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정보까지 털릴라”…똑똑해진 아파트의 ‘불편한 진실’
입력 2026.11.04 07:00
수정 2026.11.04 07:00
GS건설 커뮤니티 예약 시스템 해킹…연락처·주소 등 유출 우려
입주민 플랫폼 확대 속 8개사 보안 투자 평균 41억원 수준
전문가 “인력·투자 확대만으론 한계…AI 활용한 방어 필요”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뉴시스
건설사들이 주거서비스 차별화를 위해 입주민 전용 플랫폼을 확대하면서 개인정보 보호 문제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스마트홈 제어부터 커뮤니티 시설 예약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앱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됐지만, 최근 입주민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서 보안 취약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지난달 28일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 예약 관리 시스템에서 비정상 접근 정황을 확인하고 이를 차단했다. 이후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확인해 같은 달 30일 고객들에게 안내했다.
유출 예상 항목에는 이름과 생년월일, 휴대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회원번호, RF카드번호 등이 포함됐다. 주민등록번호와 계좌번호 등은 해당 시스템에서 수집·보관하지 않아 유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건설사들은 아파트 품질과 커뮤니티 시설뿐 아니라 입주 이후 생활서비스까지 브랜드 경쟁력으로 내세우며 플랫폼 개발과 기능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홈닉’을 내세워 커뮤니티 예약부터 스마트홈 제어 등 입주민 대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현대건설은 ‘마이 힐스’와 ‘마이 디에이치’를 통해 계약·입주 정보부터 스마트홈 제어, 시설 예약, AS 접수 등을 통합 제공한다.
GS건설의 ‘자이홈’도 사전점검과 AS, 입주 후 생활관리를 하나로 묶었다. 이 밖에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스마트홈’, DL이앤씨의 ‘e편한세상 스마트홈’, 포스코이앤씨의 ‘더샵 AiQ 홈’ 등도 운영되고 있다.
문제는 입주민 편의를 위해 개발된 플랫폼이 다양한 기능을 탑재할수록 보호해야 할 개인정보 범위도 넓어진다는 점이다.
정보보안 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사들 입장에선 사업을 수주하고 더 많은 랜드마크를 짓는 데 더 중요하지 않겠나”며 “반면 개인정보 보호 등은 비용을 투입하더라도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는 요소”라고 말했다.
반면 정보보호 투자 확대 속도는 더딘 모습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정보보호 공시 종합포털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 8곳의 지난해 정보보호 투자액은 약 330억1450만원원이다. 회사당 평균 약 41억원 수준이다.
삼성물산이 149억7250원으로 가장 많았지만 이는 건설 외 상사·패션·리조트 부문 등을 포함한 수치다. 현대건설은 42억2380만원, GS건설과 포스코이앤씨는 각각 32억4350만원, 32억1550만원이다.
그 뒤를 이어 DL이앤씨가 24억530만원이며, 롯데건설(19억3980만원)과 대우건설(18억3780만원), IPARK현대산업개발(11억7630만원)은 10억원대로 집계됐다.
이에 입주민 플랫폼의 기능과 이용 범위가 넓어지는 만큼 이를 뒷받침할 보안 투자 확대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다만 AI 등 기술이 발전하면서 단순 투자 확대 만으로 개인정보 해킹 등을 막긴 쉽지 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요즘 AI를 이용하면 전문 지식 없이도 해킹이 가능해지는 등 해킹이 대중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존엔 인력을 늘리고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할 수 있었지만 이젠 그것만으론 방어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AI를 이용한 해킹이 이뤄진다면 정보를 보호할 때도 AI를 활용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