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과세 시계 결국 멈추나…업계는 기대 속 ‘신중’
입력 2026.10.28 15:04
수정 2026.10.28 15:10
당정, 시행 여부 결론 또 못내고 추가 점검
해외 거래정보·취득가액 등 과세 인프라 주요 쟁점
업계 “유예 기대하지만 법 개정까지 지켜봐야”
가상자산 과세 추가 유예 전망에 업계는 기대를 보이면서도, 과세 기반 보완과 최종 법 개정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
내년 가상자산 과세 시행을 두 달여 앞두고 국회에서 추가 유예 전망이 나오면서 가상자산 업계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업계는 해외 거래소와의 과세 형평성과 투자자의 신고 부담 등을 고려하면 유예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정부·여당이 결론을 내리지 않은 만큼 실제 법 개정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반응도 나온다.
정부·여당은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정협의회를 열고 가상자산 과세 준비 상황과 제도 보완 과제를 논의했다.
이날 시행 여부를 결정하지는 않았으며, 당 차원의 추가 점검을 거쳐 최종 판단하기로 했다.
국회 관계자는 가상자산 과세가 추가 유예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도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과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엇갈려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소득이 있는 곳에 합당한 과세가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하면서도, 시장 특성과 거래 환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과세가 납세자의 불신과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을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제정되지 않은 상황과 과세 인프라 미비, 해외 거래소와의 형평성 문제 등도 검토 대상으로 제시했다.
거래소 업계는 당정의 재점검이 추가 유예로 이어질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강행 기조가 조금 수그러들고 여야 양쪽에서 유예 이야기가 나오는 만큼, 과세 인프라가 완비될 때까지 다시 유예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과세를 할 수 있는 환경도 갖추지 않은 채 과세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유예 필요성을 강조했다.
업계가 우려하는 것은 국내외 거래소 간 정보 확보 차이다.
국내 거래소를 통한 거래는 파악하면서 해외 거래소를 이용한 거래는 충분히 확인하지 못한다면 이용 경로에 따라 과세의 실효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해외 거래소로의 고객 이탈과 국내 거래 위축에 대한 우려로 이어진다.
국내외 과세 여건이 다른 상태에서 시행하면 국내 거래소 이용자에게 부담이 집중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민승 디지털엑스 리서치센터장은 “예정대로 강행될 경우 국내 거래소에서 해외 거래소 또는 개인지갑 등으로 상당량의 자산이 빠져나갈 수 있다”며 “투자자들이 손절하거나 현금화할 경우 글로벌 시세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당정에서도 해외 거래정보 확보 문제가 논의됐다.
미국의 암호화자산 보고체계(CARF) 참여 시점이 2029년이라는 점도 거론됐다.
CARF는 각국 과세당국이 가상자산 거래정보를 자동으로 교환해 해외 거래를 통한 탈세를 막기 위한 국제 기준이다.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보유 현황과 함께 거래 현황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과세 영향을 살펴보기 위한 시뮬레이션과 정보 협조 필요성을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에게는 취득가액 확인과 세금 신고 부담도 남아 있다.
과세 대상 소득을 계산하려면 가상자산을 얼마에 취득하고 양도했는지 확인해야 하는 만큼 신고에 필요한 거래 이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거래정보가 충분하지 않을 때 취득가액을 어떻게 확인하고 신고할지 등 실제 납세 과정에서 부딪힐 문제도 정리돼야 한다.
거래소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만으로 투자자의 신고 부담까지 모두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유예 가능성에 무게를 두더라도 최종 확정 전까지는 안심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안심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입법부에서 법안이 통과되는 것까지 지켜보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실제 과세 시기를 늦추려면 소득세법 개정이 필요하다.
향후 당정이 유예 추진에 뜻을 모으더라도 국회에서 개정안이 처리돼야 시행일이 변경된다.
추가 유예가 이뤄지더라도 시행일만 늦추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외 거래정보 확보와 함께 취득가액 확인, 신고 절차, 손실 처리 등 국내 과세 체계도 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공정한 과세를 위해 과세 인프라 완비는 물론 주식 및 부동산 투자와 큰 차이가 없도록 과세 체계를 검토해야 한다”며 “손익통산과 이월공제 등을 재검토하고 공제금액도 합리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