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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이 연 ‘연결의 예술’…현대차, 용인·상파울루 잇는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6.11.04 14:13
수정 2026.11.04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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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 세 번째 전시 순차 개막

백남준아트센터·피나코테카 미술관 공동 연구·기획

작가 4명 참여…소리·언어·자연으로 연결의 의미 탐구

아티스트 토크·퍼포먼스·수어 통역 전시해설도 마련

비아히츠, 〈삼바의 세 가지 기원: 뛰어오름, 목욕, 기도〉(2026), 〈언어는 백신이다〉(2026) 외,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 하늘의 잔물결을 따라》 전시 전경ⓒ사진: 홍철기, 백남준아트센터 제공

현대자동차가 한국과 브라질 미술관의 협업을 지원해 백남준의 예술적 실험을 오늘의 시선으로 재해석하는 전시를 선보인다. 서로 다른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공동 연구하고 신작 제작과 전시로 연결해 예술기관 간 교류를 넓힌다는 취지다.


현대차는 아트 파트너십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의 세 번째 전시인 ‘하늘의 잔물결을 따라’를 경기도 용인 백남준아트센터와 브라질 상파울루 피나코테카 미술관에서 순차적으로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백남준아트센터 전시는 오는 5일부터 내년 3월 28일까지 열린다. 피나코테카 미술관에서는 오는 28일부터 내년 4월 18일(현지시간)까지 관람할 수 있다.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는 국내외 예술기관의 공동 연구부터 신작 제작, 전시, 연계 프로그램, 출판까지 교류 전반을 지원하는 현대차의 아트 파트너십이다. 이번 전시는 청주공예비엔날레·휘트워스 미술관, 울산시립미술관·뉴 뮤지엄의 협업에 이은 세 번째 프로젝트다.


전시를 공동 기획한 양 기관의 큐레이터와 참여 작가들은 지난해 서로의 도시를 방문해 문화와 역사, 언어, 이주의 흔적 등을 살폈다. 사전 포럼과 공동 연구를 거쳐 지역의 차이를 가로지르는 ‘연결’을 전시의 중심 주제로 삼았다.


참여 작가는 김 크리스틴 선, 비아히츠, 제인 진 카이젠, 비비안 카쿠리 등 4명이다. 예술과 기술로 시공간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관계를 모색했던 백남준의 실천을 바탕으로, 서로 다른 존재와 세계가 관계를 맺는 방식을 탐구한다.


백남준아트센터에서는 ‘달, 메아리, 모기, 그리고 밈’을 부제로 작가들의 신작과 기존 작품을 함께 선보인다. 피나코테카 미술관 전시는 ‘백남준과의 대화’를 부제로 신작과 백남준의 주요 작품이 서로 호응하도록 구성된다.


김 크리스틴 선은 대형 벽화 ‘마음 땅 덩어리’와 ‘땅 마음’을 두 미술관에 각각 선보인다. 검은 덩어리로 표현한 두 개의 ‘마음’이 맞닿은 모습을 통해 서로 다른 존재의 만남에서 생기는 긴장과 역동성을 드러낸다.


브라질 작가 비아히츠는 ‘삼바의 세 가지 기원: 뛰어오름, 목욕, 기도’에서 삼바의 역사와 어원을 탐구한다. 또 다른 신작 ‘언어는 백신이다’에서는 언어가 현실을 바꾸고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내는 힘에 주목했다.




비비안 카쿠리, 〈클렙시드라〉(2026),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 하늘의 잔물결을 따라》 전시 전경. ⓒ사진: 홍철기, 백남준아트센터 제공

제주 출신 제인 진 카이젠은 코펜하겐 천문대에서 촬영한 ‘옛 달, 새 달’과 제주 앞바다를 항공 영상으로 담은 ‘해류’를 마주 보게 배치한다. 달과 해류, 조수 등 자연의 힘을 매개로 멀리 떨어진 사람들도 서로 연결돼 있음을 환기하는 작업이다.


비비안 카쿠리는 붉은 콘크리트 스피커와 케이블로 구성한 사운드 조각 설치 ‘클렙시드라’를 선보인다. 여러 사람의 정맥에서 녹음한 소리를 전시장으로 확장해 신체와 시간, 기술의 관계를 감각적으로 경험하도록 했다.


양 기관은 아티스트 토크와 퍼포먼스 등 연계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전시 기간에는 수어 통역 전시해설과 워크숍 등을 운영해 관객들이 작품에 담긴 만남과 소통의 의미를 살펴볼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박남희 백남준아트센터 관장과 요헨 볼츠 피나코테카 미술관 관장은 “이번 전시는 백남준의 실험을 오늘의 현실로 이어가는 ‘연결’의 프로젝트”라며 “서로 다른 장소와 문화를 잇고 타자를 이해하는 소통과 연대의 장”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공동 연구가 지역적 맥락을 가로지르는 예술적 접점을 발견하고, 네 작가의 교류에서 시작해 백남준의 예술적 실천을 다시 읽는 대화로 확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서로의 관점이 연결되고 새로운 해석과 담론으로 이어지는 과정에 함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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