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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는 좁다"…해외로 눈 돌리는 증권사, 글로벌 경쟁력은 제각각

김하랑 기자 (rang@dailian.co.kr)
입력 2026.10.30 07:03
수정 2026.10.30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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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전략·현지화 수준 차이

안정적 수익 기반 마련 관건

최근 증권사들이 해외 시장 진출에 드라이브를 거는 가운데, 현지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향후 핵심 과제로 꼽힌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국내 증권사들이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다만 해외 진출이 활발해지는 것과 달리 증권사별 현지화 수준과 수익성에는 상당한 격차가 나타나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16개 증권사는 전 세계 15개국에서 총 93개 해외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전년보다 13개 증가한 규모다.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증권이 29개로 가장 많았으며 한국투자증권(11개), NH투자증권(8개), KB증권(7개) 등이 뒤를 이었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는 건 국내 시장에 집중된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서다.


국내에서 해외 주식 거래를 중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 고객을 직접 확보해 주식중개와 자산관리, 투자은행(IB)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법인을 통해 현지 투자 기회를 직접 발굴하고 외부 중개기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금융그룹 차원에서는 해외 거점을 기반으로 은행과 자산운용사 등 계열사 간 공동 투자와 기업금융 사업을 확대할 기회도 생긴다.


이에 최근 해외 금융사 인수를 통한 사업 확장도 이어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9일 일본 산코증권 지분 100%를 약 476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인도와 베트남 등 신흥국을 넘어 일본 시장에서도 현지 사업 기반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다.


키움증권도 지난 6월 신한투자증권의 뉴욕 현지법인을 인수했다.


미국 주식 거래를 현지에서 직접 처리할 수 있는 중개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토스증권 역시 미국 증권업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일본과 싱가포르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등 해외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해외 진출 전략은 증권사마다 다르다.


미래에셋증권은 현지 금융사 인수를 통해 고객 기반을 확보하고 리테일과 자산관리 사업을 확대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대표적으로 인도 증권사 쉐어칸을 인수해 현지 개인투자자 대상 영업망을 확보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는 기관투자자 대상 거래와 IB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미국 현지법인을 중심으로 인수금융과 대체투자 사업을 확대해 왔다.


지난 2021년 뉴욕 IB법인인 KIS US를 통해 미국 워싱턴DC 소재 오피스 빌딩의 지분 인수 과정에서 5000만 달러 규모의 인수금융을 주관한 것이 대표적이다.


미국 금융사 스티펄 파이낸셜과 합작 설립한 SF크레딧파트너스를 통해서는 기업 인수금융과 사모대출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현지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주식중개와 신용공여 사업을 운영하는 등 지역별로 사업 전략을 달리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해외 기관영업과 글로벌 금융상품 공급에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신한투자증권은 적자가 이어진 뉴욕법인을 키움증권에 매각하는 등 해외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해외법인 운영 규모와 현지화 수준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키움증권 미국법인은 현재 한국인과 현지 직원을 포함해 총 5명 규모로 운영 중이다.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거래를 현지에서 중개하는 업무에 집중하고 있어 대규모 영업 인력을 갖출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의 런던 거점은 현지인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는 등 현지 시장에 상당 부분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수익성에서도 법인별 격차가 나타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지난해 국내 증권사의 해외 현지법인 83개 가운데 32개가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의 약 38.6%에 해당한다.


해외 진출을 확대하더라도 현지 영업 기반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현지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법인은 고객 확보와 인력 운영에 비용이 발생하는 반면, 거래 중개나 투자금융 중심의 법인은 거래 규모와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성이 달라질 수 있다.


해외 대체투자와 인수금융 사업 역시 부동산 시장과 금리 등 대외 환경에 영향을 받는 만큼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해외 진출의 성과는 거점 수보다 각 증권사가 사업 목적에 맞는 수익 기반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구축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외 진출은 단순히 거점을 늘리는 것보다 현지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증권사마다 사업모델과 현지화 수준이 다른 만큼 해외법인의 실질적인 수익 창출 능력이 경쟁력을 가르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랑 기자 (ra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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