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내리고 몸살도 나았는데"…독감 후 어지럼증, 왜 생길까? [김효경의 데일리 헬스]
입력 2026.10.30 11:45
수정 2026.10.30 11:49
독감 회복기 어지럼증, 원인에 따라 증상 차이
자세 바꿀 때 빙빙 돌면 이석증 가능성
갑작스러운 보행 장애는 뇌졸중 위험 신호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독감 다 나은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어지럽지?”
독감으로 며칠간 고열과 몸살에 시달리다 열이 내리면 이제 다 나았다는 생각에 안심하게 된다. 그러나 독감 증세가 완화된 뒤에도 일어설 때 머리가 핑 돌거나 걸을 때 몸이 휘청거린다면 단순한 후유증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 독감을 심하게 앓으면서 생긴 탈수나 기력 저하가 원인이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귀의 평형기관 이상이나 뇌졸중 등 다른 질환의 신호일 가능성도 있다.
독감 회복기에 나타나는 어지럼증은 발열로 인한 수분 손실이나 식사량 감소와 관련이 있다. 독감을 앓는 동안 땀을 많이 흘리고 음식과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면, 탈수가 발생해 일어설 때 순간적으로 눈앞이 핑 돌기도 한다. 다만 열이 내리고 다른 증상이 호전됐는데도 어지럼증이 계속된다면 탈수 외에 다른 원인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표적으로 귀 안쪽의 평형기관에 이상이 생기면 어지럼증이 나타난다. 흔히 ‘이석증’으로 불리는 질환은 머리를 돌리거나 눕고 일어나는 등 자세를 바꿀 때 주변이 빙빙 도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전정신경염’은 귀에서 감지한 균형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전정신경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이석증과 달리 심한 어지럼증이 오랜 시간 이어지며 메스꺼움이나 구토, 보행 불안정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처럼 같은 어지럼증이라도 원인에 따라 증상이 나타나는 상황과 지속 시간이 달라 이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뇌졸중 등 뇌혈관 질환이다. 뇌에서 균형을 담당하는 부위에 문제가 생기면 갑자기 심한 어지럼증이 나타나거나 걷기 어려워질 수 있다. 평소와 달리 몸의 균형을 잡기 힘들고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말이 어눌해지는 경우,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뇌졸중을 의심해야 한다. 갑자기 걷기 힘들 정도로 심한 어지럼증이 발생한 경우에도 즉시 119에 연락해 응급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어지럼증의 원인을 구별하려면 증상이 언제 시작됐고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 어떤 상황에서 심해지는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 일어설 때 잠깐 어지러운지, 고개를 움직일 때 주변이 빙빙 도는지, 가만히 있어도 어지럼증이 계속되는지에 따라 의심할 수 있는 질환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경과에서는 이러한 증상과 병력을 바탕으로 신경학적 상태를 확인하고 눈의 움직임과 보행·균형 기능 등을 평가한다. 필요에 따라 뇌 영상검사를 시행해 뇌혈관 질환 여부를 확인하기도 한다. 따라서 독감에서 회복한 뒤에도 어지럼증이 지속되거나 반복된다면 단순한 기력 저하로 넘기지 말고 진료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권경현 세란병원 신경과 뇌신경센터 과장은 “독감 회복기 어지럼증은 탈수나 기력 저하 등 여러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며 “어지럼증이 나타났을 때는 독감 후유증으로만 생각하기보다, 걷기가 어렵거나 몸 한쪽에 힘이 빠지는 등 평소와 다른 증상이 동반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지럼증은 원인에 따라 치료와 관리 방법이 달라지는 만큼, 증상이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신경과 진료를 통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