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재판서 취업제한 추가 '합법'…대법 "형벌 아닌 보안처분"
입력 2026.10.31 16:50
수정 2026.10.31 16:50
준강제추행 피고인 벌금 700만→500만원 감액
약식명령에 없던 취업제한 5년은 보안처분 인정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데일리안DB
벌금형 약식명령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한 피고인에게 취업제한 명령을 추가해도 위법하지 않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취업제한은 형벌이 아닌 보안처분이라는 취지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준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지난 8일 확정했다.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24시간 이수와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에 대한 취업제한 5년 명령도 유지됐다.
A씨는 2024년 8월 벌금 700만원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하는 약식명령을 받았다. 약식명령은 공판을 열지 않고 서류 심리로 벌금 등의 형을 정하는 절차다. 피고인은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다.
A씨의 청구로 정식재판을 진행한 1심은 벌금을 500만원으로 낮추고 치료프로그램 이수 시간도 24시간으로 줄였다. 다만 약식명령에 없던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5년을 추가했다.
A씨는 취업제한을 새로 명령한 것이 형종 상향 금지 원칙에 어긋난다며 항소했다. 형종은 벌금형이나 징역형 같은 형벌의 종류를 뜻한다. 피고인만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서는 벌금형을 징역형으로 바꾸는 등 약식명령보다 무거운 종류의 형을 선고할 수 없다. 다만 같은 벌금형 안에서 금액을 높이는 것은 가능하다.
2심에 이어 대법원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청소년성보호법과 장애인복지법에 따른 취업제한 명령이 범죄인에 대한 사회 내 처우의 한 유형으로 형벌 자체가 아닌 보안처분의 성격을 갖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정식재판에서 약식명령과 같은 종류의 형을 선고하면서 취업제한 등 보안처분을 추가했다고 해서 더 무거운 종류의 형을 선고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며 A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