기적인 물가 안정에는 이바지했지만, 기후변화에 따른 근본적인 공급 부족과 유통구조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사후 할인 지원보다 고수온 피해 예방과 대체 양식 기반 시설 구축에 선제적으로 투자를 했어야 했다”며 수산물 유통구조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어촌 신활력 증진 사업 역시 시설과 정주 여건 개선을 넘어 청년들이 스마트 양식과 해양바이오 분야에서 창업하고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경제 생태계 조성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남겼다.


강 전 장관은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과 북극항로 시대를 향한 정책 방향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다만 해양수도 건설이라는 거대 담론에 밀려 수산업과 해양환경 정책이 소외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강도형 전 해양수산부 장관. ⓒ데일리안 DB

강 전 장관은 “해수부 부산 이전에 따른 관계기관과 연구기관의 유기적 연계를 강화하고, 어촌 인구 감소 대책을 소득과 일자리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학 연구와 행정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것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강 전 장관은 우리나라의 해양관측 역량과 데이터 축적 수준은 높지만, 이를 실제 정책과 입법에 활용하는 체계는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2036년 바다 대격변…정부·연구계·업계 원팀 돼야”

그는 국가 해양·수산 빅데이터 통합 플랫폼 구축과 연구개발 평가체계 개선, 실시간 관측자료에 따라 규제를 유연하게 조정하는 디지털 행정체계 도입을 제안했다.


강 전 장관은 10년 뒤인 2036년 대한민국 바다가 기후변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맞물리는 대격변의 공간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비하려면 연구기관의 정밀한 예측 기술, 정부의 유연한 법제 개편, 산업계의 친환경·자동화 투자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배 연구자들에게는 현상을 분석하는 데 그치지 말고 현장에서 실행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해 달라고 당부했다.


강 전 장관은 “학자로서 논문 한 편을 더 쓰는 것보다 과학적 데이터가 법안의 근거가 되고 어민의 생계를 지키며 해운·항만 산업을 변화시키는 것이 더 가치 있는 유산”이라고 밝혔다.


이어 “멀리 가려면 같이 가야 한다”며 “정부와 연구기관, 산업계가 하나의 팀으로 움직일 때 대한민국은 해양 대격변을 위기가 아닌 기회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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