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은 유럽으로, 완두간장은 미국으로…샘표의 'K-소스' 승부수
입력 2026.10.29 07:31
수정 2026.10.29 07:31
유기농 고추장·연두로 유럽 판로 확대
미국선 완두간장…현지 맞춤 제품 강화
외형 확장 속 내수 비중 쏠림은 과제
ⓒ샘표
올해 창립 80주년을 맞은 샘표가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통 장류를 현지 식문화에 맞춘 소스와 제품으로 확장하며 해외 소비층을 넓히겠다는 포부로, 최근 해외 매출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샘표의 식품사업을 담당하는 샘표식품의 국내 매출은 2023년 3725억원에서 지난해 3890억원으로 4.4% 늘었다. 같은 기간 해외 매출은 544억원에서 661억원으로 21.4%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3년 12.7%에서 2024년 14.0%, 지난해 14.5%로 꾸준히 확대됐다. 특히 해외 장류 매출은 2023년 259억원에서 지난해 330억원으로 27.4% 증가했다.
샘표식품은 현재 미국과 유럽 등 80여개국에 간장·고추장 등 전통 장류를 비롯해 연두와 김치 키트 '김치앳홈' 등 다양한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샘표가 현지인들의 입맛과 식습관을 고려해 개발한 유기농 고추장. ⓒ샘표
유럽 시장에서는 '유기농 고추장'과 '연두'를 중심으로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다.
유기농 고추장은 스페인 알리시아 재단과의 공동 연구를 바탕으로 짠맛과 매운맛을 조절하고 발효 콩의 감칠맛을 살린 제품이다. 글루텐 프리와 비건 등 글로벌 식품 트렌드도 반영했다.
샘표식품은 현재 독일·네덜란드·스위스 등 주요 유통채널에 유기농 고추장을 입점한 데 이어 덴마크·핀란드·폴란드·벨기에 등으로 판매처를 확대했다.
연두는 독일 '레베'와 스위스 '미그로스' 등 현지 주요 유통채널에 입점했다.
샘표식품 관계자는 "올해는 이탈리아 등으로 유기농 고추장과 연두의 진출 범위를 넓혀 유럽 전역에서 K-소스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품 개발과 함께 현지 요리에 한국 장을 활용하는 방법을 제안하는 것도 현지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해외 사업 전략 중 하나다.
샘표식품은 지난 2010년 시작한 '글로벌 장 프로젝트'를 통해 알리시아 재단과 유럽 식재료·조리법에 한국 장을 접목한 150여개 레시피를 개발했다.
장류를 한식 양념에 한정하지 않고 현지 요리에도 활용할 수 있는 소스로 소개해 소비 접점을 넓히려는 취지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미국 주요 도시에서 활동하는 유명 셰프들이 충북 오송에 위치한 샘표 우리발효연구중심을 방문해 샘표의 장류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샘표
미국에서는 현지 요리에 활용하기 쉽도록 개발한 완두간장이 주요 판매 제품이다. 대두 대신 완두를 발효해 기존 간장 대비 현지 소비자의 식습관과 요리 방식에 맞췄다.
샘표 관계자는 "완두간장은 색과 향이 진하지 않아 K-푸드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현지 요리에도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지 소비자 반응도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앞서 샘표식품은 지난해 말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 코스트코 45개 점포에 완두간장을 입점시켰으며, 현재 아마존 등 주요 온라인 채널에도 판매 중이다.
수출용 제품 개발도 장류과 소스류에서 한식 간편식으로 확대하고 있다.
샘표식품은 올해 연구개발 실적에 K-BBQ 소스 3종과 유럽 수출용 떡볶이 소스 2종, 프리미엄 참기름 등을 포함했다. 또한 냉동 김밥과 김치전·감자전, 고추잡채만두, 냉동 삼계탕 등도 개발 품목에 올렸다.
다만 이들 품목은 개발 과제에 해당하는 만큼 실제 출시 및 수출 여부와는 구분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해외 매출은 올해 상반기에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샘표식품의 올 상반기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5.2% 증가한 359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17.6%로 전년 동기 대비 2.0%포인트 올랐다.
다만 해외 사업이 전체 실적을 견인하는 성장축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국내 매출이 여전히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해외 매출 증가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현지 유통망 확대와 제품 다변화를 통해 해외 사업의 비중을 얼마나 높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샘표식품 관계자는 "최근 유럽 권역 매출이 전년 대비 높은 성장을 보였으며, 향후에도 메인스트림 경로 확대, 글로벌 현지화 제품 개발을 통한 경쟁력 확보로 해외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80년간 쌓아온 발효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길을 열어가고자 한다"며 "우리 발효의 맛으로 세계인의 식탁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