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5명 중 1명인데 주택은 부족…'고령화'가 바꾼 서울 개발 공식
입력 2026.10.29 07:31
수정 2026.10.29 07:31
복합개발 비주거 용도에 노인복지주택 15% 인정
고령층 특화 시설 공급 속도…사업성·주민 갈등은 과제
오세훈 서울시장이 4월 27일 오전 서울 성북구 시니어주택 노블레스 타워를 찾아 조성호 서울시 주택정책관으로부터 서울형 시니어주택 공급 계획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뉴시스
서울시가 초고령사회에 대응해 도시개발사업의 공간 활용 기준을 바꾸고 있다. 복합개발사업에서 노인복지주택을 비주거 용도로 일부 인정하도록 규정을 손질하는 등 고령자 주거·복지 인프라 확보에 나섰다.
29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6일 '성장거점형 복합개발사업 운영기준'을 개정하고 노인복지주택에 한해 전체 연면적과 용적률의 각각 최대 15%까지 비주거 용도로 인정하도록 했다.
성장거점형 복합개발사업은 전체 연면적과 용적률의 각각 50%를 초과하는 면적을 비주거 용도로 계획해야 한다.
오피스텔·기숙사·노인복지주택 등 준주택은 비주거 용도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이번 제도 개정으로 노인복지주택을 조성할 수 있게 됐다.
특례 대상은 최근 3년 연속 자치구 표준지공시지가 평균이 서울시 평균의 60% 이하인 11개 자치구다.
구체적으로 ▲강북구 ▲강서구 ▲구로구 ▲금천구 ▲노원구 ▲도봉구 ▲동대문구 ▲서대문구 ▲성북구 ▲은평구 ▲중랑구 등이다.
해당 지역 현장 중 서울시 지원 자문단이 공급 유도와 지역 간 균형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다.
이번 개정은 서울 내 고령층 특화 주택 공급 확대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서울이 초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이들 세대를 위한 주택 확대 필요성이 제기된 영향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서울의 65세 이상 인구는 194만2000명으로 서울 전체의 20.9%다. UN에서는 고령인구 비중이 20% 이상일 때 초고령 사회로 판단하는 점을 고려하면 서울은 이미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 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책적으로 시니어주택을 확보하려고 하고 있다"며 "이번 제도 개선도 시니어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내 고령층 인구가 늘어나면서 성장거점형 복합개발사업 외 고령층 주택을 확보하려는 시도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노인복지주택 등을 포함한 서울형 시니어주택을 2035년까지 1만2000가구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개화산역 공영주차장과 서초소방학교 등 공공부지에 2031년까지 약 800가구를 공급하고 민간 개발을 유도하기 위한 도시계획 인센티브도 추진하고 있다.
기존 시설의 용도 전환도 추진 중이다.
서울시는 폐원 위기 어린이집의 실버·데이케어센터 전환을 지원하는 등 2040년까지 민간 실버·데이케어센터 140곳을 확충할 계획이다. 재개발·재건축 공공기여와 공공부지 등을 활용한 공공 실버케어센터도 85곳 조성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고령화는 이미 정해진 흐름인 만큼 특화 시설을 조성하려는 노력은 필요하다"며 "정부가 모든 시설을 직접 공급할 수는 없는 만큼 개발 과정에서 노인복지주택을 인정해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2025년 6월 4일 서울 한 아파트 단지에 데이케어센터 조성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데일리안 이수현 기자
관건은 고령층 특화 시설이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느냐다.
시설 중 하나인 노인복지주택의 경우 일반 공동주택과 달리 생활지원과 안전관리 등 부대서비스 운영이 수반돼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입주비용과 운영 주체의 신뢰도 등도 수요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에 노인복지주택 공급은 여전히 제한적인 수준이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노인복지시설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노인복지주택은 47곳, 1만1090가구 뿐이다.
노인복지시설 확충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민 갈등도 걸림돌로 꼽힌다. 재건축과 재개발 현장에 고령층 특화 시설을 조성하려는 지자체와 이를 거부하는 주민 사이 입장차가 큰 탓이다.
서울 서초구 신반포7차 재건축사업에서는 데이케어센터 설치를 두고 일부 조합원이 반발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역시 데이케어센터를 공공기여시설로 확보하는 문제를 놓고 서울시와 주민 간 갈등을 겪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노인복지시설 확충 필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서울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인구변화 대응 위한 서울시 사회복지시설 세대공존형 복합화 전략방안'에 따르면 2040년 서울의 노인복지시설 수요는 2023년 대비 56.6% 증가하는 반면 아동·청소년 복지시설 수요는 26.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서울연구원은 "서울도 향후 인구 변화를 반영해 여러 복지 대상자를 아우를 수 있도록 시설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복합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