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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도발에도 대화 제의 반복…"초강력 굴종" "대화 구걸"

이바름 기자 (right@dailian.co.kr)
입력 2026.10.26 06:00
수정 2026.10.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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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연일 강경 담화에도 군사회담 제안…'대화' 실효성 도마

지뢰 도발 사과·책임 추궁은 제자리…"北 오판 키울 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뉴시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이재명 정부의 대화 기조가 북한의 잇따른 강경 행보 앞에서 시험대에 올랐다. 긴장 완화를 위한 유화적 조치에도 북한은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 명의의 연속 담화를 통해 남측을 비난하고, 대남 확성기 방송 재개와 군사적 대응 수단의 전개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대화의 문을 열어두겠다는 정부의 접근이 북한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북한의 도발에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정부의 공언과 실제 조치 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야당에서는 정부의 대북 정책을 두고 "초강력 굴종"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북한은 최근 군사적 움직임까지 거론하며 대남 공세 수위를 높였다. 김여정 부장은 지난 19일 담화에서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이뤄진 우리 군의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문제 삼으며 대남 확성기 방송 재개와 전술적 타격 수단의 추가 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른바 '국경선 요새화' 작업 과정에서 발생한 북한군의 군사분계선(MDL) 월선에 대응한 우리 군의 조치를 오히려 긴장 고조의 원인으로 돌린 것이다. 이틀 뒤인 21일에는 이달 중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겠다고 예고했고, 22일에는 군부 실세인 박정천 국방성 고문과 함께 전방부대를 찾는 등 연일 대남 압박을 이어갔다.


문제는 북한의 이런 태도에도 이재명 정부의 정책 기조가 사실상 기존 궤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방부는 지난 23일 정책실장 명의의 담화를 통해 남북 군사회담을 공식 제안했다. 지난해 9월 이후 두 번째다. 남북과 유엔군사령부가 군사분계선의 위치를 서로 다르게 인식하고 있어 우발적 충돌 위험이 커지고 있는 만큼, 회담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다. 정부의 대화 제의에도 북한은 현재까지 호응하지 않고 있다.


군 안팎에서는 북한이 우리 군의 정당한 대응을 비난하고 지뢰 매설 책임마저 부인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다시 대화를 제안한 것은 북한의 행동보다 우리 측의 긴장 완화 의지를 앞세운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낳는다. MDL 문제를 논의할 필요성과 별개로, 북한의 도발에 대한 책임 추궁과 군사적 억제는 어떤 방식으로 담보할 것인지가 빠져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북한은 대화의 조건을 낮추기는커녕 우리 측을 향한 비난과 군사적 압박을 지속하고 있다. 우리 정부의 반복되는 대화 제의가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유도하기보다 우리 측의 일방적인 대 의지만 부각하는 결과만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협상도 전에 이미 졌다'는 뒷말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 입장에서는 '딜레마'에 빠진 모양새다. 긴장 완화를 위한 선제적 조치가 상호주의에 기반한 호응으로 이어지지 않고 북한의 추가 압박에도 정책 기조를 유지한다면, 대화의 실효성과 정부의 대응 원칙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북한이 실제 군사적 대응에 나선다면 정부 입장에서는 외통수에 가깝다. 군 당국이 "상응 조치"와 "비례적 조치"를 언급한 상황에서 북한이 대남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경우 우리 역시 그에 준하는, 또는 그 이상의 조치로 대응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1년 넘게 유지해온 정부의 대북 유화 기조가 사실상 실패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비판이 거세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4일 국방부의 군사회담 제안에 대해 "북한은 지뢰 도발 사과조차 하지 않는데, 이 정권은 대화 구걸에 나선 것"이라며 "입으로만 '강력한 대응', 실제로는 '초강력 굴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 요구만 다 들어줄 회담이라면 차라리 안 하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탈북민 출신인 박충권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우리 영토의 경계를 도발 주체인 북한과 마주 앉아 맞추겠다는 발상 자체가 명백한 굴종"이라며 "거절당한 구걸을 되풀이하는 것은 북한의 치명적인 오판만 키울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바름 기자 (righ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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