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약 투여 후 뇌 변화…KAIST, 실시간 추적
입력 2026.10.27 09:51
수정 2026.10.27 09:52
미니돼지 뇌에 무선 신경칩 이식…약물 반응 측정
신경전달물질 감지·빛 자극 결합…치료 연구 활용
카이스트는 기계공학과 장경인 교수 연구팀이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한국뇌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공동으로 신경전달물질 감지와 빛 자극 기능을 결합한 이식형 신경칩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카이스트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투여한 뒤 뇌 속 신경전달물질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무선 신경칩이 개발됐다.
카이스트(KAIST)는 기계공학과 장경인 교수 연구팀이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한국뇌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공동으로 신경전달물질 감지와 빛 자극 기능을 결합한 이식형 신경칩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은 미니돼지의 전전두피질에 신경칩을 이식하고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인 도네페질을 투여했다. 이후 기억과 학습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 아세틸콜린의 변화를 무선으로 측정했다.
실험 결과 약물 투여 후 아세틸콜린 신호가 증가했다가 서서히 회복되는 과정이 관찰됐다. 뇌의 특정 부위에서 일어나는 화학적 변화를 몸 밖에서 연속적으로 확인한 것이다.
아세틸콜린은 신경세포 사이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물질이다. 도네페질은 아세틸콜린을 분해하는 효소의 작용을 억제해 신경전달물질이 더 오래 작용하도록 돕는다.
신경칩의 핵심은 신경전달물질의 변화를 전기 신호로 바꾸는 감지 기술이다. 연구팀은 미세한 구멍이 많은 키토산에 은과 백금 나노선을 결합해 감지층을 제작했다.
효소가 있는 전극과 없는 전극의 신호를 비교해 다른 물질의 간섭도 줄였다. 측정값은 소형 회로를 거쳐 블루투스로 외부 기기에 전달된다.
빛으로 신경세포를 자극하는 기능도 갖췄다. 별도로 진행한 생쥐 실험에서는 칩에 내장된 초소형 발광다이오드(LED)로 빛 자극을 가했을 때 아세틸콜린 신호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기술은 뇌 질환 치료제의 투여량과 간격에 따른 신경전달물질 변화를 분석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뇌 반응을 측정하고 그 결과에 따라 자극의 세기와 시점을 조절하는 ‘폐회로형 신경 인터페이스’ 연구에도 기반이 될 전망이다.
다만 동물의 뇌에서 약물 반응을 측정한 연구로 알츠하이머병 치료 효과나 기억력 개선을 입증한 것은 아니다. 사람에게 적용하려면 장기간 이식에 따른 안전성과 측정 성능 등을 추가로 검증해야 한다.
연구 결과는 셀 프레스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디바이스(Device)’에 지난 14일 게재됐다. 연구팀은 장 교수의 교원창업기업인 엔사이드를 통해 관련 기술의 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장 교수는 “이번 연구는 뇌 속 변화를 읽고, 그 반응에 맞춰 자극을 조절하는 기술로 나아갈 기반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치료제가 뇌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살피고, 뇌 상태에 맞는 자극 방법을 찾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