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드론이 살피고 로봇이 점검…철도연, 선로 작업 인명 사고 ‘0’ 도전
입력 2026.10.28 08:01
수정 2026.10.28 08:01
드론·4족 보행 로봇·관제 연계한 ‘DREAM’ 시연
레일 균열부터 선로 지장물까지…AI 철도 점검
스스로 선로 찾아 마모·균열·박리 자동 검지
야간·터널·우천 검증 거쳐 적용 확대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선로 작업용으로 개발 중인 4족 보행 로봇 모습. ⓒ한국철도기술연구원
27일 오후 한국철도기술연구원(철도연) 오송분원 내 실험용 선로 위에 드론이 떴다. 인공지능(AI)을 탑재한 드론은 선로를 따라 이동하며 선로 위와 주변 상태를 살폈다. 철도 교량과 터널, 옹벽 등 구조물도 빠르게 탐색했다. 선로를 살핀 드론은 해당 정보를 통합 운영 관제 플랫폼으로 즉시 전송했다.
해당 드론은 철도연이 야심 차게 준비 중인 ‘DREAM(Drone-Robot Ensemble for Autonomous Maintenance)’ 사업의 일부다. DREAM은 드론과 4족 보행 로봇, 통합 관제를 연계해 선로를 점검하고 유지관리하는 체계를 말한다.
먼저 드론으로 넓은 구간을 빠르게 훑어 선로 이상 여부를 찾은 후, 레일-험지 양용 4족 보행 로봇이 해당 지점으로 이동해 정밀하게 선로를 확인하고, 관제센터에서 결과를 기록하는 통합 선로 점검 시스템이다.
이날은 4족 보행 로봇도 공개했다. 로봇은 드론이 감지한 이상 지역에서 실제 선로의 문제점을 찾는 역할이다.
음성 명령에 따라 자기소개를 끝낸 로봇은 네발로 걷기 시작했다. 선로 주변이 자갈밭이라 균형 잡는 것마저 쉽지 않아 보였다. 실제 선로를 넘다가 다리가 걸려 넘어지기도 했다. 다만 즉시 일어나 균형을 잡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선로에 다가간 로봇은 선로 안쪽과 바깥쪽에 각각 두 발씩 걸치더니 이내 땅바닥을 다지기 시작했다. 몸의 평형을 맞추기 위해서다.
잠시 바닥을 다진 로봇은 선로 위에 바짝 엎드리더니 네 발을 모두 들어 올려 몸통에 바짝 붙였다. 그때부터는 다리가 아닌 몸체에 달린 바퀴(고속 이동 모듈)로 선로 위를 내달렸다. 작업 중 열차가 오면 관리자 명령에 따라 스스로 선로를 벗어나는 기능도 갖췄다.
로봇에 달린 카메라와 각종 장치는 선로 상태를 매우 정교하게 진단했다. 선로 분기기와 연결장치를 확인하고 미세한 균열이나 마모, 손상 여부도 살폈다. 철도연은 로봇 스스로 선로의 변형을 보정하고 연결장치를 교체하는 등 사실상 사람이 하는 기능까지 맡긴다는 계획이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선로 작업용으로 개발 중인 드론 모습. ⓒ한국철도기술연구원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선로 작업용으로 개발 중인 4족 보행 로봇이 다리를 접고 선로 위를 질주하는 모습.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로봇 스스로 문제 지점 이동해 수리·보수까지 목표
이번에 공개한 DREAM은 핵심은 드론과 로봇의 연계다. 드론이 넓은 구간을 빠르게 탐색해 이상 징후를 발견하면 영상과 위치 정보를 관제센터에 전달한다. 관제센터가 정밀 점검 임무를 부여하면 4족 보행 로봇이 해당 지점으로 자율 이동해 상태를 확인하고, 점검 결과를 관제 시스템에 기록한다.
철도 선로 점검과 유지보수는 그동안 작업자가 직접 선로에 진입해야 해 사고 위험이 컸다. 열차 운행을 통제할 수 있는 야간 차단시간이 제한적인 데다 투입 인력에도 한계가 있어 점검 효율을 높이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철도연은 올해 ‘철도 특화 로봇 기반 선로점검 핵심기술 개발’이란 이름으로 본 연구를 시작해 2028년까지 3년간 이어간다.
시연회 이후 분기기와 체결부 점검을 비롯해 선로변 식생 제거와 배수시설 관리까지 적용 분야를 확대할 계획이다. 철도연은 피지컬 AI 로봇 5종과 개방형 학습·실증 환경을 구축하는 신규 전략연구사업도 기획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철도안전 및 시설 유지관리 수요를 반영해 실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사공명 철도연 원장은 “이번 기술은 피지컬 AI 기술을 활용해 그동안 사람에게 의존하던 철도 현장 안전 점검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한 것”이라며 “이번 공개 시연회를 바탕으로 철도 시설·운영기관의 수요를 반영해 국민이 더욱 안전하고 편리하게 철도를 이용할 수 있는 연구성과 도출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현장 작업자 편의성 향상을 위한 음성 기반 로봇 제어 예시. ⓒ한국철도기술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