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동결 기대에도…비트코인은 왜 못 오르나
입력 2026.10.28 07:02
수정 2026.10.28 07:02
기업 매입 둔화한 자리 ETF가 대신했지만 수요 편중
지난주 IBIT 제외 현물 ETF서 2억6450만 달러 순유출
美 현물 매수 압력도 약세…반등 지속할 동력은 ‘글쎄’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미국의 금리 동결 기대에도 비트코인 반등을 낙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매입세가 둔화된 데다,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 들어오는 자금이 일부 상품에 집중되면서 전체 순유입만으로 시장 전반의 수요 회복을 판단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주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는 약 3억 달러가 순유입됐지만, 블랙록의 'IBIT'를 제외하면 오히려 순유출을 기록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결정이 투자심리를 일시적으로 개선하더라도, 상승세를 이어가려면 시장 전반을 뒷받침할 매수 기반이 먼저 확인돼야 하는 이유다.
28일 코인베이스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와 8월 이후 매수 주체는 선명하게 갈렸다.
올해 상반기 기업들은 약 145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입한 반면 미국 현물 ETF에서는 약 50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하지만 8월 이후에는 역할이 뒤바뀌었다.
ETF에 약 64억 달러가 순유입되는 동안 기업의 매입은 약 15억 달러에 그치며, 기업이 이끌던 매수세를 ETF가 넘겨 받은 모습이다.
문제는 기업과 ETF의 수요가 함께 늘어나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이다.
기업의 매수가 줄어든 자리를 ETF가 채우고 있어, ETF에서도 자금이 빠져나가면 하락세를 막아줄 매수세가 부족해질 수 있다.
게다가 ETF 내부 자금 흐름도 극심한 쏠림 현상을 보였다.
8월 1일 이후 IBIT에는 약 60억 달러가 순유입됐지만 나머지 미국 현물 ETF를 합친 순유입은 약 5억 달러에 불과했다.
최근 일주일의 흐름에서도 이러한 격차가 두드러진다.
ETF 자금 집계업체 파사이드 인베스터스의 일별 수치를 합산하면 지난 19~23일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는 3억120만 달러가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IBIT의 순유입은 5억6570만 달러였다.
IBIT를 제외한 상품에서는 합계 2억6450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전체 순유입 규모보다 IBIT 유입액이 더 컸던 셈이다.
지난 19일에는 IBIT에 6억6520만 달러가 들어오는 동안 피델리티 FBTC와 그레이스케일 GBTC에서는 각각 8360만 달러, 5490만 달러가 유출됐다.
매수가 여러 상품으로 확산된 날도 있었다.
21일에는 IBIT와 FBTC에 각각 2억3500만 달러, 2억1270만 달러가 들어오면서 전체 ETF가 5억2480만 달러의 순유입을 기록했다.
그러나 22일과 23일에는 각각 6억3560만 달러, 1억3790만 달러가 순유출되며 유입세가 이어지지 못했다.
물론 특정 상품으로의 자금 집중만으로 비트코인 수요가 약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운용사 선호나 상품 간 자금 이동이 반영됐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ETF 전체 순유입 지표를 시장 전반의 매수세 회복으로 해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미국 현물시장의 매수 압력을 보여주는 지표도 부진하다.
코인베이스는 7일 평균 코인베이스 프리미엄이 10월 들어 집계 시점까지 매일 마이너스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코인베이스 프리미엄은 코인베이스와 바이낸스의 비트코인 가격 차이를 나타낸다.
마이너스는 코인베이스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뜻으로, 미국 거래소의 매수 압력을 가늠하는 보조 지표다.
실제 순매수액을 뜻하지는 않지만 ETF 유입만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현물시장 분위기를 살펴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연준은 27~28일(현지시간) 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현행 3.75~4.00% 동결 전망이 우세하지만 12월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려 있다.
금리 동결은 추가 긴축에 대한 부담을 덜어줄 수 있지만, 금융불안이나 경기 우려로 연준이 인상을 쉬어가는 것이라면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함께 개선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동결의 배경과 실제 자금 유입을 구분해서 봐야 하는 이유다.
결국 비트코인 시장의 핵심 관건은 기업 매입의 회복 여부와 ETF 유입의 지속성 및 확산성이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연준의 결정이 반등의 계기가 되더라도 상승을 이어갈 힘은 실제 매수에서 나온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금리 동결 기대를 넘어 비트코인을 지속적으로 사줄 실질 수요의 증가 확인"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