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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특정 지역 유리한 평가기준 안 된다... 치의학연구원 재설계하라"

대구 = 김상현 기자 (scoop@dailian.co.kr)
입력 2026.10.29 15:56
수정 2026.10.29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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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접근성 배점 16.8% 논란

치과기업·생산·수출 지표는 빠져

치의학 연구·산업 역량 반영 촉구

"평가 기준·배점 공개와 검증해야"

추경호 대구시장이 29일 대구시청 동인청사 2층 상황실에서 국립치의학연구원 후보지 선정의 공정한 평가 기준 마련을 촉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대구시

추경호 대구시장과 대구·경북 치과계·학계·산업계가 국립치의학연구원 후보지 평가 기준을 원점에서 다시 짜라고 정부에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보건복지부 연구용역이 내놓은 평가 지표가 치의학 연구·산업 역량보다 교통 접근성 등에 무게를 둬 특정 지역에 유리하게 설계됐다는 주장이다.


추 시장과 지역 치과계는 29일 대구시청 동인청사에서 '국립치의학연구원 공정 공모'를 촉구하는 입장문과 공동 성명서를 잇따라 발표했다.


추경호 "설립 목적 실현할 역량이 평가의 중심돼야"


추 시장은 입장문에서 "국립치의학연구원의 입지는 대한민국 치의학의 미래와 산업 경쟁력을 기준으로 결정돼야 한다"며 "연구·임상·인증·생산이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산업 생태계와 우수한 인력, 국가균형발전과 글로벌 경쟁력에 대한 기여도가 입지 선정의 핵심 기준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대구의 준비 상황도 부각했다. 추 시장은 "첨단의료복합단지와 치과대학병원, 첨단 치과기업을 아우르는 탄탄한 인프라를 구축했다"며 "치과 산업 생산과 수출에서 비수도권 1위의 역량을 갖추고, 전국 최초 덴탈 규제자유특구 지정과 AI 기반 디지털 덴티스트리 육성으로 산업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보건복지부 연구용역에서 제시한 평가 기준은 이러한 본질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용역 수행기관의 전문성과 의견 수렴 과정의 공정성에 문제가 제기된 점도 거론했다.


추 시장은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감에서 해당 용역 결과를 참고자료라고 밝히고 지자체 의견을 수렴해 평가 기준을 보완하겠다고 약속한 데 대해 "이제 그 약속을 구체적인 기준과 절차로 보여줘야 한다"고 압박했다.


시는 이날 정부에 세 가지를 요구했다. 먼저 특정 지역 편중 의혹을 낳는 평가 지표와 배점을 연구원 설립 목적에 맞게 전면 재설계하라는 것이다. 지자체 의견을 충실히 수렴해 치의학 연구 역량과 임상 인프라, 산업집적도, 국가균형발전 기여도를 핵심 평가 항목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주문도 내놨다. 평가 기준과 배점의 근거는 물론 평가 절차와 결과를 공개하고, 공정성을 검증할 장치를 마련하라는 요구도 나왔다.


추 시장은 "공정한 기준 아래 준비된 역량으로 당당히 평가받겠다"면서도 "합리적 근거 없는 기준으로 대구의 역량을 배제하려 한다면 240만 시민과 함께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치과계 "교통 16.8%·GRDP 14.7%…편향 지표 백지화해야"


대구시치과의사회와 경북도치과의사회가 주관한 공동 성명서 발표에는 경북대 치과대학 등 지역 치과계·학계·산업계 대표 10여 명이 함께했다.


