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해상봉쇄 뚫은 이란…비밀조직 5000개 동원해 군수물자 3조원어치 확보
입력 2026.10.30 09:29
수정 2026.10.30 15:18
中·러시아·유럽서 폭약·로켓 연료 원료 대량 수입
위장업체와 석유 판매대금 활용해 서방 제재 우회
미사일 발사대 전용 가능한 트럭 435대도 들여와
지난 6월 16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쪽 한 마을에서 헤즈볼라 대원과 지지자들이 헤즈볼라 깃발과 이란 국기를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란이 미국의 해상봉쇄와 서방의 경제제재를 피해 최소 20억 달러(약 2조 9000억원) 규모의 군수물자와 군사·민간 겸용 물품을 수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란 국방부와 연계된 비밀조직 5000여 개가 해외 위장업체와 복잡한 자금 결제망을 활용해 무기 생산에 필요한 물자를 확보한 것으로 조사됐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2025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중국과 러시아, 독일,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 폭발물과 로켓 연료 원료, 항공기 부품, 산업용 기계 등을 수입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무기 생산시설이 파괴된 이후에도 관련 물자 반입은 계속됐다.
로이터는 이란 은행 기록과 기업 등록자료, 약 1만 9000건의 수입 기록을 분석해 국방부 산하 조직 5000여 개를 확인했다. 이들 조직은 국방부를 뜻하는 'MOD'와 고유번호를 조합한 명칭을 사용했으며 상당수가 동일한 테헤란 주소지에 등록돼 있었다.
특히 'MOD 346428'이라는 조직은 조사 기간 23억 달러 규모의 물품을 수입했다. 여기에는 미사일 이동식 발사대로 개조할 수 있는 이탈리아 이베코 트럭 435대와 중국산 티타늄 93t, 폭발물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화학물질 등이 포함됐다.
자금 결제 방식도 일반적인 국제거래와 달랐다. 로이터가 확인한 수입 거래의 97%는 국가 간 외화 송금 없이 처리됐다. 이란이 제재를 피해 판매한 석유 대금을 해외에 보관하고 이를 물품 구매에 활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물자 반입에는 러시아에서 카스피해를 건너는 화물선과 중앙아시아 육로, 중국발 화물기 등이 동원됐다. 러시아산 기폭장치도 지난해부터 최소 760만 달러어치 수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로이터는 수입품 가운데 상당수가 민간 용도로도 사용될 수 있어 모든 물자가 실제 무기 생산에 투입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 재무부는 이란의 제재 회피를 차단하기 위한 압박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