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론 요건 완화에도 금리 5%대…신혼부부 내 집 마련 ‘험로’
입력 2026.10.29 07:09
수정 2026.10.29 07:09
신혼 1인 소득 7000만원 이하로 문턱 낮춰
석 달째 동결했지만, 높은 금리 ‘발목’
주금공 MBS 조달금리 급등, 추가 인상 우려도
신혼부부의 보금자리론 소득 요건이 완화됐지만, 정책대출임에도 높아진 금리에 이자 부담이 적지 않다.ⓒ뉴시스
정부가 무주택 서민과 신혼부부의 주거 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정책금융상품인 보금자리론 소득 기준을 대폭 낮췄다.
하지만 보금자리론 금리 상단이 5%대를 넘어서면서 소득 요건을 맞추더라도 이자 부담이 적지 않아 내 집 마련의 진입장벽은 여전히 높은 실정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는 지난 19일부터 신혼가구의 부부 합산 소득이 기준을 초과하더라도 부부 중 1인의 연소득이 7000만원 이하인 경우 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수 있도록 문을 열었다.
보금자리론은 주택가격 6억원 이하, 연소득 7000만원(부부 합산 8500만원) 이하인 경우 3억6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는 정책대출이다.
생애최초 유형은 서울·수도권 아파트 기준 LTV 70%가 그대로 적용되지만, 그 외 지역에서는 LTV 80%까지 늘어나며 대출한도는 4억2000만원까지 가능하다.
그동안 신혼부부의 경우 부부 합산 소득 기준이 엄격하게 적용돼 왔다.
연소득 7000만원 이하인 미혼은 보금자리론 대출이 가능하지만, 맞벌이 신혼부부는 합산 소득이 8500만원을 넘는 경우 대출이 거절됐다.
혼인신고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대출이 까다로워지는 ‘결혼 페널티’가 존재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소득 기준 완화에 나서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던 무주택 서민과 신혼부부들의 숨통이 다소 트일 거라는 기대감이 나왔다.
하지만 실수요자들 사이에선 올 들어 보금자리론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난 만큼 정책대출 문턱이 여전히 높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주금공은 지난 1월부터 2월, 4월 5월 7월까지 다섯 차례 보금자리론 금리를 인상했다. 누적 인상 폭은 1.25%포인트(p) 수준이다.
최근 3개월간 금리를 동결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현재 ‘아낌e-보금자리론’ 금리는 대출 만기에 따라 연 4.90(10년)~5.20%(50년) 정도다.
2022년 12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최대 1.00%p 우대금리를 적용받으면 연 3.90(10년)~4.20%(50년) 금리가 적용된다.
우대금리 혜택을 받지 못하면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하단과 비슷한 수준의 금리 부담을 안아야 한다.
앞으로 보금자리론 금리의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았단 점도 내 집 마련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보금자리론 금리를 결정하는 MBS(주택저당증권) 발행금리가 시장금리 상승에 맞춰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어서다.
지난 16일 주금공이 발행한 MBS 가중평균 발행금리는 연 4.698% 수준이다. 지난해 10월 28일 발행금리가 연 3.306%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1.392%p 올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주금공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MBS 발행액은 12조3386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10조6548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발행 물량은 늘었는데 조달 금리마저 높아진 셈이다.
보금자리론 차주들의 상환 여력도 악화하고 있다. 올해 8월 말 보금자리론을 30일 이상 연체한 차주는 4659명, 대출잔액은 5934억원으로 조사됐다.
지난 2022년 말 연체 차주는 2055명, 연체액은 1918억원이다. 불과 4년 만에 연체 차주는 2.3배, 연체액은 3.1배 수준으로 불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은행 주담대도 높은 수준인데 보금자리론 역시 5%대 금리를 보이면서 실수요자들이 느낄 만한 정책대출의 매력도가 많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조달비용 상승이 곧장 보금자리론 금리에 반영되진 않는다”면서도 “추가 인상이 이뤄지면 소득 요건을 맞추더라도 이자 부담이 한층 커져 무주택자들이 내 집 마련을 쉽게 결정하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