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이 판결 좌우?…노경필 법원행정처장 "사법부 폄하"
입력 2026.10.26 16:24
수정 2026.10.26 16:25
與 김용민 "대법원장 권력 집중"
野 박형수 "판결에 정치적 공격"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이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법무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대법원(법원행정처)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연합뉴스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이 대법원장에게 사법부 권력이 집중돼 있다는 더불어민주당의 주장에 "사법부에 대한 지나친 폄하"라고 맞섰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항소심 무죄 판결을 둘러싼 정치권 공세에도 합리적 비판은 수용할 수 있지만 과도한 비난은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노 처장은 26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김용민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법원장 한 분이 누구냐에 의해서 법원의 판단 내용이 달라진다거나 아니면 인사가 변한다든가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이미 세계적 수준에 이른 우리 사법부에 대해서 지나치게 폄하하는 것이 아닌가"라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유감을 표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5월 대법원이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것을 두고 사법권이 국민주권 위에 군림하려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법에 의한 내란"이라며 공세를 폈다.
김 의원은 대법원장이 대법관 제청과 판사 임명 등 인사권에 사법행정권과 심판권까지 갖고 있다고 추궁했다. 노 처장은 심판권에 대해 "N분의 1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인사권과 행정권을 가진 대법원장이 전원합의체 재판장도 맡는데 단순히 N분의 1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거듭 묻자 "그렇다"고 응수했다.
김 의원은 노 처장이 대법관 후보자들에게 전화한 시점을 전후해 선고된 주요 사건의 증형·감형 결과를 비교하며 재판 개입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이것이 재판 개입이 아니라고 국민들이 이해하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노 처장은 법관 인사가 외부 인사가 다수인 법관인사위원회와 대법관회의를 거쳐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법원장이 독단적으로 법관 인사를 할 수는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고 반박했다. 법원장 인사 역시 해당 법원 판사들의 추천을 받던 방식에서 전국 판사들의 추천을 받는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오 시장 무죄 판결을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과 연결하는 민주당을 비판했다. 박 의원은 판결에 대한 법리적 비판은 가능하지만 "정치적인 입장을 담아 이렇게 공격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노 처장은 "법원의 판결에 대해서 합리적 비판은 얼마든지 수용할 수 있지만 과도한 비난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여론조사비 송금에 오 시장의 지시나 묵인이 있었는지는 특검이 입증해야 한다며 피고인이 송금 경위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유죄를 주장하는 것은 형사재판의 기본에 어긋난다고 반박했다. 판결 선고 전 정치권에서 징역형을 요구한 데 대해서도 "사법부 독립은 가만히 있는다고 지켜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법원에 분명한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박 의원은 조 대법원장을 겨냥한 국정조사 추진에도 "사유를 찾기 위해 국정조사를 하겠다는 것은 국정조사의 목적과 취지에 어긋난다"고 문제 삼았다. 이어 탄핵 공세가 이 대통령 사건 파기환송에 대한 보복이자 향후 대법관 인사를 압박하려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노 처장은 "정치권에서 하는 말에 대해서 어떤 답변을 하기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오 시장의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사건 상고심 처리 방향을 놓고도 질의가 이어졌다.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이 대통령 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했던 대법원이 오 시장 사건도 같은 방식으로 처리할 것인지 물었다. 이어 두 사건 모두 선거 일정을 고려하지 말고 통상적인 사건과 같은 원칙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 처장은 "재판에는 행정처가 관여하지 않아서 말하기는 좀 어려울 것 같다"고 답변을 유보했다. 전원합의체 회부 가능성에 대해서도 "담당 재판부에서 정할 사안"이라고만 했다.
대법관 격려금 지급 논란에 대해서는 집행을 보류하고 지급 기준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노 처장은 "국회나 다른 국가기관에서 격려금이 어떤 형태로 지급되고 있는지 파악 중"이라며 다른 국가기관과 동일한 지침을 마련한 뒤 집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