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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차 넘어 철강·데이터센터로…현대차그룹, ‘수소 생태계’ 확장 나선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6.11.05 09:19
수정 2026.11.0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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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 2026서 도시·항만·제조업 연결한 수소 활용 모델 공개

생산부터 저장·공급·소비까지…영상·디오라마로 미래상 제시

글로벌 경쟁도 개별 기술서 생태계로…주요국 지원 확대

국내 수소기업 85%가 중소·중견…수요·인프라 지원 필요성 강조

4일부터 6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리는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 2026(World Hydrogen Expo 2026)’에서 관람객들이 현대차그룹관에 전시된 수소 생태계를 담은 ‘수소 도시 디오라마’를 살펴보고 있다.ⓒ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이 수소의 활용 범위를 자동차에서 도시 에너지와 항만 물류, 철강·제조업으로 넓히는 생태계 모델을 제시했다. 수소 생산부터 저장·공급과 소비를 연결해 산업적 가치를 높이고, 관련 기업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4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막한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 2026(WHE 2026)’에서 수소 생태계를 소개하는 영상과 디오라마를 공개했다고 5일 밝혔다.


전시는 개별 수소 기술을 나열하기보다 생활과 산업 현장에서 수소가 어떻게 생산되고 쓰이는지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수소 도시 디오라마에는 재생에너지 설비와 수전해 플랜트, AI 데이터센터, 로봇 제조공장 등을 배치했다. 생산한 수소를 저장·공급하고 차량과 철도 등에 활용하는 미래 도시의 모습을 구현한 것이다.


영상에서는 새만금 AI 밸리와 도시 생활, 항만 물류, 제조 산업 등 네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지역별 에너지 여건과 산업 특성에 따라 수소 공급망과 수요처를 연결하는 방식이다.


새만금 AI 밸리 모델은 지역에서 생산한 에너지를 지역에서 소비하는 ‘지산지소’ 구조다. 재생에너지로 수소를 생산하고 도시의 전력·열과 모빌리티 연료로 활용한다. 도시 생활형 모델에서는 음식물 쓰레기 등 유기성 폐기물로 만든 수소를 주거단지와 버스·승용차·트램에 공급하는 자원순환 체계를 보여준다.


항만 물류 모델은 무인운반차(AGV) 등 항만 장비부터 수소전기트럭과 기관차까지 연결한다. 항만 내부의 화물 이송에 그치지 않고 육상·철도 운송으로 수소 활용을 확대하는 구상이다.


제조업에서는 수소를 철광석의 산소를 제거하는 환원제와 열원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담았다. 생산된 강판을 수소전기트럭으로 운송하고, 완성차 공장에서도 수소전기지게차와 수소버너를 사용하는 등 제조 과정 전반으로 적용 범위를 넓혔다.


관람객들이 현대차그룹관에 전시된 ‘수소 생태계 조성 시나리오 영상’을 살펴보고 있다.ⓒ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이 생태계를 강조하는 배경에는 생산과 소비가 함께 확대돼야 하는 수소 산업의 특성이 있다. 생산 기술이나 수소차의 성능만 높여서는 시장을 키우기 어렵고, 저장·운송과 공급 인프라, 안정적인 산업 수요가 맞물려야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글로벌 경쟁도 개별 제품에서 생태계로 확장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중국이 청정·저탄소 수소의 생산부터 저장·운송·활용까지 전 주기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고, 일본은 대규모 공급망과 산업 수요, 수소 허브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 역시 유럽수소은행을 통해 초기 생산비용 부담을 낮추고 공급과 수요의 연계를 지원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중소·중견기업이 산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생태계 차원의 지원 필요성이 크다. 한국수소연합의 ‘2025년 수소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수소산업 기업은 2932곳, 종사자는 3만6264명이다. 기업의 85%가 중소·중견기업으로 구성돼 있다.


반면 연구개발 전담 부서를 갖추지 못한 기업은 전체의 82.7%에 달했다. 수소산업 투자액도 2022년 4조1469억원에서 2024년 4조3373억원으로 4.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철강·제조업과 항만 물류, 도시 에너지 등으로 수요처를 넓히는 동시에 공급 인프라와 초기 사업화를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증과 양산 기회를 확대해 기업의 투자 회수를 돕고, 축적한 기술과 공급망을 해외 사업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는 취지다.


수소 업계 관계자는 “수소 산업의 경쟁축이 개별 기술과 제품에서 생태계로 이동하면서, 생태계 경쟁력이 글로벌 수소 산업의 주도권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며 “국내도 대·중·소기업이 함께 산업 기반을 넓히는 노력과 수요·인프라 확충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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