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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대리 체험 넘어…‘AI 시대’ 일 고르는 이세돌·영크크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6.10.27 09:26
수정 2026.10.27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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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가 된 이세돌, AI가 못하는 육체노동 뛰어들어

‘영크크는 출근 중’, 학벌 대신 실무 역량 좇는 새로운 성공 방정식 조명

땀 흘리는 스타들의 모습을 통해 노동의 가치를 보여주던 방송가의 이른바 ‘노동 콘텐츠’가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일터를 일일 체험하는 것을 넘어, AI(인공지능) 시대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대체 불가능한 일’을 찾고 성공의 기준을 재정의하는 방향으로 문제의식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 방영을 시작한 KBS2 ‘백수 이세돌’은 2016년 알파고를 상대로 전설적인 1승을 거둔 뒤 바둑계를 떠난 이세돌이 새로운 삶을 찾는 과정을 담는다. 첫 회에서는 야구장에서 일일 맥주 판매원으로 변신했으며, 이후 요구르트 배달과 고층 건물 창문 청소 등 다양한 일에 뛰어든다.


‘백수 이세돌’을 연출한 이명섭 PD와 이세돌은 이 과정을 단순 직업 체험기가 아닌, ‘AI가 대체할 수 없는’ 현장을 찾는 여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PD는 22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그것이 시대의 화두”라면서 “직업에 대한 조명보다는, 이세돌의 시선으로 바라본 직업의 모습이 담긴다”고 설명했다.


‘백수 이세돌’ⓒKBS 영상 캡처

이 과정에서 AI 시대, 진정한 노동의 가치는 무엇인지 묵직한 질문을 던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MC를 맡아 이세돌의 고군분투를 지켜본 정재형 또한 “어떻게 보면 지금은 AI가 앞서가고 우리가 뒤에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많은 분들이 공감할 법한 내용을, 이세돌이 대신해 체험해 준다. 굉장히 소년 같으신데, 그런 모습에 질문의 답이 있지는 않을까. 그런 생각도 했다. 즐겁게, 고민하며 찍고 있다”라고 재미 뒤 고민의 과정을 언급했다.


SBS에서는 ‘영크크’의 관점에서 노동과 성공의 의미를 고민한다. 최근 공개된 ‘다시 쓰는 성공 방정식, 영크크는 출근 중’은 입시 경쟁, 대학 진학, 그리고 취업까지. 오랫동안 정답처럼 여겨졌던 대한민국의 성공 공식에 찾아온 변화를 따라가는 프로그램이다. 일찌감치 기술과 실력을 키워 자신만의 성공 루트를 만들어가는 청년의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AI의 확산 및 반도체 호황으로 바뀌고 있는 취업의 판도를 들여다봤다. 이를 통해 급변하는 시대, 필요한 교육과 진로 선택의 의미를 고민하게 했다. 직업계고에서 실력을 키워 실리콘밸리 기업에 취업한 청년의 사연부터 셰프를 꿈꾸지만 이로 인해 1년째 부모와 갈등 중인 청춘 등 청년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아울렀다.


과거의 노동 예능은 주로 연예인들의 대리 체험을 통해 노동의 가치를 보여주는 것에 방점을 찍었었다. 노동 콘텐츠의 시초 격인 ‘체험 삶의 현장’은 연예인들이 치열한 노동의 현장에서 사람 사는 이야기와 노동의 신성한 가치를 전하는 프로그램으로 1990년대부터 2012년까지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았었다.


현재는 방송인 이준이 여러 직업을 체험하는 유튜브 예능 ‘워크맨’, 아이돌들의 아르바이트 체험기 ‘워크돌’ 등이 하루 ‘일해 보는’ 방식의 대리 체험으로 흥미를 유발 중이다.


땀의 가치를 담아낸다는 본질은 같지만, 최근에는 직업의 의미, 노동의 새로운 가치를 고민하는 과정이 더해졌다.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비추는 동시에, 누구나 안고 있는 미래 일자리에 대한 불안과 고민을 함께 포착하며 깊이감을 더하는 일명 노동 예능이, 대리 만족을 넘어 묵직한 공감을 선사하고 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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