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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회 국방위원장까지 비자 거부…청와대의 한미 현안 해법은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6.10.31 08:00
수정 2026.10.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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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고위관계자 "비자 문제 연결된다 보지 않아"

정보 협력 제약은 인정…안보 2차 협상 '홀드'

전문가 "일종의 사고…李 참전 시 갈등 부각"

투자·정보·기업 문제 얽힌 '난기류' 해소 과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월 7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열린 레젭 타입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주최 환영 만찬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여권 인사들에 대한 미국의 비자 거부가 잇따르는 가운데 청와대가 이를 한미관계 현안과 분리하며 선을 그었다. 다만 정보 협력·투자·기업 문제가 얽힌 한미 간 이상기류는 사실상 인정했다. 비자 문제 자체보다 그 밑에 깔린 현안을 어떻게 풀어가느냐가 이재명 대통령의 대미 외교 과제로 남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28일 진성준 국회 국방위원장의 공무출장 비자(A-2) 발급을 거부했다. 국방위 방미단은 다음달 1~5일 미 태평양사령부를 방문해 한미 안보 협력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었지만 무산됐다. 함께 가려던 김병주 민주당 의원과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별도의 거절 통보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청래 민주당 의원도 주미대사관 국감을 위해 신청한 비자 발급이 보류되면서 출장지를 유럽으로 바꿨다.


미셸 스틸 주한미국대사는 지난 21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군상공회의소 오찬 간담회에서 "한미관계가 난기류(터뷸런스)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주한미국대사가 공개적으로 한미관계에 우려를 표한 건 이례적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미국 애틀란타로 출국하는 길에 의원 비자 제한이 "한미관계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비자 문제와 저는 이 문제가 연결된다고 보지 않는다"며 "비자는 비자 문제로 다뤄질 것이고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비자를 발급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는 통례적으로 알리지 않는다"며 "미측 설명은 비자는 비자로서 사안별로 검토한다는 이야기를 해서 연결돼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한미 간 현안이 쌓여 있다는 점은 부인하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한미 간의 정보 협력 다소 제약이 있는 상황인 건 맞다"며 "해소해야 하는 사안이고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난기류의 원인으로는 "투자 관련 논의가 있다가 거기서 발현된 원인이 하나 있고, 정보 협력 부분도 있고, 그 외 기업의 문제 등등 있다"며 "그런 것이 뭉뚱그려진 건데 하나씩 하나씩 풀어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한미 안보 분야 2차 협상에 대해서는 "결론적으로 홀드 상태에 있는 거고 풀어내보려고 한다"고 했다.


'기업 문제'에 대해서는 "쿠팡 문제뿐 아니라 구글·애플 등 여러 기업에 걸친 문제가 있다. 공정거래 관련 법 집행에 있어서도 미국의 일정 정도 문제 제기가 있어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플랫폼법이나 허위조작정보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한 미국 측의 문제 제기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비자 거부는 한미 갈등의 직접적 신호라기보다 미국 내 입국 심사 강화와 개별 의원의 이력이 맞물린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진 위원장은 군 복무 시절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이 있고, 정 의원은 1989년 미국대사관저 점거 농성에 참여했던 이력이 거론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미국이 현재 ICE로 대표되는 외국인들에 대해 들어오는 것을 철저하게 검사하고 있다"며 "진 위원장이나 정 의원이나 여러 기록상에 나타난 것들을 보면 미국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들도 있었고 그런 것들이 뜬 것"이라고 했다. 이어 "원래는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니까 미국의 시스템이 잘 굴러간다면 당연히 비자를 줘야 되는데 그게 제대로 안 되니까 지금 그런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한미관계가 정말 좋았다면 거부가 됐을 때 빨리 연락해서 우리 정부나 의원실에서 얘기하고 주한미국대사가 해결해 준다든지 하는 방법이 있긴 하겠지만 그런 게 전체적으로 수월치 않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비자 건은 한미관계에 그간 뾰족하게 튀어나온 여러 가지 일들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일종의 사고에 가깝다고 보인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직접 메시지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에는 선을 그었다. 박 교수는 "그럴 필요는 없다. 문제를 키우는 것"이라며 "주미대사나 스틸 대사를 통해서 우리 외교부가 얘기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외교부에서 문제를 풀어가야지 대통령까지 참전하게 되면 정말로 한미 간의 갈등이 있는 것으로 더 크게 부각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비자 문제는 외교부 선에서 관리하되, 정보 협력과 투자, 기업 문제로 정체된 협의를 정상화하는 게 이 대통령의 실질적 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 장관은 G20 외교장관회의 계기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의원 비자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다.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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