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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대통령 눈에만 떨어지는 집값…국민이 사는 서울은 다르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입력 2026.11.04 11:12
수정 2026.11.04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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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90주 연속 상승…강남3구 제외 22개 구 오름세

매매가보다 더 뛴 전셋값…무주택자 체감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

대통령 "강남3구만 언급" 해명…여전한 주거비 부담과 정책 신뢰 논란

서울 잠수교에서 바라본 반포 아파트 모습.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보는 서울과 국민이 살아가는 서울은 다른 곳인 모양이다. 대통령은 주요 지역 아파트값이 놀라울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고 했지만, 무주택자들에게는 좀처럼 와닿지 않는 이야기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국무회의에서 서울 아파트 매물이 급증하고 거래량은 크게 줄었다며 주요 지역의 실거래 가격도 놀라울 정도로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집값 폭락을 걱정하는 사람들까지 생겨났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논란이 커지자 이 대통령은 다음 날 자신의 발언이 강남3구를 지칭한 것이며 서울 전체 집값이 폭락하고 있다고 말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강남3구의 하락이 사실이라고 해도 서울 대다수 지역에서 집값이 오르고 있는 현실까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90주 연속 상승했다. 올해 누적 상승률만 8.73%다.


물론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에서는 가격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고가 아파트의 실거래가도 크게 떨어졌다. 그러나 10월 넷째 주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는 나머지 22개 자치구가 모두 상승했다.


서울 외곽도 예외가 아니다.


노원구를 비롯해 도봉구와 강북구 등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지역에서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강남의 수십억원짜리 아파트가 몇 억원 떨어지는 동안 서민들이 내 집 마련을 꿈꾸던 지역의 가격은 오히려 오른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전월세 시장이다. 집을 살 여력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매매가격보다 당장 필요한 보증금과 매달 내야 하는 월세가 더 절박하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들어 8.91% 올랐다. 매매가격 상승률보다 높다. 10월 넷째 주에도 0.17% 상승했다.


대통령이 집값 하락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동안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은 계속 커지고 있다.


매물이 늘고 거래가 줄었다고 해서 반드시 집값이 안정된 것은 아니다. 대출 규제로 집을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상황과 가격이 내려 집을 살 수 있게 된 상황은 전혀 다르다.


대통령 발언 이후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 반발이 나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용자들은 도대체 어느 지역의 어떤 아파트가 떨어졌는지 묻고 있다. 실제 무주택자들의 체감과 동떨어진 발언이라는 비판이다.


여기에 대통령 부부의 분당 아파트 매각 과정에서 불거진 근저당권 논란까지 다시 거론되고 있다.


이 대통령 부부는 지난 7월 분당 아파트를 29억원에 매각하면서 미지급 잔금을 담보하기 위해 채권최고액 17억7000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청와대는 매수인의 사정을 고려한 정상적인 거래라고 설명했고, 해당 근저당권은 3일 말소됐다.


거래의 적법성과는 별개로, 대출 규제로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 사이에서는 형평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부동산 정책은 그 내용 만큼이나 정책을 설명하는 사람에 대한 신뢰도 중요하다.


정부가 집값을 안정시키려는 방향은 필요하다.


일부 지역에서 실제 가격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도 부정할 이유는 없다. 문제는 대통령이 강조한 일부 지역의 변화와 서울 전체의 주택시장 흐름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대통령이 말한 '놀라운 하락'이 어느 단지, 어떤 기간의 거래를 근거로 한 것인지도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다. 일부 실거래가의 하락과 전체 시장의 흐름은 구분해야 한다.


정책에 대한 신뢰는 정부가 강조하는 숫자만이 아니라 국민이 마주한 현실에서 출발한다.


집을 사지 못해 수도권 외곽으로 밀려나고, 전세 계약 갱신을 앞두고 보증금을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은 강남 고가 아파트의 하락 여부만이 아니다.


강남3구의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는 설명은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나머지 서울 지역의 상승세와 치솟는 전월세 부담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국민이 기다리는 것은 특정 지역의 가격 하락을 강조하는 말보다 내 집 마련의 문턱이 실제로 낮아지는 변화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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