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D-피플라운지] “韓 가상자산 키우려면 현물 ETF 열어야”

김민희 기자 (minimi@dailian.co.kr)
입력 2026.10.30 07:07
수정 2026.10.30 07:07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조성일 KDAC 대표 “현물 ETF 논의 조속히 재개해야”

법인 가상자산 관리엔 직무분리·다중승인 필수

자산 이전 위험 줄일 수탁연계정산제도 제안

조성일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 대표가 지난 27일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국내 가상자산 수탁 시장의 현황과 과제를 짚었다. ⓒ데일리안 김민희 기자

“법인 투자가 허용된다고 시장이 갑자기 커지지는 않을 겁니다. 제가 보는 전환점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입니다.”


조성일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 대표는 최근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성장 조건으로 현물 ETF 도입을 꼽았다.


기업의 직접 투자를 허용하는 데서 나아가, 기존 금융회사가 참여하는 투자 통로를 마련해야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자산 관리 체계도 발전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러한 시각에는 전통 금융시장에서 쌓은 경험이 바탕이 됐다.


조 대표는 한국예탁결제원에서 30여년간 근무하며 토큰증권 관련 사업을 총괄했다.


디지털자산 시장에서도 안전한 보관과 관리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지난해 6월 KDAC에 합류했다.


그는 현물 ETF가 도입되면 투자자 저변이 넓어지는 동시에 전문 수탁기관의 역할도 커질 것으로 봤다.


투자자는 가상자산 거래소에 별도 계좌를 개설하지 않고 기존 증권계좌에서 익숙한 방식으로 투자할 수 있다.


자산운용사는 상품 운용을, 전문 수탁기관은 기초자산 보관을 맡으면서 전통 금융회사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도 확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 대표는 “주식 투자자라면 별도로 가상자산 거래소에 계좌를 개설할 필요 없이 기존 시장에서 하나의 상장 종목으로 주문하면 된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익숙하고 편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2024년 현물 비트코인 ETF 도입을 계기로 기관투자자의 참여를 확대한 점에 주목했다.


국내에서도 기관 참여가 늘면 장기 투자와 위험 관리 수요가 커지고, 이를 뒷받침할 시장 인프라도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변화를 이끌 국내 현물 ETF 도입 논의는 뒷전으로 밀렸다고 평가했다.


조 대표는 “시장 정상화를 위해 현물 ETF 논의를 조속히 재개해야 한다”며 “디지털자산기본법 도입 전이라도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추진하는 것이 시장과 인프라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가상자산을 신탁업자가 수탁할 수 있는 재산에 명시적으로 포함하는 등 보관·관리를 위한 법적 근거를 정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조성일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 대표는 지난 27일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국내 가상자산 수탁 시장의 현황과 과제를 짚었다. ⓒ데일리안 김민희 기자

법인 참여 허용만으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기 어렵다고 보는 이유도 있다.


기업은 수익 전망뿐 아니라 투자 결정과 자산 관리에 따르는 책임까지 고려해야 한다.


왜 가상자산을 보유해야 하는지 주주와 이사회에 설명하고, 보관과 회계처리 방식도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기업들은 투자 판단보다 거버넌스 측면에서 고민하고 있다”며 “주주와 이사회에 설명해야 하고 공시도 해야 하는 만큼 ‘이 투자를 꼭 해야 하나’를 검토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이러한 기업의 고민은 전문 수탁기관이 필요한 이유로 이어진다.


법인이 가상자산을 보유하려면 자산을 옮길 수 있는 권한인 개인키를 누가 관리하고, 출금을 누가 승인하며, 보유 사실을 어떻게 증명할지 체계를 갖춰야 한다.


조 대표는 “개인이 자기 키를 관리하는 것과 법인의 재산을 한 사람이 관리하는 것은 다르다”며 “법인에서 한 사람이 키를 통제하는 구조는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담당자의 키 분실이나 유출이 회사 자산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직무 분리와 다중승인이 필수라는 설명이다.


KDAC은 이를 위해 고객사의 출금 신청과 승인 권한을 나누고, 내부에서도 여러 담당자가 절차에 참여하도록 운영한다.


조 대표에 따르면 금고 개방과 서명 등을 거쳐 출금 한 건을 처리하는 데 약 6명의 승인이 필요하다.


법인 고객에는 잔고증명서를 발급해 회계감사 과정에서 자산 보유 사실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그는 이러한 수탁사의 역할을 “통제와 책임의 인프라”라고 표현했다.


기업이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은 물론, 그 과정과 보유 현황을 외부에 설명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의미다.


다만 보관 절차가 엄격해질수록 거래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수탁사에 맡긴 자산을 매매할 때마다 거래소로 옮겨야 한다면 복잡한 출금 절차를 거쳐야 하고, 이전 과정에서 위험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조 대표는 ‘수탁연계정산제도(OES)’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수탁사에 자산을 보관한 상태에서 거래소에 주문하고, 체결 이후 두 기관이 정산하는 방식이다.


거래소와 수탁사가 잔고 확인과 정산 체계를 연결하면 자산을 반복해서 옮기는 부담을 줄이면서 거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KDAC도 이러한 인프라의 필요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금융회사와 협력을 넓히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과 맺은 업무협약은 향후 현물 ETF가 도입될 경우 기초자산 수탁에 참여하기 위한 준비 차원이다.


이와 함께 국세청 가상자산 보관 사업자로 선정된 경험을 바탕으로 공공기관 수탁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조 대표는 “법인 몇 곳이 들어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ETF 시장이 열려야 시장 전체의 규모가 커진다”며 “기존 금융기관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회사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D-피플라운지'를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김민희 기자 (minimi@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