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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에 놀라 콜드월렛 확대…해킹 막을 해법 될까

김민희 기자 (minimi@dailian.co.kr)
입력 2026.11.04 07:06
수정 2026.11.04 07:06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금융위, 거래소에 보관 비중 확대 주문

개인키 안전해도 승인·서명 조작 땐 유출 확률 높아

권한 분리·킬버튼·출금 지연 병행해야

콜드월렛 보관 비중 확대만으로는 해킹을 막기 어려운 만큼 출금 승인·서명 절차와 비상 차단 체계를 함께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콜드월렛에 자산을 더 넣으면 해킹으로부터 안전해질까.


바이낸스 대규모 해킹을 계기로 금융당국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 콜드월렛 보관 비중 확대를 주문했지만, 보관 비중만 높여서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온라인에 노출된 자산을 줄여 피해를 제한할 수는 있어도 출금 승인 권한이나 서명 절차를 악용하는 공격까지 막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미 자산 대부분을 콜드월렛에 보관하는 거래소도 있는 만큼, 자산을 꺼내는 과정의 안전성까지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4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2일 국내 거래소 등이 참석한 긴급회의에서 콜드월렛 보관 비중을 높게 유지하고 24시간·365일 보안관제 시스템을 운영할 것을 당부했다.


콜드월렛은 가상자산 이동에 필요한 개인키를 인터넷과 분리해 보관하는 방식이다.


온라인에서 출금에 활용하는 핫월렛의 자산을 줄이면 해당 지갑이 공격받았을 때 피해 규모를 제한할 수 있다.


현행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 따른 콜드월렛 보관 의무 비율은 이용자 가상자산의 80% 이상이다.


실제 보관 비중은 업비트가 99% 이상, 빗썸이 94%대, 코인원이 85% 수준이며 디지털엑스와 고팍스는 80% 초반대로 알려졌다.


다만 콜드월렛도 자산을 이동할 때는 거래 내용을 확인하고 서명하는 절차를 거친다.


개인키를 안전하게 보관하더라도 이 과정에서 악성 요청을 정상 거래로 받아들이면 자산이 유출될 수 있다.


타이거리서치는 바이낸스 사고 관련 보고서에서 직원 기기나 내부 서버에 침투한 공격자가 위조 요청을 서명 시스템에 넣거나 담당자의 승인 화면을 조작하는 위험을 짚었다.


개인키 자체를 훔치는 대신 해당 키로 악성 거래에 서명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2025년 바이비트 사고가 대표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공격자는 지갑 서비스 업체 개발자의 기기를 침해한 뒤 서명 화면을 조작했다. 담당자들은 일반 이체로 믿고 승인했지만, 실제로는 콜드월렛 통제권을 넘기는 거래였다.


윤승식 타이거리서치 센터장은 “콜드월렛 비중 확대는 자산 보관 측면의 1차 안전판일 뿐, 출금 승인 권한이나 서명 인프라 자체가 탈취되는 공격까지 막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보관 비중 확대와 출금 통제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는 취지다.


핫월렛에 노출된 자산을 줄이면서도 악성 요청이 승인되지 않도록 권한을 분리하고,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자산 이동을 차단할 수 있어야 한다.


국내 거래소들은 비정상적 출금을 긴급 차단하는 장치와 핵심 시스템 접근 통제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빗썸은 출금을 긴급 차단하는 이른바 ‘킬버튼’ 기능을 수행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365일 즉시 가동할 수 있는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고객정보와 지갑 관리 시스템은 사내 메신저·그룹웨어 등 일반 업무시스템과 분리된 전용 네트워크에서 운영한다고 밝혔다.


지갑·키 관리 시스템은 인터넷이나 일반 업무시스템에서 직접 접근할 수 없도록 차단하고, 중요 시스템에는 다중 인증을 적용한다는 설명이다.


외주인력의 네트워크도 별도로 분리하고 접근 권한은 정해진 기간과 업무 범위 안에서만 부여하고 있다.


내부 전담 조직과 외부 전문업체 등을 통한 모의해킹, 외부 전문가의 취약점 제보를 받는 버그바운티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코인원은 입출금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비정상적 자산 이동이 감지되면 출금을 차단하는 기능을 상시 운영하고 있다.


직원별 정보 접근 권한을 구분하고 결재 다중화와 권한 분산도 시행하고 있다.


디지털엑스는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이 이상 징후를 감지하면 출금을 자동 차단하고, 담당자가 직접 긴급 중단할 수도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보안관제와 입출금 담당 조직은 야간·휴일에도 즉시 대응할 수 있는 24시간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일반 업무 환경과 고객정보·지갑을 다루는 핵심 환경도 분리했다.


핵심 시스템은 인가된 담당자만 별도 인증을 거쳐 접근하도록 하고, 외주업체에는 업무에 필요한 최소한의 접근만 허용한다는 설명이다.


업비트와 고팍스는 내규와 보안 정책상 관련 내용이 대외비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


다만 업계에서는 거래소들이 밝힌 통제 장치가 실제 공격 상황에서도 신속하게 작동하는지 별도로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석진 동국대 교수는 “다중 인증과 함께 관리자 접근 권한을 최소화하고, 담당자별 이체 한도를 제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평소와 다른 규모의 자산 이동을 감지해 차단하는 이상 행위 모니터링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윤 센터장은 “IT 관리자 권한과 자산 서명 권한을 분리하고, 대규모 출금에는 강제 지연 장치를 적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그는 “단순 보관 비중 확대에 그칠 것이 아니라 실시간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과 비상 차단 기능을 연동하는 등 은행 수준 이상의 선제적 통제 체계가 반드시 병행되어야만 실질적인 방어가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김민희 기자 (minim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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