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간선거] 댄 고, 美 하원의원 당선…“한국계 뿌리 자랑스럽다”
입력 2026.11.04 20:26
수정 2026.11.04 20:26
공화당 후보 꺾고 승리…매사추세츠 첫 亞洲계 연방의원
고광림 박사 손자·하워드 고 아들…8년 만의 재도전 성공
스트리클런드 의원 4선 성공…한국계 정치인 영향력 확대
한국계 댄 고 민주당 후보가 3일(현지시간) 실시된 미국 중간선거에서 연방 하원의원 당선이 확정된 뒤 미 매사추세츠주 피바디의 행사장 ‘올리오 피바디’에서 연단에 올라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제주 고씨 이민 3세인 댄 고(41·Dan Koh·한국명 고원영) 미국 민주당 후보가 11·3 중간선거에서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매사추세츠주에서 아시아계 정치인이 연방의회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고 후보는 3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 제6선거구 하원의원 선거에서 공화당의 마이카 퀴니 존스 후보를 누르고 당선을 확정했다. 개표율 77% 기준 고 후보의 득표율은 63.4%로 존스 후보(36.6%)를 크게 앞섰다.
고 당선인은 이날 피바디 선거캠프에서 “전쟁을 견뎌내고 나무를 심으며 언제나 다시 일어서는 것이 한국 문화의 이야기”라며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사실이 매우 영광스럽다”고 밝혔다. 승리 연설에서도 이민자 가족의 역사를 강조했다. 그는 “80여년 전 할아버지는 한국의 작은 섬 어촌 마을에서 더 나은 삶을 꿈꿨다”고 말했다.
한국 출신 아버지와 레바논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고 당선인은 1960년대 주미 한국대사대리를 지낸 고광림 박사와 전혜성 박사 부부의 손자다. 할아버지 고 박사는 제주 출신으로 하버드대에서 법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아버지 하워드 고(고경주) 하버드대 교수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차관보를 지냈고, 작은아버지 해럴드 고(고홍주)는 국무부 법률고문 등을 역임했다.
하버드대와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보스턴 시장 비서실장과 미 노동장관 비서실장, 백악관 참모 등을 거쳤다. 2018년 민주당 하원 예비선거에서 낙선했지만 이번에는 상원 도전에 나선 세스 몰턴 의원의 지역구에 출마해 승리했다.
고 당선인은 한미관계에 대해서는 “현재 양국 관계가 극도로 경색돼 있다”며 “한국 정부와 소통하고 의회에서도 양국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대통령이 매일 헌법을 짓밟고 대통령직을 사익 추구에 이용하고 있다”며 취임 직후부터 행정부에 책임을 묻고 생활비 부담 완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메릴린 스트리클런드(민주당) 미국 연방 하원의원이 지난해 1월9일 미 워싱턴DC 하원 건물인 레이번빌딩에서 열린 ‘미주 한인의 날’ 기념 리셉션에서 연설하고 있다. ⓒ 뉴시스
또한 한국계인 메릴린 스트리클런드 미 연방 하원의원도 11·3 중간선거에서 4선에 성공했다. 스트리클런드 의원은 워싱턴주 제10선거구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한국계인 공화당 후보 크리스 정을 꺾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스트리클런드 의원은 서울 출생으로 미군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순자’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그는 2021년 하원 첫 입성 취임식에서 한복을 입는 등 워싱턴주를 대표하는 첫 한국계이자 흑인 여성 의원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의정 활동을 펼쳐왔다.
이와 함께 이날 캘리포니아주 제47선거구 하원의원 선거에선 데이브 민 의원의 재선이 확실시된다. 개표가 69% 진행된 상황일 때부터 민 의원은 56.7%를 득표해 제니 레이 르루 공화당 후보(43.3%)를 크게 앞섰다.
반면 같은 날 오클라호마주에선 민주당의 신디 먼슨 후보가 고배를 마셨다. 한국인 모친과 미군 부친 사이에서 태어난 먼슨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미국 역사상 첫 한국계 주지사 탄생에 도전했으나, 보수 텃밭이라는 지형적 한계를 넘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