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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首都’ 中 우란차부, AI산업 심장부로 거듭났다

김규환 기자 (sara0873@dailian.co.kr)
입력 2026.10.25 07:01
수정 2026.10.2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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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전력 발판 값싼 전기료 앞세워 AI 데이터센터 109개 사업 유치

화웨이·알리바바·바이트댄스·딥시크 집결…亞洲 최대 AI 연산기지 부상

北京 인접 지리적 이점에 천연 냉각효과…中 ‘東數西算’ 전략 거점 도시

美 반도체 수출통제 최대 걸림돌…막대한 투자와 실제 가동률 성패 좌우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6일 네이멍구 우란차부의 차하얼첨단기술개발구를 방문해 전국적인 컴퓨팅 인프라 구축과 효율적인 전력 활용을 강조하고 있다. ⓒ 신화/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6일 국가적인 컴퓨팅(연산) 인프라 구축사업이 진행 중인 북부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우란차부(烏蘭察布)를 현지 시찰했다. 그는 우란차부의 차하얼(察哈爾) 첨단기술개발구에서 동부의 데이터를 서부에서 처리하는 ‘동수서산’(東數西算·동부 데이터 서부 컴퓨팅) 허브 건설과 녹색 컴퓨팅 산업 발전 상황 등을 둘러봤다.


시 주석은 컴퓨팅센터 프로젝트 책임자들과 차하얼 개발구 직원들과 대화를 나눈 뒤 “‘동수서산’ 프로젝트와 전국 일체화 컴퓨팅 네트워크 구축은 당중앙의 중요한 계획”이라며 “디지털 경제와 실물 경제의 심층적 융합을 추진해 컴퓨팅 우위를 발전 우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소도시 우란차부가 인공지능(AI) 산업의 새로운 심장부로 떠올랐다. 한때 감자와 목축업으로 이름을 알렸던 작은 도시가 이젠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를 비롯해 e커머스(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阿里巴巴), 세계적인 동영상 플랫폼 업체 틱톡(TikTok)의 모회사 바이트댄스(ByteDance·字節跳動), AI스타트업 선두주자 딥시크(DeepSeek·深度求索), 짧은 동영상(숏폼) 플랫폼 업체 콰이서우(快手) 등 중국의 내로라하는 첨단 테크(기술)기업들이 앞다퉈 몰려드는 거대한 AI 연산기지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첨단 AI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옥죄고 있는 상황에서 우란차부는 풍부한 전력과 저렴한 토지 등을 무기로 ‘컴퓨팅 파워 클러스터’(집적지)로 불리며 중국 AI산업을 선도하는 핵심 도시로 자리매김했다고 관영 신화통신(新華通訊),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지난 18일 보도했다. AI모델의 성능을 좌우하는 반도체 확보에서는 미국에 뒤처져 있지만, 이를 가동하는 데 필요한 전력과 데이터센터 구축에서는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중국의 야심찬 계획을 상징하는 도시로 우란차부가 급부상한 것이다.


신화 등에 따르면 우란차부에 유치된 AI 연산센터 사업은 모두 109개에 달한다. 지난 8월 기준 연산능력 규모는 19만 페타플롭스(PFLOPS) 수준으로 집계됐다. 페타플롭스는 컴퓨터가 초당 1000조번의 연산을 수행하는 능력을 뜻하는 단위다. 다만 이 수치는 지역 당국이 발표한 연산능력 지표로 실제 데이터센터 가동률이나 상용화된 AI 서비스 규모를 그대로 나타내지는 않는다.


중국 네이멍구자치구 우란차부의 화웨이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전경. ⓒ 신화/연합뉴스ⓒ

우란차부가 AI산업의 핵심 도시로 자리매김한 요인은 여러 가지다. 우선 풍부한 전력이다. 전력은 컴퓨팅 파워 인프라 구축의 기틀이다. 우란차부는 인산(陰山)산맥 북쪽 기슭에 위치해 풍력 및 태양광 자원이 풍부하다. 우란차부 전체의 신에너지 계통 연계 설비 용량은 2000만 킬로와트(kW)를 넘어섰고 친환경 전력 비중은 67%에 달한다.


특히 네이멍구자치구의 전체 풍력 설비 용량은 지난해 말 기준 108.63기가와트(GW)로 중국 최대이자 영국 전체 풍력 설비의 4배에 가깝다. 석탄 위주의 화석연료 발전용량도 126.01GW에 이른다. 홍콩 에너지 컨설팅업체 란타우(藍濤)그룹 데이비드 피시먼 수석 컨설턴트는 “네이멍구가 세계 행정구역 가운데 전력 과잉이 가장 심한 곳일 것”이라며 “데이터센터가 남는 전기를 흡수해준다”고 설명했다.


풍부한 전력 덕분에 전력 요금 경쟁력이 강력한 무기다. 우란차부 컴퓨팅 파워 프로젝트의 수용가 전력요금은 ㎾당 0.32~0.36위안(약 139~159원)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선전(深圳) 등 중국 대도시의 산업용 전력요금이 0.7~0.8위안 안팎인 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막대한 전력을 지속적으로 소비하는 AI 데이터센터 운영업체로서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비용 차이라고 FT는 전했다.