이들은 복지부의 '국립치의학연구원 후보지 선정 평가지표 및 기준 마련 연구' 용역 결과에 깊은 유감을 표했다. 복지부가 소관 의료 R&D 시설인 첨단의료복합단지를 가장 유사한 국책기관 사례로 꼽고도, 정작 평가 기준은 치의학 연구·산업 환경 조성을 외면한 채 특정 지역에 유리하도록 짜였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이 가장 먼저 문제 삼은 것은 정량 지표의 누락이다. 통계청 데이터로 검증할 수 있는 '지역별 치과 기업 수, 매출액, 부가가치액' 등 객관적 지표가 평가에서 빠졌다는 것이다. 반면 '교통접근성' 지표에는 가장 높은 가중치(16.8%)가 매겨졌다. 자문 과정에서 외부 전문가가 특정 지역 특혜 우려를 제기했는데도 이를 반영하지 않았고, '부지 반경 500m 내 대중교통 서비스' 같은 지엽적 지표까지 포함했다는 것이다.


R&D와 직접 관련이 없는 GRDP와 인구증가율을 14.7%나 반영하고, 정주 여건에서 인재 유치의 핵심인 '교육환경'을 제외한 점도 문제 삼았다. 이들은 "최소한의 통계적 일관성조차 상실한 채 이중잣대로 설계됐다"고 비판했다.


치과계는 정부에 ▲불공정 용역 결과 즉각 백지화 ▲치의학 산업 기존 인프라와 연구·산업 연계 역량 반영 ▲교통·정주 과다 배점과 GRDP 등 무관한 지표 삭제 ▲교육환경 반영과 공간·시점 기준의 일관성 확보를 통한 평가지표 전면 재설계 ▲평가 과정·결과 공개와 독립적 검증 절차 마련 ▲약속한 공모 원칙 준수 등 6개 항을 요구했다.


국감서도 용역 절차 도마…평가 틀이 유치전 첫 관문


용역을 둘러싼 논란은 지난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쟁점이 됐다. 국민의힘 김기웅(대구 중구남구)·이달희(비례대표) 의원은 용역 수행기관인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선정 과정의 수의계약 위법성 의혹과 비전문가 재위탁 등 절차상 불공정 문제, 특정 지역에 치우친 지표 산출을 따져 물으며 복지부 자체감사와 평가 기준 원점 재검토를 촉구했다.


지역 치과계는 대구가 비수도권 1위인 치과 기업 수(43개사)와 치과의료기기 수출액, 연간 4983억원의 생산액, 첨단의료복합단지 내 12개 국책연구기관, 상급종합병원 5곳 등 임상·산업 인프라를 갖춰 연구원 설립 즉시 성과를 낼 수 있는 최적지라고 강조했다.


"치과 기업 40% 복합단지에 집적…대구는 독식 안 해"


박세호 국립치의학연구원 대구유치추진단장은 "대한민국 치의학 100년 대계를 좌우할 국립치의학연구원은 정치적 논리가 아닌 공정한 기준과 역량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단장은 기자와 통화에서 대구의 차별점으로 첨단의료복합단지를 꼽았다. 그는 "첨복단지는 정부가 만든 의료 특화단지로 치의학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다른 시도에는 없다"며 "첨복단지 입주 기업의 40% 정도가 치과 관련 기업일 만큼 치과 산업 집적도가 높고 이미 부지도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전의 한의학연구원은 발족 후 어느 정도 성과를 내기까지 5년이 걸렸다고 하는데, 대구는 그 시간을 많이 당길 수 있다"며 "다른 시도는 연구원을 세워 인프라를 만들려는 생각"이라고 했다.


교통접근성 배점을 두고는 "특정 지역을 유리하게 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봐야 한다"며 "지표를 설계한 분이 치의학 연구와 관련 없는 교수여서 그런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박 단장은 '독식'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한의학연구원도 본원과 분원이 나뉘어 있다"며 "대구가 본원을 가져오면 수도권과 가까운 천안에 분원을 얼마든지 줄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대구시와는 '원팀'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있으며, 국민의힘 이만희 국회 보건복지위원장과 김기웅·이달희·주호영 의원 등 지역 국회의원들과도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했다.


향후 일정에 대해서는 "공모 일정이나 입지선정위원회 구성 시점은 아직 파악된 게 없다"며 "평가 지표가 수정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대구시와 공조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상현 기자 (scoop@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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