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이 5·18 띄운 '닥터X'…방영 중단 청원에 "두려움 없다"
입력 2026.10.25 17:24
수정 2026.10.25 17:25
‘닥터X’ 포스터ⓒSBS
SBS의 의학 드라마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가 정치 진영 싸움의 한 복판으로 스스로 뛰어들었다. 드라마 내용 전개와 무관하게 뜬금없이 5·18 민주화운동 관련 내용을 비중 있게 다루면서 방영 중단을 요구하는 국회 청원까지 제기됐다.
드라마를 정치 쟁점화시켜 관심을 끌어모으려는 시도, 혹은 제작 책임자의 정치적 성향이 반영된 것이라는 주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SBS측은 25일 오후까지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다만 제작사의 책임 프로듀서(CP)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의미심장한 문구를 올렸다.
25일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따르면 전날 등록된 ‘SBS 닥터X 드라마 방영중단에 관한 청원’은 공개 전 찬성 요건인 100명을 충족해 공개 여부를 검토 중이다.
청원인은 닥터X에 5·18 관련 내용이 등장한 게 특정 정치적 입장을 드러내기 위한 끼워 맞추기라고 주장하며 드라마 제작 과정에 대한 검증과 방영 중단을 요구했다.
청원인은 “‘닥터X’ 6회에 극 중 내용과 전혀 관계없는 5·18 관련 내용이 나와 많은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면서 “5·18은 현재 여야의 시각차 등 일부 부분에서 정치적 논쟁이 이뤄지고 있고 좌우의 견해도 일정 부분 다른 엄연한 ‘정치적 사안’”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큰 틀에서는 아픈 역사라는 점은 누구도 이견이 없겠지만 세부적인 부분에서 정치적 논쟁이 있는 5·18을 뜬금없이 드라마에 활용하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청원인은 특히 “원작인 일본 드라마에서는 의사의 개인적인 능력을 중점으로 다뤘는데, 한국판에서 관련 내용이 등장한 것은 특정 정치적 입장을 드러내기 위한 끼워 맞추기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작진을 국회 증인으로 채택해 제작 과정을 검증하고, 방송 심의 관련 기관을 통한 검토도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24일 방송된 ‘닥터X’ 6화에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머리에 총상을 입은 오상범(하성광 분)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오상범과 함께 가해자를 상징하는 가상의 전직 대통령 ‘지두석’까지 등장하면서 5·18 관련 내용이 비중 있게 다뤄진다.
일본 원작에는 없는 설정인 데다, 앞선 1~5회의 빠른 전개와 달리 한 회의 대부분을 5·18 이야기에 할애한 것은 의도성이 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5일에는 작품 팬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 제작진의 설명을 요구하는 성명문이 게시됐다.
디시인사이드 ‘닥터X-하얀 마피아의 시대’ 마이너 갤러리에는 ‘SBS 닥터X 제작진은 6화 5·18 민주화운동 소재의 각색·연출 경위를 명확히 설명하라’는 제목의 성명문이 ‘닥터X-하얀 마피아의 시대 갤러리 일동’ 명의로 올라왔다.
갤러리에 모인 시청자 반응과 문제 제기를 취합해 작성했다는 이 성명문은 “5·18의 역사적 의미와 피해자·유족의 존엄을 존중한다”면서도 “문제는 이 역사적 소재를 의료드라마에 결합한 방식이 충분히 설득력 있었느냐는 것”이라고 짚었다.
1~5회 내내 환자 치료와 수술을 축으로 병원 권력에 맞서던 이야기가 6회에서 총탄과 헬기 사격, 지두석의 등장으로 무게중심을 크게 옮겼다는 지적이다. 건조하고 직설적이던 계수정이 감정적 갈등의 한복판에 서는 과정이 자연스러웠는지에 대한 의문과 총상과 가족의 상실, 헬기 사격 장면이 생존자와 유족에게 고통스러운 기억을 떠올리게 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내세웠다.
SBS와 제작진은 25일 오후까지 이번 논란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다만 닥터X 제작사인 스튜디오S의 이옥규 CP는 6회가 방송된 24일 자신의 SNS에 드라마 포스터와 함께 ‘no fear’(두려움 없다)라는 글을 올렸다. 별도의 설명은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