다음은 서늘한 날씨다. SCMP에 따르면 우란차부는 연평균 기온이 섭씨 4.3℃로 강한 바람과 서늘한 기후를 AI 산업의 자산으로 활용하고 있다. 연중 10개월 가까이 외부의 찬 공기를 활용해 데이터센터 내부의 열을 식힐 수 있는 까닭에 냉각장치 가동에 따른 전력 소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네이멍구 우란차부의 동남부 차하얼우익전기(右翼前旗)에 위치한 풍력발전 단지. ⓒ 중국 관영 영문채널 중국글로벌TV네트워크(CGTN) 홈페이지 캡처

베이징과 가깝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우란차부는 베이징에서 240㎞가량 떨어져 있으며 고속철도로 1시간40분 안팎이면 도착한다. 관영 통신 중국신문사(中國新聞社)에 따르면 우란차부와 베이징을 직접 연결하는 대용량 광케이블망이 구축돼 데이터 전송 지연시간은 한 방향 기준 2.1밀리초(1밀리초=1000분의 1초)가량이다.


대형 모델 학습, 클라우드 스토리지, 자율주행 추론 등 전력 소비가 많은 대형 프로젝트들이 이곳에 안착하면서 컴퓨팅 파워 규모는 19만P까지 크게 치솟았다. 베이징의 AI 기업들이 우란차부의 연산자원을 비교적 빠르게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이점에 힘입어 중국 대표 정보기술(IT) 기업들의 투자도 잇따르고 있다.


화웨이와 알리바바뿐 아니라 데이터센터 운영업체 즈데이터(ZData·中聯數據)와 브이넷(VNET·世紀互聯) 등이 우란차부에 대규모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화웨이는 이미 현지에 데이터센터 3곳을 확보했으며 바이트댄스도 지난달 3일 우란차부 지닝(集寧)구에 5~6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용량을 추가 확보하기 위해 현지 업체들과 예비 협상을 벌이고 있다.


딥시크도 1GW급 대형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쉬즈쥔(徐直軍) 화웨이 순환회장은 “저렴한 전력과 베이징에 인접한 지리적 이점을 투자 결정의 주요 이유로 꼽았다. 그는 지난 8월 우란차부를 처음 방문했을 때 예상보다 훨씬 큰 데이터센터 규모에 놀랐다고 밝혔다.


우란차부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들어서기 때문만은 아니다. 값싼 전력의 생산과 AI 연산을 결합하는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실험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해 7월 가동에 들어간 중진(中金)데이터의 저탄소 연산기지는 이런 변화를 상징한다. 풍력과 태양광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를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연계해 데이터센터에 직접 공급하는 방식이다.


ⓒ 자료: 중국 우란차부시 정부/중국 국가민족사무위원회

이 기지는 풍력·태양광 설비 30만㎾와 에너지저장 설비 4만 5000㎾를 갖췄으며, 연간 자체 생산·소비하는 재생에너지 전력량이 8억 4800만㎾에 이르도록 설계됐다. 예상 전력사용효율(PUE)은 1.2 미만이다. PUE는 데이터센터 전체 전력 소비량을 실제 전산 장비의 전력 소비량으로 나눈 값이다. 1에 가까울수록 효율이 높다는 뜻이다. 우란차부는 AI 컴퓨팅의 결과물을 직접 상품화하는 단계로 도약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이른바 '토큰의 도시'(Token之都) 전략이다.


토큰은 AI가 이용자의 질문에 답하거나 문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텍스트 등의 기본 처리 단위다. 처리량은 AI 서비스 사용량과 비용을 산정하는 주요 기준으로 활용된다. 토큰이 많아질수록 이를 처리하기 위한 연산 수요도 커진다. 2024년 이후 중국의 일평균 토큰 호출량은 1000억개에서 500조개로 폭증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우란차부 당국은 2026~2028년 3개년 계획을 통해 토큰 생성과 처리, 계량, 평가, 거래 등을 아우르는 산업 생태계를 육성해 사업가치 사슬를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우란차부의 앞날에 장밋빛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대 걸림돌은 첨단 AI 반도체 확보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로 엔비디아의 최고성능 AI가속기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중국 기업들은 화웨이 등 자국 업체가 개발한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중국산 AI 반도체는 일부 첨단 제품에서 연산 성능과 전력 효율, 소프트웨어 생태계 측면의 격차를 해소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FT는 중국이 데이터센터를 빠르게 건설하더라도 이를 채울 첨단 반도체를 충분히 생산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아무리 많은 데이터센터를 건설해도 고성능 반도체가 부족하면 실제 AI 연산능력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 자료: 중국 바이두(百度) 등

우란차부가 물 부족 사태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증발 냉각방식을 사용하는 대형 데이터센터의 경우 여름철 하루 물 사용량이 수백만ℓ에 달할 수 있다. 연간 물 사용량이 인구 3만~4만 명 규모의 도시 한 곳이 사용하는 생활용수 총량과 맞먹는다. 그런데 우란차부는 강수량이 적은 지역으로 1인당 수자원이 중국 전국 평균의 4분의 1 수준이다.


■ 용어설명


‘동수서산’ 사업은 2022년 시작된 중국 국가 단위의 컴퓨팅 자원배치 프로젝트다. 경제와 산업이 발달한 동부 지역에 데이터센터가 집중되면서 토지와 수자원 부족 등 문제가 생기자 광활하지만 낙후한 서부 지역에 컴퓨팅 네트워크를 갖춰 데이터 상당 부분을 이전할 수 있도록 하자는 구상이다. 중국 정부는 이를 위해 네이멍구자치구·간쑤(甘肅)성·닝샤후이쭈(寧夏回族)자치구 등을 포함한 8개 국가 컴퓨팅 거점과 10개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지정했다.


ⓒ

글/김규환 국제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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