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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만에 출고량 300만㎘ 붕괴…주류업계, '빼고 더하기' 승부수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6.11.08 09:00
수정 2026.11.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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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출고량 지속 감소세…업계, 소비 취향 세분화

당질·퓨린 낮춰 음주 부담 완화, 본연의 맛은 유지

원료부터 제조공법까지…과일주 풍미 경쟁 나서

서울의 한 마트 맥주 진열대의 모습.ⓒ뉴시스

주류 소비가 위축되는 가운데 주류업계가 소비자의 세분화된 취향을 겨냥한 제품 차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 대중적인 맛과 가격 경쟁력을 중심으로 제품을 선보였다면 최근에는 성분과 열량을 줄이거나 원료와 제조공법을 차별화하는 등 소비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를 세밀하게 반영하는 모습이다.


주류업계가 제품 차별화에 나서는 배경에는 시장 환경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2025년 국내 주류 출고량은 약 298만8000㎘로 전년보다 5.2% 감소했다. 2015년 출고량인 380만4000㎘와 비교하면 10년 사이 21.5% 줄었다.


소비자의 음주 행태도 달라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2025 주류산업정보 실태조사'를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월 1회 이상 술을 마시는 소비자의 월평균 음주일은 2023년 9일에서 2025년 8.8일로 감소했다.


반면 소비자들이 대중적인 주류 트렌드로 꼽은 항목 중 '다양한 맛'은 49.1%를 차지했다. 술을 마시는 횟수와 양은 줄어드는 가운데 제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다양해지자 주류업계에서는 퓨린과 당질 등 특정 성분을 줄인 제품을 통해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엠즈베버리지

지난해 6월 출시된 '삿포로 생맥주 70'은 당질과 퓨린을 각각 70%씩 줄이면서도 맥주 본연의 맛과 음용감을 살리는 데 주력했다. 저감 제품을 찾는 2030세대부터 기존 맥주의 맛을 유지하면서 음주 부담을 줄이려는 4050세대까지 폭넓은 소비층을 겨냥했다.


판매 성과도 두드러진다. 회사 측에 따르면 삿포로 생맥주 70의 올해 5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 연간 판매량을 넘어섰다. 본격적인 맥주 성수기인 6~8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약 56% 증가했다. 특히 7월과 8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판매량이 각각 약 60%, 89% 늘었다.


ⓒ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음료의 '클라우드 퓨린 컷다운' 역시 성분 저감을 앞세운 제품이다. 활성탄을 활용한 '포세이돈 시스템'으로 퓨린 함량을 낮추고 제로 슈거를 적용했다.


100㎖당 열량은 약 29㎉로 설계했으며 알코올 도수도 기존 제품보다 1도 낮췄다. 성분과 열량, 도수 등 주류 선택 과정에서 소비자가 고려하는 요소를 복합적으로 반영한 제품이다.


반면 더하기 전략은 과일 원료의 맛과 향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원료 자체의 특성을 살리는 데 그치지 않고 동결침출과 숙성 등 제조공법을 차별화해 기존 제품과 다른 풍미를 구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음료의 '순하리 진'은 과일 풍미를 앞세운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연간 매출을 넘어선 가운데 이달에는 '순하리 청레몬진 무가당'을 추가로 선보였다.


제주 한림읍에서 재배한 국산 레몬 품종 '제라몬'을 통과일 형태로 활용하고 동결침출공법을 적용해 레몬 본연의 맛과 향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설탕과 감미료를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과일 원료의 풍미를 강조해 맛과 성분을 동시에 고려하는 소비자 수요에 대응했다.


ⓒ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의 한정판 '진로 복분자'는 숙성 원액을 활용해 과일 풍미의 차별화를 꾀했다. 국내 최초로 10년 숙성 복분자 원액을 사용해 복분자 특유의 씁쓸한 맛과 산미가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색상 역시 일반 복분자주와 달리 오랜 숙성 와인을 연상시키는 버건디색을 구현했다. 원료의 숙성 기간과 색감까지 제품의 차별화 요소로 활용하면서 복분자 고유의 개성과 깊이 있는 풍미를 강조한 것이다.


이처럼 주류업계의 제품 개발 방향은 단순히 도수를 낮추거나 새로운 맛을 추가하는 수준을 넘어 소비자가 주류를 선택하는 기준 자체를 세분화하는 쪽으로 확장되고 있다.


시장 전체의 음주량 감소와 소비 취향의 다변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성분 저감과 원료 차별화 등 각기 다른 전략을 통해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이어지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류를 선택하는 기준이 다양해지면서 소비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성분부터 맛과 향, 음용 방식까지 제품 차별화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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