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조작기소 특검' 추진…법무장관 '李공소취소' 키 거머쥘까
입력 2026.11.04 17:21
수정 2026.11.04 17:22
특검법, 법사위 소위 통과…오는 5일 본회의 처리
수사 대상 12개 사건 중 9개 이재명 대통령 연루
공소취소 조항 특검법 내 삭제에도 가능성 여전
한변 "특검, 조작기소 결론 내면 공소취소 못견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사례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이 추진 중인 '조작기소 특별검사법'에 공소취소 권한이 빠졌으나 이재명 대통령 사건에 대한 공소취소 가능성은 여전하단 관측이 나온다. 공소유지 판단이 공소청 몫으로 넘어가며 현재 공석인 법무부 장관의 향후 공소취소 지휘 여부가 관건으로 지목된다.
4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검찰의 조작기소 의혹을 수사하는 '조작기소 특검법'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돼 법안심사1소위원회를 통과했다. 민주당은 전체회의에 법안을 의결한 뒤 오는 5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조작기소 특검법은 윤 정부 시절 사정기관이 정치적 목적으로 왜곡된 법리를 적용해, 무리한 조작 수사와 기소를 진행했는지 여부를 규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특검법상 수사 대상은 12개 사건인데 이중 9개 사건이 이 대통령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
이 법안은 지난 4월 민주당이 발의할 당시 논란이 됐었는데, 이는 특검이 기존 검찰로부터 사건을 이첩 받아 공소취소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을 법안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법안 심사 과정에서 원안에 담겼던 특검에 공소취소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을 삭제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기자회견 당시 공소취소 권한을 삭제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한 바 있다.
특검에 공소취소 권한이 주어지지 않게 되며 공소취소 여부는 일단은 공소청 검사의 판단에 달렸다. 현행법에선 기소독점주의에 따라 오직 검사만이 피고인을 재판에 넘길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형사소송법 제246조에 따라 공소는 검사가 제기해 수행한다. 공소취소는 검사가 제기한 공소를 스스로 거둬들이는 절차로, 1심 판결 선고 전까지 가능하다.
다만 법조계는 조작기소 특검이 가동되는 순간 기소독점주의는 의미가 없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가 조작됐다고 결론을 낼 경우, 수사 검사들이 피의자로 전환되고, 공소취소의 압박을 견디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란 지적이다.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회장 이재원)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직접적인 공소취소권이 사라졌다고 해도 특검이 수사 시늉만 한 뒤 예정된 대로 조작이라는 결론을 내리면 공소청이 공소취소를 안 하고는 못 배길 것"이라며 "특검법안에서 공소취소 규정을 빼더라도 대통령 관련 재판을 없애겠다는 이 법안의 불순한 의도는 전혀 예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자신들의 입맛에 따라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가 조작됐다고 결론을 내려는 그 순간부터 특검 대상 사건의 수사검사들은 피의자로 전환될 것"이라며 "동시에 주요 진술자들도 다시 불려가 진술이 뒤집히는 과정이 뒤따를 것이 불을 보듯 충분히 예측된다"고 지적했다.
기소독점주의가 유지되지 못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행법상 검찰에게 공소취소를 강압할 수 있는 방도가 없으나, 형소법 개정을 통해 기소독점주의를 해제할 경우 법무부 장관의 공소취소 지휘 가능성도 열려있단 관측이 나온다.
공소청법상 법무부 장관은 구체적 사건에 대해 공소청장 만을 지휘·감독하고, 공소청장은 공소청 공무원을 지휘·감독한다. 법무부 장관이 공소청장을 통해 특정 사건의 공소취소를 지휘할 수 있는 구조적 뼈대는 갖추고 있는 것이다.
차기 법무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박균택 의원(왼쪽)과 양부남 의원(오른쪽). ⓒ뉴시스
법무부 장관이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를 지휘할 가능성이 열려 있단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차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물망에 오른 인물들이 공소취소에 우호적 입장인 점도 주목할 만하다.
현재 청와대는 차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더불어민주당 박균택·양부남 의원을 후보군으로 두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의원은 모두 이 대통령 사건의 변호나 법률 대응에 관여한 전력이 있으며 당내 공소취소 모임에 속해 있다.
국회 법사위 전문위원 또한 조작기소 특검법에서 공소취소 권한이 빠져도 우회 방안은 열려 있다고 보고 공소취소 권한을 명시적으로 배제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기도 전문위원은 조작기소 특검법 제정안의 검토보고서에서 "특검법안에 공소취소 근거규정을 두지 않더라도 형소법 중 검사의 권한에 관한 규정을 특검에 준용하도록 한 조항에 따라 형소법 제255조 공소취소 조항을 근거로 1심 판결 선고 전까지 공소취소할 수 있다고 해석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