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李대통령 '압박'에 "도전적으로"…T+1, 2028년 하반기 도입 목표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6.11.02 15:23
수정 2026.11.02 15:37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美·유럽은 2년 반가량 걸려

우리는 2년 1개월 내 추진 목표

올해 말 업무 표준안 마련

"통합 테스트가 제일 중요"

2일 여의도 한국거래소 본관에서 거래소·한국예탁결제원·한국증권금융·금융투자협회가 공동으로 진행한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 로드맵 발표 브리핑'에 앞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강현태 기자

이재명 대통령 지시로 '속도전' 압박을 받던 증권 결제주기 단축(T+1) 로드맵이 공개됐다.


미국과 유럽 등이 제도 도입에 2년 6개월가량을 투입한 만큼, 2년 1개월 만에 준비 절차를 매듭짓겠다는 우리나라 구상은 도전적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박상욱 한국거래소 청산결제본부장은 2일 여의도 거래소 본관에서 거래소·한국예탁결제원·한국증권금융·금융투자협회가 공동으로 진행한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 로드맵 발표 브리핑'에서 "2028년 하반기 중에는 이행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약간 도전적으로 (일정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보다 앞서 T+1을 도입한 미국(2년 5개월), 내년 10월을 목표로 추진 중인 유럽(약 2년 6개월) 사례를 감안하면 물리적 시간부터 넉넉지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우리 시장은 해외와의 시차, 환전 이슈까지 얽혀있어 미국·유럽 시장보다 T+1 도입이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현재 국내 증권시장은 1972년부터 T+2 시스템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오늘 보유 주식을 팔면, 현금은 이틀 뒤에 찾을 수 있어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T+1 도입 요구가 거센 상황이다.


앞서 이 대통령이 지난 3월 자본시장 관련 간담회에서 "오늘 주식을 팔았는데 돈은 왜 모레 주느냐"며 불을 지핀 게 결정적이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주식시장 참여자 입장에서 주식을 팔고 돈을 돌려받는데 요즘 같은 세상에 왜 이틀씩이나 걸리는지 납득하기 힘들 수 있다"며 속도전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월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국내증시 40% 차지하는 외인
연착륙 고려해 제도 설계해야
"최소 18개월 이상 준비기간 필요"


하지만 올해 상반기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증시 비중이 40%에 육박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외국인 '연착륙'을 염두에 둔 제도 도입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외국인은 예탁원 등과 연계해 10단계 이상의 결제·청산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일부 단계에선 여전히 손으로 작성한 정보를 주고받는 실정이다.


뉴욕에 있는 외국인 투자자의 경우, 시차로 인해 'T+1.5'에 가까운 업무를 이미 수행하고 있다.


박 본부장은 "뉴욕 투자자는 T+2에서 이미 13시간을 손해 보고 시작하는, 체감상 T+1인 상황"이라며 "T+2에서 T+1로 단축하면 사실상 당일에 환전 및 결제 관련 업무를 모두 수행해야 한다"고 짚었다.


관련 맥락에서 해외 증권사 5개사·보관기관 6개사·투자자 21개사 등 32개사에 대한 설문 결과, 과반(53.2%)이 최소 18개월 이상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특히 아시아 권역별로 투자하는 외국인 특성을 감안하면 'T+1 아시아 최초 도입' 타이틀에 얽매이기보단 홍콩 등 경쟁 시장과 비슷한 시기에 제도를 안착시킬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T+1로 바꾸는 문제는 외국인 투자자 문제도 있고 아시아권이 같이 가야 하는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도 "권역 내의 시기적 정합성도 중요한 바로미터"라며 "미국도 멕시코·캐나다·아르헨티나와 같이 도입했고, 유럽도 유럽연합(EU) 국가들과 영국, 스위스가 묶어서 가는 중"이라고 짚었다.


홍콩이 당초 내년 하반기 T+1 도입을 예고했다가 지난달 중순 2028년 하반기로 일정을 연기한 만큼, 우리도 관련 시점을 고려해 로드맵을 마련했다는 취지다.


박상욱 한국거래소 청산결제본부장은 2일 여의도 거래소 본관에서 거래소·한국예탁결제원·한국증권금융·금융투자협회가 공동으로 진행한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책 로드맵 발표 브리핑'에서 "제일 중요한 게 통합 테스트"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600개 금융사 내후년 1분기까지
개별 전산시스템 구축 마무리해야


증권 유관기관들은 올해 말까지 업무 표준안을 마련해 배포하고, 내년 초 총괄 수행조직(PMO) 및 금융위 중심의 민관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거래소와 예탁원 등 핵심 인프라 기관이 내년 10월 말까지 전산시스템을 개발하면, 금융사들은 2028년 1분기까지 개별 전산시스템 구축을 마무리지어야 한다.


이후 6개월 이상의 통합테스트를 거쳐 2028년 하반기 중 T+1을 정식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개별 금융사들의 전산시스템 개발 및 연동이 지연될 수 있는 만큼, 실제 T+1 도입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박 본부장은 "전산 개발 비용, 전산 유지·보수 비용, 야간 데스크 운용에 따른 인건비 등이 발생할 것"이라면서도 "총 비용 추산은 현재로선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600여개 기관(금융사)은 같은 업권이라도 시스템이 다 다르다"며 "무엇을 상상하든 많은 비용이 필요할 것 같다. 어느 정도 요건이 확정되는 내년 중·하반기 정도는 돼야 전체적 비용 추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 비용 분담 계획은 없고, 해외도 비용 분담 사례는 없다"고 덧붙였다.


50년 넘게 유지돼 온 증권시장 '문법'이 송두리째 바뀌는 만큼, 도입 과정에서 각종 문제점이 발생할 수도 있다. 실효성 있는 통합 테스트에 공을 들여야 하는 이유다.


박 본부장은 "대규모 국가 단위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되면 좋겠지만, 돌발 변수나 운영 애로가 존재하는 게 사실"이라며 "제일 중요한 게 통합 테스트다. 600여개 금융기관에 대한 결제시스템 변경이기에 약간의 실수도 있어서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