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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해킹에 1000억 보안 투자…“공동 대응 체계 없이 밑 빠진 독”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입력 2026.10.28 07:06
수정 2026.10.28 07:06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주요 은행, 내년 보안 예산 1000억 ‘쑥’

위험 탐지 및 대응 기능 ‘파편화’

사후처방식 대응, 한계 명확

“공공·민간 유기적 연결 중요…사각지대 없애야”

이환주(왼쪽부터) KB국민은행장과 정상혁 신한은행장·이호성 하나은행장·정진완 우리은행장·강태영 NH농협은행장은 19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 증인으로 참석해 보안 관련 예산 확대를 약속했다.ⓒ연합뉴스

금융권 전반에 AI 해킹으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이 잇따르자, 주요 은행들은 내년 보안 예산을 1000억원 이상으로 대폭 증액한단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개별 기업과 기관별로 위협 탐지나 정보 공유, 대응 기능이 제각각인 현재의 체계로는 대규모 자본 투입도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단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고도화되는 사이버 공격에 맞서기 위해선 각개전투식 대응을 넘어 공공과 민간을 아우르는 공동 방어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28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올 들어 9~10월 두 달 동안 금융권에서는 크고 작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금융당국이 파악한 피해 기관은 16곳으로 이름과 연락처, 주민등록번호 등 10만건의 정보 유출이 발생했다.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KB국민은행 해킹 피해자는 사고 발생 직후 119명으로 파악됐으나, 피해 규모 시스템 재검증을 거쳐 2091명이 추가됐다. 총 2210명으로 고객이 1631명, 임직원이 460명이다.


최근에는 보험사까지 정보 유출이 확인됐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25일 일부 시스템의 이상 증상을 확인하고 사이버 침해 사고를 인지해 긴급 대응 중”이라며 “침해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을 26일 새벽에 확인했다”고 공지했다.


AI 해킹에 따른 정보 유출 사고가 금융권 전반으로 퍼진 상태다.


사태 수습을 위해 주요 은행들은 대규모 예산 증액 카드를 꺼냈다.


국민은행은 내년 정보보호 예산을 1000억원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 올해 예산이 860억7500만원 규모인 점을 고려하면 140억원 정도 늘어나는 수준이다.


하나은행 역시 올해 636억3500만원이던 보안 예산을 1000억원 이상 증액하기로 했다.


NH농협은행은 예산을 약 20% 늘리고, 우리은행은 시스템 관련 투자를 20%가량 확대한단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AI 보안 전문 인력 확충에 이어 필요에 따라 예산을 추가 투입한단 계획이다.


그러나 막대한 예산 투입이 이뤄지더라도 개별 기업 단위의 방어에만 머무른다면 탄탄한 보안망을 구축하기는 어렵단 지적이 나온다.


현재 보안 인프라는 기업과 기관별로 대응 기능이 분산돼 있다.


특정 금융사나 플랫폼에서 신종 곡격 패턴이 발견되더라도 해당 위협 정보를 다른 민간 기업이나 공공기관 보안망으로 신속하게 전파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유사한 공격에 속수무책 당하는 사례가 반복된다는 목소리다.


전문가들은 개별 기업의 투자를 넘어 민간과 공공이 실시간으로 위협 정보를 교류하고 즉각 방어에 나설 수 있는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단순히 보안 예산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빠르게 발전하는 사이버 해킹 피해를 막기 어렵다는 견해다.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민간 자체적으로 예산을 투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취약점을 발굴했을 때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알릴 경우, 그에 대한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유기적으로 정보를 공유·대응하는 체계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기업 취약점이나 과거 해킹 흔적 등이 발견돼 관계 기관에 신고할 경우, 관리 부실에 대한 책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며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국가 차원의 방어 체계 구축을 병행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보안 전담 인력과 예산에 투자할 여력이 부족한 금융회사들이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게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AI 해킹은 기존 보안 시스템만으로 대응이 어려운 만큼 단순히 예산을 확대하는 것만으로는 피해를 막기 어렵다”며 “빠르게 발전하는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회사도 AI 기반 이상거래 탐지, 실시간 위협 분석, 자동 차단 시스템 등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보안 인력과 전문기술을 확충하고 고객 정보와 핵심 금융시스템을 분리해야 한다”며 “해킹이 발생하더라도 피해가 전체 시스템으로 확산하지 않도록 다중 방어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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