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강경 담화 내던 北김여정, 군사회담 제안에는 '침묵' 왜?
입력 2026.10.26 19:00
수정 2026.10.26 19:00
우리 軍 군사회담 제안 후 사흘째 묵묵부답
'무대응'에 이미 답변 담겨 있다는 해석도
김정은 방중에 무게…금명간 담화 재개 관측
남북 긴장이 고조되며 북이 군사분계선(MDL) 일대 화력 강화를 예고한 가운데 26일 경기도 김포시 애기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개풍군 해안가 접경지역 자주포 포상에 북한군이 모여 있다. ⓒ연합뉴스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이후 이례적으로 연일 강경 담화를 발표하던 북한이 우리 정부의 남북 군사당국회담 제안에 며칠째 침묵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26일 보도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단둥 버스공장을 참관하고, 노동자들을 격려한 뒤 신압록강대교를 통해 중국을 떠났다. 방중에는 조용원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와 최선희 외무상, 리일환·김성남 비서, 김덕훈 제1부총리, 김여정 총무부장 등이 동행했다.
이날 통신에 '대남 담화'는 등장하지 않았다. 지난 22일 김 부장이 "전 국경선에서 우리의 새로운 대응수단들은 임무대기태세에 들어갈 것이며 대한국확성기들도 수일안으로 대기상태에 들어가게 된다"고 엄포를 놓은 이후부터 '대남 담화'는 관영매체에서 찾아볼 수 없다.
우리 정부의 군사회담 제안에도 북한은 여전히 응답하지 않은 상태로 파악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23일 정책실장 명의 담화를 발표하며 군사분계선(MDL) 기준선 설정을 위해 북측에 남북 군사당국회담을 공식 제안한 상태다.
최근 북한은 지뢰 폭발, 미사일 발사, 대북 인도 협력 등을 언급하며 우리 정부를 향해 비난 수위를 높여왔다. 통일부에 따르면 김 부장은 지난달 30일 지뢰 폭발 사고와 관련한 담화 이후 지금까지 총 10차례 대남 입장을 발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4일 중국의 6·25전쟁 참전 기념일을 앞두고 랴오닝성 단둥을 방문해 북중 간 혈맹관계를 재확인하고 친선 계승 의지를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여러 남북 현안에 북한은 김 부장 명의의 담화로 즉각적인 반응을 해왔는데, 군사회담 제안 이후로는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고 있다.
군 안팎에서는 이같은 북한의 '무대응'에 이미 답변이 담겨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우리 군의 군사회담 제안에 북한이 묵묵부답하며 사실상 거절 의사를 드러낸 것처럼,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으면서 같은 응답을 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적대적 두 국가론' 아래 우리 정부를 패싱하고 미국과의 대화를 원하는 북한 입장에서 남북군사회담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북한이 유엔군사령부의 권한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조건으로 제안한 유엔사가 낀 3자회담 역시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의 깜짝 방중이 대남 대응을 잠시 늦췄다는 해석도 있다. 김 부장이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에 동행한 만큼, '대남 담화'보다 방중 행사를 치르는 데 더 무게를 뒀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경고한 '군사적 대응'은 실체화하고 있다. 김포시 애기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황해도 개풍군 해안가 접경지역에 북한군 155㎜ 자주포로 추정되는 사진이 25일 언론에 포착됐다. 그동안 이곳에서 북한군의 전술도로와 철책 건설 작업 등이 포착됐지만, 자주포가 관측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전해졌다.
국가적 행사인 김 위원장의 방중 일정이 '당일치기'로 끝난 만큼, 북한은 금명간 접경지역 자주포 배치와 대남 확성기 가동을 다시 언급하며 다시금 우리 정부와의 관계 단절 내용이 담긴 '대남 강경 담화'를 재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