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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건강하다” 모레노 말 믿어도 될까 [기자수첩]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입력 2026.10.30 07:00
수정 2026.10.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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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동반 은퇴 소동 일으킨 ‘96라인’ 모두 발탁

내부 갈등설 불거진 지 한 달도 안됐는데 “건강한 상태” 확신

오랜 기간 불거진 갈등, 단기간에 임시 감독이 해결하기 쉽지 않아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명쾌한 답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신뢰할 만한 시그널을 받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9일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11월 A매치 2연전에 나설 명단을 공개했다.


발탁 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김민재(뮌헨), 황인범(포르투), 황희찬(샬케) 등 1996년생 동갑내기들은 이번에도 변함없이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9~10월 A매치 기간 은퇴소동을 빚었던 이들이다.


이들은 지난 6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친선전을 마친 뒤 대표팀 은퇴를 암시하는 듯한 행동과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과정에서 국가대표팀의 내부 갈등설이 확산됐고, 주장 손흥민과 ‘96라인’ 선수들이 불화설의 중심에 섰다.


이들 4명이 동시에 발탁됐다고 해서 대표팀 내부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 생각하는 이는 없다.


이번 갈등설은 어느 한 가지 사건으로 인해 불거진 것이 아닌, 오랜 시간 축적돼 온 결과다.


황인범은 “대표팀 9년 차인데 여러 부분에서 변화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며 울먹이기까지 했다. 96라인의 불만이 단기간에 쌓인 것이 아니라는 방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레노 감독은 “팀은 매우 건강하다”라고 했다. 갈등설이 불거진 지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말이다.


최근 회장 자리가 비어 있는 대한축구협회의 불안정성, 당장 11월 이후 모레노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아도 이상하지 않은 일련의 상황들은 대표팀 내 갈등 해소가 쉽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줄 어른도 없을뿐더러, 소통을 했다고 하지만 과연 선수들이 아직 임시 감독에 불과한 모레노와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을지는 의문이다.


황희찬과 대화하는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10년 가까이 지속돼 온 대표팀 내부 문제들을 해결하기에는 모레도 감독도 여력이 없다.


대표팀 내 갈등설이 불거졌을 당시에는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며 단호한 지도자 철학을 드러냈던 모레노 감독이지만 문제의 중심에 섰던 김민재, 황인범, 황희찬을 모두 발탁했다.


11월 A매치 2경기로 자신의 재계약 운명이 결정되는 만큼 모레노 감독도 대표팀의 핵심 자원들인 96라인 선수들을 마냥 외면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아직 A매치 2경기가 남아 있지만 모레노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당장 11월까지만 대표팀을 이끌 수도 있다. 남은 2연전을 잘 치르더라도 중동의 불안정한 정세로 내년 아시안컵이 연기될 경우 한국과는 동행을 이어 나가기 어려울 수도 있다.


여러모로 현재 대표팀 몇몇 선수들을 둘러싼 갈등 해소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당장 팀을 떠날 수도 있는 모레노 감독의 말을 과연 선수들이 얼마나 진심으로 귀담아 들을 지 의문이다.


“팀은 매우 건강하다”는 임시 감독의 말을 신뢰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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