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간선거] 美 전역 덮친 '블루 쓰나미'…격전지 11곳 중 '공화 텃밭' 7곳 붕괴
입력 2026.11.04 17:23
수정 2026.11.04 17:32
민주, 텍사스·캔자스 등 공화 강세 지역서 연승
하원도 탈환…트럼프 지지 지역까지 민주당에 내줘
고물가·이란 전쟁에 민심 이반…집권 후반기 제동
ⓒ 자료 = 외신 종합.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공화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까지 무너뜨리는 '블루 쓰나미'를 일으키며 연방 상·하원을 모두 탈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2년 만에 의회 통제권을 잃으면서 남은 임기 동안 민주당의 견제에 직면하게 됐다.
로이터통신과 AP통신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공화당이 보유했던 상원 의석을 최소 7석 빼앗으며 과반을 확보했다. 하원에서도 과반인 218석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2027년 1월 출범하는 새 의회의 주도권을 쥐게 됐다.
민주당의 승리는 공화당 강세 지역에서 두드러졌다. 텍사스에서는 민주당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가 공화당 켄 팩스턴 후보를 꺾고 38년 만에 민주당 상원의원으로 당선됐다. 캔자스에서는 민주당 애덤 해밀턴 후보가 공화당 로저 마셜 상원의원을 누르며 1932년 이후 94년 만에 민주당에 상원 의석을 안겼다.
오하이오에서도 민주당 셰러드 브라운 전 상원의원이 승리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와 아이오와, 메인,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민주당 후보들이 공화당 의석을 탈환했다. 공화당이 우위를 자신했던 지역까지 민주당에 내주면서 선거 전 예상보다 훨씬 큰 폭의 의석 이동이 발생했다.
하원에서도 민주당의 상승세가 이어졌다. AP는 민주당이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18%포인트 차이로 승리했던 지역의 하원 의석까지 빼앗았다고 전했다. 공화당이 선거구 재조정과 막대한 선거자금을 동원했지만 민주당의 의회 장악을 막지 못했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는 개표가 계속되고 있어 최종 정당별 의석수는 유동적이다.
공화당 패배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고물가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꼽힌다. AP 등 주요 언론이 참여한 출구조사에서 유권자 10명 중 약 9명은 생활비를 중요한 투표 요인으로 지목했다. 약 3분의 2는 물가 상승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이란 전쟁도 악재로 작용했다. 수입품 가격 상승과 전쟁에 따른 에너지 비용 부담이 가계 경제를 압박하면서 2024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출구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약 4분의 3이 미국의 현 상황에 불만을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도 부정적이었다. CBS뉴스 출구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8%에 그쳤다. 유권자 10명 중 7명은 의회가 대통령의 권력을 더욱 견제해야 한다고 답했다.
민주당의 상·하원 장악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국정 운영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민주당은 의회 상임위원회를 통해 행정부 관계자를 소환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가족의 사업 활동, 정책 결정 과정 등에 대한 조사를 추진할 수 있다.
상원에서는 장관과 연방 판사 등 대통령 지명 인사의 인준을 저지할 수 있으며 하원에서는 예산안과 주요 법안 처리를 둘러싼 충돌이 예상된다. 특히 이란 전쟁 비용과 관세 정책, 국가부채 한도 문제가 양당 간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법안 거부권과 행정명령 등 독자적 권한이 남아 있다. 민주당 역시 상·하원을 장악했다고 해서 주요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할 수는 없다. 로이터는 민주당이 유권자들의 경제적 불만을 해소하지 못하면 향후 국정 운영의 책임을 함께 떠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