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 2026+현장] 쓰레기 치우는 차도, 출근길 버스도…공통점은 ‘수소’
입력 2026.11.04 16:29
수정 2026.11.04 16:29
12개국 197개사 참가…일상 속 수소 기술 한자리
로봇이 충전하고 데이터로 정비…상용차 운행 편의 높여
폐자원으로 연료 만들고 고압 탱크에 저장…공급 기반 확대
WHE 2026 현대차그룹 부스 ⓒ데일리안 이소영 기자
쓰레기를 수거하는 트럭부터 승객을 태우는 버스까지. 생활 속 흔히 볼 수 있는 차량에 수소가 연료로 사용된다. 청소 트럭 옆에 놓인 로봇은 비전 인공지능(AI)으로 충전구를 인식하고, 보호캡을 연 뒤 커넥터를 체결한다. 일상 곳곳에서 수소를 활용하는 ‘수소 사회’의 청사진이다.
4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막한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 2026(WHE 2026)’ 현장에서는 수소가 모든 일상에서 활용되는 생태계가 펼쳐졌다. 현대차그룹은 수소 생산부터 도시·산업 전반까지 확대되는 수소 밸류체인을, 코오롱은 수소 핵심 소재·부품과 저장 시스템을 선보였다.
올해로 7회를 맞은 WHE는 수소 산업 전시회와 국제 컨퍼런스가 함께 개최되는 박람회다. 오는 6일까지 12개국 197개사가 참가한다. 조직위원회는 행사가 열리는 사흘간 약 3만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했다.
멈추는 시간이 비용…충전·정비까지 챙긴다
현대차그룹은 청소 트럭과 충전 로봇, 차량의 운행 상태를 살피는 관제 시스템을 소개했다. ‘블루링크 업타임 케어’에는 운행·진단 현황과 정비 예측, 실시간 알림 항목이 담겼다. 차량을 공급한 뒤에도 부품 상태를 살피고 정비를 지원하는 서비스다.
WHE 2026 현대차그룹 부스 충전 로봇 ⓒ데일리안 이소영 기자
무거운 폐기물을 싣고 운행을 반복하는 청소차는 차가 서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일을 할 수 없다. 관제 시스템은 실제 운행 데이터를 분석해 이상 징후를 파악하고 비가동 시간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충전 로봇 역시 다양한 기상 환경에서 작동하도록 개발 중이며, 향후 24시간 운영을 목표로 한다.
도슨트 설명에서 소개된 현대차그룹 수소 상용차의 누적 운행거리는 4억4000만km다. 현대차그룹이 세계 17개국에 공급한 약 4000대가 쌓은 기록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박람회에서 장거리 주행에 맞춰 내구성을 개선한 상용 연료전지 시스템도 처음 공개했다. 도로에서 얻은 경험을 운행 관리와 제품 개선으로 연결하고 있다.
WHE 2026 현대차그룹 부스 ⓒ데일리안 이소영 기자
버스 전시에서는 관람객이 직접 내부를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개발 중인 일렉시티 수소전기 저상 광역버스는 교통 약자의 이동 편의를 고려한 낮은 바닥 구조를 갖췄다. 4~5일에는 유니버스 수소전기버스와 더 뉴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시승도 운영한다.
차량에서 도시 전체로 영역을 넓히면 새만금 AI 밸리 디오라마가 나온다. 태양광 발전소와 수소 생산 시설, 로봇 제조공장, AI 데이터센터가 모형에 담겼다.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력과 수소를 산업 시설과 도시 모빌리티에 공급하는 구상이다.
연료 생산부터 저장까지…일상 속 수소
수소를 일상에서 쓰려면 연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현대차그룹이 실물로 전시한 고분자전해질막(PEM) 수전해 스택은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얻는 설비다. 수소로 전기를 만드는 연료전지의 역반응을 활용한다. 스택 12개를 묶은 5MW급 모듈 1기의 연간 생산능력은 약 700톤이다.
폐자원으로 연료를 만드는 과정도 소개했다. ‘HTWO 에너지 청주’는 유기성 폐기물에서 나온 바이오가스로 수소를 생산해 현장에서 차량을 충전하고 인근에 공급한다. 지역에서 나온 폐자원을 다시 에너지원으로 쓰면서 생산지와 소비지를 연결하는 방식이다.
WHE 2026 코오롱그룹 부스 ⓒ코오롱그룹
코오롱 전시관에서는 차량 내부에 들어가는 소재·부품이 전시됐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수분제어장치는 연료전지 내부의 수분 공급과 배출을 조절해 성능과 내구성을 높인다. 2013년부터 글로벌 자동차 기업에 공급해 누적 판매량 10만대를 넘겼다.
수소차용 제품과 함께 선보인 ‘에코메이트’는 비상발전·선박·열차 등에 활용된다. 코오롱스페이스웍스는 탄소섬유 중간재부터 저장탱크와 시스템 모듈까지 전시했다. 최근 출고한 700bar급 모듈은 탱크 7기에 배관·밸브·센서를 통합한 제품으로, 개발 중인 수소 엔진 트럭에 적용된다.
이날 기업들의 전시와 함께 수소 공급 기반을 넓히기 위한 정책 방향도 제시됐다. 정부는 청정수소 발전 입찰 시장 개편과 50~100MW급 수전해 설비 실증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제2차관이 4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WHE 2026 개막식에서 개회사를 발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이소영 기자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제2차관은 개회사에서 “산업의 탄소 감축에 집중하고 국내 청정수소의 생산과 활용이 선순환하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며 “대규모 국산 수전해 플랜트 연구개발과 핵심 소재·부품 국산화를 통해 생산비용은 낮추고 기술력은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와 긴밀히 협력해 수소사업법 제정을 추진하고 수소 배관·저장과 같은 유통 기반을 구축하는 등 기업 투자를 적극 뒷받침하겠다”며 “이러한 노력이 청정수소의 안정적인 공급과 주력 산업의 탄소중립으로 이어지도록 관계 부처가 힘을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