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대신 박수·책임 대신 사과…민주당 신천지 논란 '이대로 끝?'
입력 2026.11.04 05:00
수정 2026.11.04 05:34
'3자 비밀연합' 근거 못 찾아
정청래 "공개적으로 밝혀라"
전용기 "당대표 흔들기" 반격
박선원 "나는 뭐하라고" 당혹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왼쪽 하단)와 정청래 의원(오른쪽 상단)이 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한병도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신천지 집단 입당 의혹에 대한 조사 결과 보고를 취소하고 김민석 대표의 사과로 논란을 매듭지으려 했지만 당내에서 공개 사과와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갈등이 다시 불거졌다. 의혹 규명보다 당내 갈등 수습에 무게를 둔 모습이다.
3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선원 당원 정비 TF 단장의 신천지 집단 입당 의혹 조사 결과 보고가 취소됐다. 김 대표가 '반명·분열주의·신천지 3자 비밀연합'의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사과했고 의원들이 박수로 이를 받아들이면서 관련 논의가 종료된 것이다.
다만 구체적인 조사 내용은 의원들에게도 보고되지 않았다. 민주당은 조사 결과를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기로 했으며 의원들의 비공개 열람 절차는 최고위원회에서 추가 논의할 예정이다.
김성회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가 진솔하게 사과했고 의원들이 잘 결정했다고 박수를 치면서 보고하지 않는 것으로 종료됐다"며 "이에 대한 이견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의총에서 논의가 마무리된 것과 달리 당내에서는 김 대표의 사과를 둘러싼 평가가 엇갈렸다. 책임론과 통합론이 맞서는 모습이다.
정청래 전 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반명·분열주의·신천지 3자 비밀연합의 근거를 찾지 못했다는 것은 없기 때문에 못 찾았다고 생각한다"며 김 대표의 당초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어 "비공개 의총에서 숨어서 죄송하다고 할 게 아니라 공개적으로 나와 당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본인이 어떤 책임을 질 것인지도 공개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 전 대표는 "당원과 정청래는 무죄가 되고 김민석 후보는 유죄가 되는 것"이라며 "이대로 넘어갈 수 있겠느냐. 사고를 친 사람이 사과하고 책임질 일을 저지른 사람이 책임져야 한다"고 압박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도 김 대표의 당초 의혹 제기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날 의총 도중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가 경선 과정에서 말한 것이 잘못"이라며 "그럼 시원하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 대표를 옹호하는 측에서는 사과를 거짓 주장 인정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며 맞섰다. 당내 통합을 위한 결단이라는 주장이다.
전용기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당 TF 조사에서도 집단 입당 정황이 확인됐다"며 "김 대표는 논란이 길어질수록 당의 부담이 커진다고 판단해 사과를 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과를 거짓 주장 인정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며 "이를 빌미로 책임부터 요구하면 당내 갈등만 부추기는 꼴이다. 당대표의 결단을 왜곡하는 것은 당대표 흔들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김태선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도 "김 대표의 사과는 당내 통합을 위한 대승적 결단"이라며 "자신의 입장보다 당의 단합을 우선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용만 민주당 의원은 조사 결과 보고가 취소된 배경을 설명하며 김 대표를 옹호했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전체 의원들에게 보고하면 내용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와 그에 따른 당의 부담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천지의 집단 입당은 이미 확인됐다"며 "당의 통합을 위한 결정을 두고 내용이 없어 사과했으니 책임지라는 반응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동아 민주당 의원 역시 "신천지의 존재는 확인됐고 그들이 반명과 분열주의라는 것은 명확하다"며 "더 이상 당과 김 대표를 흔드는 일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당초 조사 결과가 담긴 서류 봉투를 들고 의총장에 들어섰던 박 단장은 예정된 보고가 취소되자 당혹감을 드러냈다.
박 단장은 이날 의총 이후 기자들과 만나 "나한테 말씀도 없이 보고를 못 하게 하는데"라며 "그만하라고 하니 말씀드리지 않는 것이다. 그러면 나는 뭐하라는 것이냐"고 말했다.
특정 지역위원회에 수천 명의 신천지 교인이 가입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한 지역위원회에 몇천 명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구체적인 가입 규모를 묻는 질문에는 "몇 명이라는 말을 한 적 없다"며 "비공개 의총에서도 보고하지 않은 내용을 어떻게 이야기하겠느냐"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