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오세훈·한동훈 공세'에…민주당 내부 "왜 체급 키워주나" 불만
입력 2026.10.29 05:30
수정 2026.10.29 05:30
與, 吳 한강버스·韓 딸 스펙의혹 연일 공세
경찰에 고발까지 하며 '사법 리스크' 정조준
당내선 공세실효 의문…존재감만 부각 지적
진보 잠룡 부재에 봉합·민생 먼저 목소리도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오른쪽)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무소속 한동훈 의원을 향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오 시장과 한 의원에 대한 사법리스크를 부각시켜 차기 잠룡 부적합 여론을 확장시키겠단 전략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내에선 이 같은 공세 강화 전략이 오히려 두 야권 잠룡의 체급만 높여줄 뿐이라는 우려가 감지된다. 더군다나 여권 내에선 마땅한 대권주자가 보이지 않는 만큼 진보 진영 내 갈등 정리와 민생 집중으로 정부·여당의 지지율을 올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오 시장의) 한강버스 리베이트 의혹이 상임위원회에서 문제 제기 됐고 상당히 큰 문제가 되고 있는데 당에 한강버스 비리·은폐 조사단이 있다"며 "단장은 박주민 의원인데 이 리베이트 의혹과 관련한 은폐 정황을 반드시 규명해서 사실관계를 밝힐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사단장인 박주민 의원은 한강버스 제작 과정에서 불거진 3억2000만원 규모의 리베이트 의혹과 관련해 지난 15일 오 시장의 국정감사 발언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펼치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박 의원이 이끄는 민주당 '오세훈 한강버스 비리·은폐 진상조사단'은 오는 29일 오전 오 시장을 공직선거법위반(허위사실공표)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들이 제기한 의혹은 한강버스 제작업체에 지급된 사업비 일부가 브로커 등을 거쳐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관계자에게 전달됐다는 내용이다. 서울시는 수사의뢰서 초안이 보관돼 있으며 관련 전자자료를 은폐·폐기한 적이 없다며 방어논리를 펼치고 있다. 오 시장도 지난 15일 서울시 국정감사 당시 "수사의뢰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엄정하게 조사하도록 지시했으며, 객관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감사원 감사청구를 검토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민주당은 한동훈 의원에 대한 공세에도 고삐를 죄고 있다. 한 의원 딸의 허위 스펙 의혹을 다시 제기하는데 그치지 않고, 과거 불송치로 종결된 사실에 대해 수사 무마 의혹까지 꺼내들었다. 특히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한 의원 딸의 봉사활동 기록과 실제 활동 내용 사이의 불일치를 거론하며 전면 재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민주당은 한 의원 아들 의혹 카드까지 들고 나왔다. 지난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 의원 부부가 아들의 학교폭력 사건을 무마했다는 의혹을 거듭 제기하며 사건 처리 경위에 대한 진상 확인을 요구한 박균택 민주당 의원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이 오 시장과 한 의원을 향한 공세를 강화하는 이유는 두 정치인에게 흠집을 내기 위해서다. 리베이트 의혹과 가족 관련 의혹은 정치인에게 치명적인 사안인 만큼, 해당 의혹들을 계속 꺼내 정치적 신뢰도를 흔들겠단 계산이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하지만 당내에선 이같은 공세 집중 전략이 효과를 발휘할 지에 대해 의문의 목소리가 나온다. 오 시장은 항소심에서 여론조사 대납 혐의를 벗어내면서 국민들에게 '무죄'라는 이미지가 각인됐고, 한 의원은 공세에 대응하면서 본인의 정치적 체급을 더 키우는데 활용할 것이란 지적이 나오면서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오 시장 무죄 선고는 생중계 됐고, 한 의원은 여러 번 봤다시피 때릴 수록 더 매섭게 나올 것"이라며 "불법이 있거나 잘못한 게 있으면 짚는 건 당연하지만 확실한 뭔가를 잡고 때려도 상승세를 탄 두 정치인을 흠집내기 어려울텐데 잘게 잘라서 때리면 (국민들의) 피로감만 높아질 것 같아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우려는 여론조사 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한길리서치가 지난 25~26일 KNA25·폴리뉴스 의뢰로 유선 4.4%, 무선 95.6% 전화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범보수 인사 8명을 대상으로 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한 의원이 14.0%, 오 시장이 13.7%를 기록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1.7%로 뒤를 이었다.
일각에선 민주당을 포함한 진보진영 내부에서 오 시장과 한 의원에 맞설 인물이 마땅히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 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앞선 한길리서치의 범진보 인사 7명을 대상으로 한 대선 선호도 조사 결과에서 △김민석 대표(9.5%) △강훈식 전 대통령비서실장(8.3%) △정청래 민주당 의원(7.7%) △김부겸 전 국무총리(7.5%) 등 두 자릿수 선호도를 기록한 진보 진영 정치인은 없었기 때문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 다른 민주당 한 관계자는 "대선은커녕 총선도 아직 많이 남은 만큼 선호도 조사에 의미를 부여하면 안 되지만 두 자릿수를 넘기는 잠룡이 없다는 건 그만큼 (진보) 내부가 갈라져 있단 얘기"라며 "지금은 저쪽(보수야권)을 흔들때라기보단 내부부터 다지면서 붙어볼 만한 분위기부터 만들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서울시당위원장인 김영배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명당'에서 "(오 시장의 무죄 선고로) 야당의 대선 후보가 탄압을 당하다가 족쇄에서 풀려가지고 돌아왔다는 모양새로 가는 측면이 있지 않나"라며 "(국민의힘) 한편에서는 잔칫집 분위기도 난다. 요즘 민주당 내 상황을 감안하면 순간적으로 부럽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이에 당이 전략을 공세가 아닌 민생 회복에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영배 의원은 "근본적으로는 김 대표나 당이 오히려 국민들이 질책하고 계신 핵심 부분을 돌파할 수 있느냐 이게 우리한테 놓여진 과제"라며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없어졌지만 이번 11월 정기국회에 부동산 민심을 잡을 수 있는 해법을 내놓을 수 있느냐가 우리한테 놓여 있는 핵심 과제고 이걸 돌파 못하면 내년에는 우리가 심판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언주 민주당 의원도 이날 YTN 뉴스ON에 출연해 "우리가 집권여당으로 얼마나 국민들한테 신뢰를 못 주면 야당의 모습들이 국민들한테 기대를 주고 있을까 하는 씁쓸한 마음이 생긴다"며 "탄핵 이런 게 중요한 게 아니고 GDP 성장률은 높지만 수치와 달리 밑바닥 민생이 굉장히 어려워서 우리가 국민들한테 대안적인 모습들, 비전을 제시해야 되는데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